가족 나들이 · 데이트 … 렛츠런파크로!
박진감 넘치는 경마 경주 … 다채로운 볼거리 · 즐길거리 가득한 복합 레저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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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발굽 소리가 심장을 두드린다. 와∼ 관중석에서 함성의 물결이 치솟는다. 지축을 흔들며 트랙을 돌아가는 박진감에 아찔하다. 125만6천198㎡란 거대한 부지의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부산경남 경마공원’에서 2014년에 산뜻한 새 이름을 얻고부터 싱그럽게 변화했다. ‘경마’하면 ‘도박’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가족 중심의 시민놀이터로 이미 친근해졌다. 매주 금·토· 일요일에 펼치는 경마경기뿐 아니라, 말(馬)이란 특수한 아이템을 활용해 볼거리, 체험, 놀이공원, 가족 캠핑을 즐기는 복합문화 레저파크로 부산시민들을 위해 향기로운 봄을 잔뜩 끌어당기고 있었다.
경마장·말 테마파크 … 가족 함께 즐기는 나들이 제격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본관을 제외하고,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더비랜드’로 경마와 축제를 테마로 하는 놀이와 체험 시설로 구성돼 있다. 사계절 썰매장, 어린이 승마장, 어린이 축구장, 어린이 놀이터, 바닥분수, 바운싱 돔, 어린이 암벽등반, 호스토리랜드가 있다. 두 번째는 ‘에코랜드’로 장미원, 꽃마차, 사랑의 테크, 패밀리 바이크, 분수터널, 프로포즈 포토존, 커플 의자, 에코올레길, 생활체육존 등으로 꾸며져 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승마랜드’다. 이곳엔 국제 규격의 승마장과 승용마들이 살고 있는 승용마사와 실내 승마장으로 짜여 있다. 특히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람대의 위용은 대단하다. 호수 공원과 인라인스케이트 코스, 자전거 광장 등 다양한 휴식·문화 시설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봄바람 같은 활기로 넘실거린다.
예시장(경기 시작 30분 전 출전하는 말들이 유도기수와 함께 준비 운동을 하는 곳) 입구에는 한국경마 최다연승, 최고의 명마로 꼽히는 ‘미스터파크’의 동상이 반겨준다. 이곳에서는 관중들이 베팅할 말을 선택하고, 그 말의 상태를 직접 살펴볼 수 있다. 경마에서 ‘마칠인삼(馬七人三)’이란 경기의 승부는 말의 능력 70%, 기수·조교사의 능력이 30%로 결정된다는 뜻으로 인간과 동물의 호흡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 예시장에서 유도기수가 고삐를 잡고 선회할 때 애를 먹이는 마필은 우승마 후보에서 제외시킨다.
▲렛츠런파크 ‘경주마랜드 투어’에 참가하면 경마장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경마장 모든 것 알 수 있는 ‘경주마랜드 투어’
‘자, 떠납시다. 어서 타세요~’ 금단의 영역이었던 ‘마사지역’을 친환경 전기차로 여행하는 ‘경주마랜드 투어’는 인기가 상종가다. 관람대-말수영장-승용마하우스-말 동물병원-장제소-당대불패 마방-당산나무 전망대 순으로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한다. 광장의 종합안내소에서 이용권 구매. 요금은 1인 3천원이다.
상냥한 해설가이드 아가씨가 안내하는 전기차가 20명의 손님을 태우고 관람대 앞을 지나간다.
“내리세요~ 첫 번째 정류장은 말 수영장입니다. 경주마들은 수영으로 봄을 시작한답니다. 수영장의 한 바퀴는 72m, 깊이 3.3m, 물은 약 900t이 들어가는 도넛 형태의 대형 실내풀입니다. 말이 혼자 들어가서 하는 게 아니라 관리사분들이 고삐를 끌어 수영을 시키죠. 경주마들은 수영을 통해 뭉친 근육을 풀거나 질환을 치료하는 동시에 심폐기능, 지구력 강화 운동을 시킨다고 합니다. 수영장 한 바퀴 도는 힘이 1천400m를 전력질주하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합니다. 수영 전에 30분가량 준비운동을 하고, 수영 후에는 원적외선을 쐬며 온열 마사지도 받고 피부 손상을 막기 위해 바셀린이나 베이비오일도 듬뿍 바른답니다.”
▲애완용 미니 말 ‘둘리’는 ‘셔틀랜드 포니’ 품종으로 작고 온순한 성격을 가져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흥미로운 경주마 세계 재미있게 알 수 있어
전기차는 수영장을 떠나 마사지역으로 들어갔다. 이곳의 마사는 48채이고, 약 1천여 마리의 말이 살고 있다. 말들의 방 앞에 하얀색 사각표는 마적사항이다. 말들의 주민등록증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경주마들의 총 몸값은 약 500억이고, 가장 비싼 말은 2억6천만원이나 한다. 승리한 말은 사람들처럼 휴양지로 포상휴가를 떠나기도 하는데 주로 제주도로 간다고 한다. 경주마 마사동에는 트레드밀(러닝머신)을 하는 말을 볼 수 있는데 비만 경주마에겐 땀복을 입혀 뛰게 한다. ‘살과의 전쟁’은 말이나 사람이나 피해갈 수 없나보다.
마사에는 초미니 애완용 말인 ‘둘리’도 살고 있다. ‘둘리’는 망아지처럼 귀여운 외모지만 사람으로 치면 40대로 이미 성장이 멈춘 상태다. 품종은 ‘셔틀랜드 포니’로 영국 토종 조랑말 중 가장 작지만 온순한 성격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그 옆에는 잘 생긴 말 하나가 얼굴을 쑥 내밀고 반겨준다. ‘특상품’이라는 이름의 말로 경주 성적이 좋아 붙여진 이름이란다. 연예인처럼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 사람이 다가가면 고개를 쭉 내밀어 준다. 기념사진은 물론 직접 만져볼 수도 있다. 단, 말은 입 주위를 만지면 싫어하니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말이 놀라지 않게 플래시는 끄고 사진촬영을 해야 한다.
마사를 지나면 말 동물병원이 나온다. 말들의 작은 치료에서 수술까지 이뤄지는 곳이다. 골절을 확인하는 엑스레이 촬영도 하고, 피부질환이나 근육통이 있을 때 찜질하는 광열기구도 있었다. 동물병원 바로 앞 건물은 장제소다. 장제소는 말이 신는 신발이라고 할 수 있는 편자를 만드는 곳이다. 말에게 편자를 만들어 달아주는 사람을 ‘장제사’라고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60여명이 있다.
▲‘슬레이드 힐’은 ‘사계절 썰매장’이다. 계절과 관계없이 썰매를 즐길 수 있어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놀이시설이다. 말과 기수의 교감으로 완성되는 경마경주
전차는 ‘당대불패’의 마방 앞에 섰다. 특상품 경주마가 한 마리에 3억을 호가하는 데 비해 ‘당대불패’는 2천900만원의 싼 말이었다. 그러나 ‘당대불패’는 32전 19승으로 29억을 벌어다 주었고, 3억원을 사회복지를 위해 기부한 신화적인 말이다. 당대불패를 통해 말과 사람의 관계에 신뢰가 쌓이면 혈통과 신체적 악조건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영화 ‘챔프’의 주인공인 ‘루나’도 장애를 가진 말이었으나 조교사와의 따뜻한 교감으로 인간과 말이 함께 드라마틱한 감동을 선물했었다. 기록을 향해 바람처럼 달리는 말은 혼자가 아니라 기수와 조교사, 마필관리사의 뜨거운 사랑과 피나는 노력이 함께 달리는 셈인 것이다.
바람처럼 달리는 말, 그리고 말을 타고 달리는 기수의 모습은 감탄이 절로 난다. 초를 다투는 경마경주 기수가 되기란 쉽지 않다. 기수가 되려면 KRA교육원에 입학해서 2년간 교육과정을 거쳐야 하고, 신체조건은 키는 168㎝, 몸무게는 49kg을 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기수가 된 이후에도 항상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경주마랜드 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당산나무 전망대다. 마지막까지 해설가이드의 친절한 안내가 이어진다.
“강서 녹산 범방동 팽나무인데요. 나무둘레는 1.9m이고 높이가 13m랍니다. 보호수로 지정됐고, 수령이 약 200년으로 수호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답니다. 매년 정월 대보름에 마사회직원분들과 지역주민들이 당산제를 지내는데 지역의 안녕과 가정의 평안을 기원한답니다.”
▲포니승마장에서는 6~13세 어린이들이 승마체험을 할 수 있다.
생활체육·어린이 놀이시설·자연공원 즐길거리 풍성
가족과 함께 걷는 테마파크 길은 총 6,7㎞다. 에코랜드-호스토리랜드-호스아릴랜드-포니랜드-승마랜드-경주마랜드-더비랜드 순이다. ‘생활체육존’에서는 축구, 농구, 족구, 테니스를 즐길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곳은 두말하면 잔소리, ‘포니승마장’이다. 6~13세 이하 어린이들이 승마체험을 할 수 있다. 승마 요금은 2천원. 이어 ‘슬레이드 힐’은 ‘사계절 썰매장’으로 계절과 관계없이 썰매를 즐길 수 있어 아이들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놀이시설이다. 1회 이용권은 1천원, 무한반복 이용권은 3천원이다.
바운싱 돔에는 꼬마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고 있다. ‘깔깔깔’ 웃음소리가 더 높이 날아오른다. 본관 1층에는 ‘키즈카페’와 2층 ‘북카페’가 있어 날씨가 갑자기 나빠져도 걱정없다.
말테마파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호스토리랜드’다. 긴 터널을 따라가면 빛이 보이는데 빛은 이국적인 세상으로 데려다 준다. 수로왕과 허왕후, 몽골관의 게르, 트로이 유적, 그리스관에서 별자리 보기, 명예의 전당 이태리관, 동화축제 전시관에서 만나는 돈키호테의 로시난데, 꾀 많은 당나귀, 알리바바와 도적 등 이곳에서 세계의 말문화를 공부할 수 있다. 3월부터는 밤을 아름답게 밝히는 빛축제가 시작되니 더욱 볼거리가 풍성해진다.
그 다음은 물과 꽃향기가 넘치는 호스아일랜드다. 호수 한 바퀴의 둘레는 1㎞다.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가 유지돼 해마다 겨울철이면 우아한 자태의 고니와 천둥오리가 고요에 날개를 적신다. 나들이 생각이 절로 나는 봄. 가족과의 나들이, 연인과의 이색적인 데이트를 하고 싶다면 렛츠런파크를 자신있게 권한다. 힘차게 달리는 말을 보며 짜릿한 경마경주도 즐기고, 테마파크에서 말과 자연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가져보길.
•렛츠런파크 입장료 : 경마일(금·토·일) 2천원
비경마일(수·목) 무료 / 휴장(월·화)
•교통편 : 하단역(5번출구)와 대저역(1번출구)에서
셔틀버스 운행(금·토·일) 운행문의(901-7114)
•주소 : 부산광역시 강서구 가락대로 929
- 작성자
- 이영옥 시인
- 작성일자
- 2016-02-2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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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통권 제113호(2016년3월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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