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브로 찾아드는 가을앓이… 추억과 사색으로 치유하자
바다TV 부산 속 가을여행, 산복도로 & 책방골목
- 내용
-
역사와 문화가 있는 명소로 변모한 산복도로(사진은 초량이바구길 김민구전망대를 찬은 관광객들 모습)문화예술마을로 탈바꿈한 감천문화마을부산 중구 보수동 중고 책 매장이 모인 책방골목책방골목의 매력은 손 때 묻은 오래된 책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문득 가던 길을 멈추고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지는 않는가? 평소 즐겁고 유쾌한 대화를 즐기지만 어쩐지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지금 당신은 가을앓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추억을 회상하고 혼자만의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짧은 여행이면 거뜬히 나을 수 있으니까!
발길 닿는 곳마다 추억 … 산복도로
여기, 발길 닿는 곳마다 추억인 곳이 있다. 부산 산복도로. 6개구 43개 동의 산 중턱을 연결하는 도로와 그 곳곳에 펼쳐진 작은 마을들이 가을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광복 후에는 귀환동포들이, 또 6·25전쟁 때는 피난민들이 모여 살던 산동네마을이 역사적 기원이다. 쉽게 오르지 못할 그 높은 위치 때문에 지난 수십 년 간 개발의 혜택에서 소외된 도심 속 오지였던 게 사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변함없는 모습 덕분에 오늘날 추억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좁은 골목길에는 키 큰 해바라기가 노란 얼굴을 불쑥 내밀고, 가파른 계단 한 쪽에 선 누렁이가 '멍멍' 오가는 이들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이처럼 산복도로 마을은 어디든 오래고 정겨운 이야기가 넘친다.
뿐만 아니다. 부산시는 최근 도심재생사업을 통해 부산 산복도로를 역사와 문화가 있는 명소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이바구 골목길' 같은 정감 넘치는 이름을 골목 곳곳에 더했고 삭막했던 콘크리트 담벼락은 알록달록 담장갤러리로 변모 문화의 꽃을 활짝 피웠다.
또 이중섭, 유치환 등 그 옛날 산복도로에서 삶의 한 자락을 펼쳤던 문화예술인들의 기념명소를 만들어 오고가는 이들에게 이야기꺼리를 선물하고 있다.잠시 시간을 멈추고 싶다면 … 책방골목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오늘, 잠시 시간을 멈춰보는 건 어떨까! 더 없이 제격인 곳이 있다.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중고 책 매장이 모인 이곳의 명성은 이미 전국적이다.
6·25전쟁 당시 부산으로 피난 온 이들 가운데 특히 지식인들이 하루 끼니를 잇기 위해 좌판을 깔고 책을 팔기 시작했던 것이 유래다. 한 때 호황을 누리던 시절이 있었지만 인터넷서점이 인기를 끌면서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멈춘 듯 독특한 거리풍경이 방송과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새로운 중흥기를 맞고 있다.
실제 이곳에서는 중고서적을 40~70% 싸게 살 수 있고 새 책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물론 다 본 책을 내다 팔수도 있다. 그러나 책방골목의 가장 큰 매력은 쉽게 만나 볼 수 없는 손 떼 묻은 오래된 책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고서적만 취급하는 서점에서는 1600년대 조선시대에 간행된 책을 5만~10만원에 사는 행운을 잡을 수 있다. 또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부치지 못하고 책갈피 속에 고이 간직해둔 누군가의 첫사랑 연애편지를 훔쳐보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공부에 지친 학생들의 귀여운 푸념부터 형설지공의 다짐까지 책장 곳곳에서 발견하는 낙서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울컥 찾아온 가을이 아쉽다면, 지금 바로 떠나자. 산복도로 곳곳에서 추억으로 가는 문을 활짝 열수도 있고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잊었던 나를 찾는 성장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산복도로와 책방골목은 옛 추억과 낭만이 가득한 매력적인 곳이다. 이 가을, 부산의 옛 정취 느낄 수 있는 문화 나들이를 만끽해 보자.
※이 글의 영상은 부산시 인터넷방송 바다TV(www.badatv.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작성자
- 박영희/부산시인터넷방송 바다TV PD
- 작성일자
- 2014-09-2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1647호
- 첨부파일
-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