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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605호 문화관광

부산 하늘과 바다를 색다르게 만나는 세 가지 '재미'

부산여행 이건 꼭 타봐야 해 (1)해변열차·스카이캡슐·해상케이블카

내용

도시여행은 '탈것'에서 시작된다.

도시여행의 진정한 묘미는 목적지로 향하는 이동 수단과 과정 그 자체에 있다. 어떤 '탈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보는 도시의 얼굴은 달라진다.

그러므로 도시여행에서 다양한 '탈것'의 경험은 도시의 역사와 성격, 그리고 시민들의 삶을 이해하는 가장 밀접한 통로가 된다. 오늘 당신이 선택한 '탈것'이 훗날 부산여행을 떠올릴 때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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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대 미포에서 청사포를 거쳐 송정까지 왕복 운행하는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해변열차.


"Всё хорошо было." (브쇼 하라쇼 빌라)


어머니와 함께 부산 여행 중이라는 러시아 관광객은 해운대 해변열차 탄 소감을 묻자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통역 앱에 한국어 번역이 동시에 떴다. "모든 것이 좋았어요."

옛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위를 달리는 해운대 해변열차와 해안 절벽을 따라 공중을 달리는 스카이캡슐, 그리고 해발 86m 상공에서 남해를 가로지르는 송도 해상 케이블카. 이 세 가지 '탈것'은 하루 안에 부산을 가장 풍성하게 즐기는 '부산 여행 필수 코스'다.


특히 해운대 블루라인파크에 있는 해변열차와 스카이캡슐은 부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 뷰를 만끽할 수 있는 매력 덩어리다.


수평선과 눈높이 맞추는 해운대 해변열차


해변열차는 해운대 미포에서 청사포를 거쳐 송정까지 왕복 운행한다. 전기 배터리 충전식 무공해 친환경 열차다. 미포정거장을 출발해 달맞이터널, 해월전망대, 청사포, 다릿돌전망대, 구덕포, 송정역까지 총 7개 정거장에 선다.

지정석 없이 바다를 향해 벤치처럼 길게 놓인 좌석에 선착순으로 앉는다. 혹시 자리에 앉지 못할까 조바심으로 서두를 필요는 없다. 생각보다 자리가 많아 평일엔 대부분 앉아서 창밖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넓은 통유리창 너머로 펼쳐지는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에 눈높이를 맞추는 경험이 너무 황홀하고 감성적이다. 미포에서 송정역까지는 4.8㎞, 편도 25분가량의 탑승시간에 '우와∼' 하면서 사진 찍다 보면 너무 아쉬울 정도로 시간 순삭이라 서서 가는 것도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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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월전망대에서 전망을 감상하는 관광객들.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구간'은 어딜까? 청사포에서 서서히 미포에 가까워질 때쯤의 해운대해수욕장 방향이다. 아침 햇살 머금은 해맑은 바다도 좋고, 찰랑찰랑 윤슬 빛나는 탁 트인 바다도 좋고, 핑크빛 곱게 물든 노을바다, 야경은 더 황홀하다. 저절로 탄성이 터진다. 그래서 노을이 지는 시간대는 인기가 대단하다. 주말엔 더 어마어마하다. 꼭 예약하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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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변열차 옆 보행데크를 걷고 있는 시민들.


해운대 해변열차는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초록색, 네 가지가 있다. 탑승 장소와 시간에 따라 어느 색을 타게 될지는 모른다. 그래서 좋아하는 색깔의 열차를 탈 지 행운을 점쳐 보는 것도 열차를 이용하는 묘미다.

해변열차는 정차하는 모든 곳에서 자유롭게 하차와 탑승이 가능하다. 내가 내리고 싶은 역에서 언제든 타고 내릴 수 있다. 각 정거장에 도착할 때마다 안내방송을 하는데, 단순한 정거장 안내가 아니라 주변 여행지에 대해 전문 가이드의 스토리텔링을 듣는 기분이랄까? 가령 다릿돌전망대가 가까워지면 "바닥이 투명유리로 되어 있는 다릿돌전망대는 마치 바다 위 하늘을 걷는 듯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다릿돌전망대는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며…"

가슴 속 깊은 곳에 아직 낭만이 숨 쉬고 있다면, 이런 안내방송을 듣고 그냥 무대책으로 내리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해운대 해변열차는 그런 열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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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사포 전망대에서 바다 풍경을 감상하는 관광객들. 


다릿돌전망대에 올라 발밑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허연 이빨을 드러내며 용솟음치는 파도를 보면서 서늘한 짜릿함을 온몸으로 즐긴 다음은 어떻게 할까?

만약 미포에서 1회 탑승권을 끊었다면 국가등록문화유산인 송정역까지 끝까지 타고 갈 수도 있고, 중간에 내려 주변을 돌아다니며 풍성한 경험을 할 수 있지만, 어느 역이든 한 번 내리면 끝이다. 하차 후 재탑승 불가다. 대신에 기찻길 옆으로 같이 뻗은 해안 산책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시원한 바닷바람에 곳곳의 절경을 감상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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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사포 건널목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2회 탑승권은 원하는 2개의 정거장에서 1회씩, 총 2번 탑승이 가능하다.

모든 역 탑승권은 하루 최대 7번, 모든 정거장에서 1회씩 탈 수 있다. 내렸던 정거장에서 다시 열차에 탈 때까지 시간제한 없이 자유롭다. 왕복을 원할 경우 2회 탑승권이나 모든 역 탑승권을 구매하면 된다.

정거장에서 내려서 산책길을 걸을 때는 조심할 일이 하나 있다. 철길 건널목마다 안전요원이 있고, 경광등을 설치해 놓아 언제, 어떤 돌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실시간 비상연락 체계를 갖춰 놓았지만 달리는 열차 옆을 걷기 때문에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허공을 천천히 걷는 느낌, 스카이캡슐

같은 그림이라도 보는 위치와 거리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같은 풍경이라도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서 느껴지는 감동이 달라진다.

해변열차가 달리는 열차 창문을 통해서 언덕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느낌이라면 스카이캡슐은 바닷가 절벽 위를 날면서 '공중에서 해안선을 마주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1층 지상 레일에는 해변열차가 달리고, 해변열차 위로 7∼10m 공중 레일에는 스카이캡슐이 달린다. 스카이캡슐의 매력은 미포에서 청사포까지 약 2㎞ 구간을 시속 4㎞로 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데 있다. 인간이 가장 편안하게 걷는 속도가 시속 4㎞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고 노래한 어느 시인의 시처럼 스카이캡슐은 마치 허공을 걷듯이 천천히 움직이며 해운대 바다가 얼마나 예쁜지를 자세히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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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변열차 위 공중 레일을 달리는 스카이캡슐.


알록달록 앙증맞게 줄지어 가는 캡슐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면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절벽 위를 새처럼 날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캡슐 1대에 2명에서 최대 4명까지 탑승 가능. 작고 귀여운 기차 같아서 연인이나 친구, 가족끼리 타기 안성맞춤이다. 청사포 정거장까지 약 30분 걸리는 시간 동안 창밖만 쳐다보며 경치에 감탄하고 사진 찍느라 말을 잃는다.

중요한 주의사항이 하나 있다. 주말이나 연휴 기간엔 스카이캡슐 티켓 구하기가 대단히 힘들다. 워낙 인기가 많아서 사전예약은 필수!

평일에도 표가 매진되는 경우가 많다. 예매와 이용 안내는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누리집(www.bluelinepark.com)에서.


야경 끝판왕! 송도 해상케이블카

부산의 동쪽 라인을 즐겼다면, 이번엔 부산 서쪽으로 이동할 차례다. 택시를 이용하면 해운대에서 바로 갈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도시철도 자갈치역에서 내려 버스로 환승해야 한다. 약 한 시간 정도 걸린다. 해운대 블루라인파크와는 또 다른 스케일의 감동을 선사하니 이동시간이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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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구름산책로에서 본 송도해상케이블카.


송도 해상케이블카는 송도해수욕장 바다 위 동쪽과 서쪽을 가로지른다. 송도해수욕장은 1913년 개장한 대한민국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이다. 비록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해수욕장이긴 하나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전국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았다. 제주도보다 더 인기가 좋았다. 그때도 해상케이블카가 있었다. 1964년에 만들어져 1988년에 운행이 중단됐다. 부산을 대표하는 명물이었다. 하지만 송도해수욕장이 쇠락하자 같이 문을 닫았다.

기적이 일어났다. 송도해수욕장의 옛 명성을 되살리기 위한 복원사업을 통해 바다 수질이 깨끗해지자 2017년 6월에 송도 케이블카가 '부산에어크루즈'라는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최고 86m 높이에서 송도해수욕장 동쪽 송림공원에서 서쪽 암남공원까지 1.62㎞ 바다 위를 가로질러 운행한다. 지금의 거북섬에서 비치힐모텔까지 약 420m 구간을 운행했던 옛 송도 케이블카와 비교하면 운행 거리는 4배 가까이 늘어나고 스릴과 감동은 무한정 커졌다. 반세기를 넘는 역사 위에 다시 세워진 송도 해상케이블카에는 단순한 관광 어트랙션 이상의 도시적 감성과 이곳저곳에 숨겨진 이야기들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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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카를 타고 있는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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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해상케이블카 크리스탈캐빈 바닥. 사진·부산관광아카이브
 

바다 위를 비행하면서 발 아래로 펼쳐지는 푸른 바다와 광활한 하늘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송도 해상케이블카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바닥이 막혀 있는 일반 에어 캐빈, 다른 하나는 크리스탈 캐빈 두 종류다. 크리스탈 캐빈은 바닥이 뻥 뚫린 듯 투명해서 발밑에 펼쳐지는 바다 수면을 그대로 내려다볼 수 있다. 마치 하늘을 나는 것 같은 아찔하고 멋진 기분을 느끼기에 그저 그만이다. 처음엔 살짝 무섭기까지 하다. 그렇지만 바닥이 투명해 사진 찍기엔 최고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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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해상케이블카 야경. 사진·원성만


특히 노을 시간대에 맞춰서 타면 하늘과 바다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왜 송도 해상케이블카를 '야경 끝판왕!'이라고 하는지 알게 된다. 해 질 무렵 투명한 바닥 아래로 주홍빛으로 물든 바다와 파도치는 기암절벽이 펼쳐지는 광경은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오후 늦게 송도를 방문하는 일정을 잡는다면 이 골든아워를 노리는 것이 최선이다.

거기다가 해상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환상적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될 만큼 손꼽히는 야경을 자랑한다. 

짐을 싣고 내리기 위해 영도 앞바다 묘박지에 정박해 있는 수십 척 화물선에 불이 켜지고, 불야성을 이룬 시내의 화려한 불빛과 암남공원 해안가 조개구이 포장마차촌의 정겨운 불빛, 용궁구름다리, 송도 해안둘레길 경관조명이 합(合)을 이룬 야경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밤바다 풍경을 연출한다.

막대사탕을 물고 케이블카에서 내린 커플에게 소감을 물었다. "View is very good!"

대만에서 온 예쁜 신혼부부였다. 막대사탕을 물고 있다면 100% 송도 해상케이블카 탑승객이다.


세 가지 '탈것' 하루 코스로 완성하기

하루 동안 이 세 명소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기억해둘 것이 있다. 첫째, 순서가 중요하다. 오전에 스카이캡슐과 해변열차를 즐기고 오후 늦게 송도 케이블카로 마무리하는 동선이 가장 효율적이다. 해운대 쪽은 아침 일찍 방문할수록 대기가 적고, 송도는 일몰 시간에 맞춰 방문해야 케이블카 위에서 가장 극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

둘째, 예약은 필수다. 관련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하면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할인 쿠폰 득템 이벤트가 수시로 있다. 스카이캡슐은 꼭 예약부터 해둬라. 같이 간 일행에게 칭찬받는다.

부산은 '탈것의 즐거움'이 가득한 도시다. 공중과 땅에서, 해운대의 스카이캡슐과 해변열차, 송도 해상케이블카. 처음 부산을 찾는 사람이든, 열 번째 방문하는 사람이든, 이 세 가지 '탈것'을 연달아 경험하고 나면 같은 말을 하게 된다.


"그래! 이기 부산이지."

 글·원성만

작성자
조현경
작성일자
2026-05-1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605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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