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푸는 세상 / 惠 風 和 暢(혜풍화창)
화창한 봄바람…101년만의 폭설도 봄기운에 ‘스르르’
- 내용
- 지난 주말 부산에는 101년만에 최고의 눈이 내렸다. 폭설로 교통마비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눈으로 뒤덮인 풍광을 만끽하고 그간 소원했던 이웃들과 함께 눈을 치우는 공동체의 재미도 느꼈다. 하지만 아무리 눈이라지만 계절은 속이지 못하는 법, 그 속에는 완연한 봄기운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惠(은혜 혜)는 원래 윗부분이 실패를 그려 베를 짜는 마음(心·심)을 그렸으니,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옷감을 짜는 것은 ‘은혜로운’ 마음이 아닐 수 없다. 風(바람 풍)은 원래 鳳(봉새 봉)과 같은 글자로, 의미부인 鳥(새 조)에 소리부인 凡(돛 범)이 더해진 구조였는데, 鳥가 ???(蟲·벌레 충)으로 바뀌어 하나는 ‘봉새’를 다른 하나는 그 새가 일으킨다는 ‘바람’을 뜻하게 되었다. 和(화할 화)는 원래 ???(풍류 조화될 화)로써, 管(관)을 여럿 연결하여 만든 피리(??·약)와 소리부인 禾(벼 화)로 이루어졌는데, 각각의 管들이 조화롭게 내는 ‘和音(화음)’을 뜻했고 다시 調和(조화)와 溫和(온화)의 뜻이 나왔다. 이후 ??을 줄여 피리의 입(口·구) 하나만 남겨 지금의 和가 되었다. 暢(평 창)은 번개를 뜻하는 申(아홉째 지지 신·電의 원래 글자)과 제단 위의 태양을 그린 ???(볕 양)이 더해져, 햇빛(??)이 무한히 뻗어 나감(申)을 그렸다. 惠風은 만물을 자라나게 하는 따뜻한 봄바람을, 和暢은 얼어붙었던 대지를 녹이며 내 뿜는 온화한 햇빛을 뜻한다. 이는 봄기운을 뜻하는 최고의 표현으로, 353년 서예의 성인(書聖·서성)이라 불리는 왕희지의 ‘난정집·서’에 나오는 말이다. <하영삼 경성대 중문과 교수>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5-03-0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1154호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