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나라 미얀마, 경제 개방·개혁 ‘열풍’
부산이야기 조민제의 부산 자매도시 현장취재-응답하라, 미얀마 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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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11∼22일, 미얀마 전역에서는 1969년 이후 44년 만에 동남아시아경기대회(South East Asian Games)가 열렸다. 동남아시아경기대회는 2011년 테인 세인 대통령 취임 이후 전 세계를 상대로 추진 중인 미얀마의 개방·개혁 정책의 상징.
실제로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대회 개막식에는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11개 참가국 선수단, 외교사절, 관중 등 수 만여명이 새로 지은 3만석 규모 경기장에서 퍼레이드와 불꽃놀이, 축하공연, 군무 등을 감상하며 달라진 미얀마의 민주화를 즐겼다. 대회가 함께 열린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과 관광도시 만달레이도 수도 네피도 못지않게 대회 분위기로 뜨거웠다.
군부독재 시절 미얀마는 모든 산업시설이 국유화되고 민간의 대외무역은 금지 당했다. 군부독재를 몰아낸 미얀마는 민주화와 함께 경제 개방·개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사진은 미얀마 양곤을 대표하는 명소 쉐다곤파고다 사원).
양곤 시내 전경.동남아시아 최대행사 메인스폰서 '삼성'
지난해 12월 초 4박6일 일정으로 부산의 자매도시이자 황금으로 장식된 쉐다곤파고다가 있는 미얀마 양곤을 찾았다. 양곤국제공항을 빠져나와 40여분 차를 달리자 양곤 최대 번화가인 양곤시청 앞 다운타운거리에 닿았다. 2년여 전만해도 공항에서 시내까지 20분이면 넉넉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차량으로 교통정체를 보였다. 양곤 시내 곳곳에 내걸린 동남아시아경기대회 배너기가 눈에 들어왔다. 배너기에서 낯익은 푸른색 로고 하나를 찾을 수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기업 'SAMSUNG(삼성)'이었다. 대회 공식후원기업 가운데 삼성이 메인스폰서로 참여하고 있었다.
군부독재 시절 인권탄압과 폐쇄정책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미얀마가 2011년 새 정부 수립 이후, 경제 개방·개혁정책을 펼친 지 3년 만에 동남아시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미얀마의 달라진 위상은 글로벌기업 CEO들의 잇따른 방문에서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에릭 슈미트 구글회장은 지난해 3월 미얀마를 찾았다. 개방화의 물결을 타고 미얀마의 IT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예고하면서 IT업계의 세계적 거물이 시장선점을 위해 미얀마를 찾은 것이다. 미국은 구글을 비롯해 인텔, HP,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애플 등 IT기업들이 앞다퉈 미얀마 투자를 늘리고 있다.
양곤 거리에 펄럭이고 있는 삼성 깃발.글로벌기업 진출 봇물 … 한국 60개 기업
미국뿐만 아니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은 미얀마를 세계시장 확대의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 역시 2012년 말 현재 종합상사를 비롯해 91개 기업이 미얀마에 진출했다. 2010년 50개 기업에 비해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한국기업도 속속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 삼성을 비롯해 LG, 대우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리아도 맥도날드나 버거킹을 제치고 양곤 최대 쇼핑몰 정션스퀘어에 매장을 열었다. 치킨체인 비비큐도 세 군데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기업은 양곤을 비롯해 인근의 보고지역 등에 봉제·건설·신발기업 중심으로 60개 사가 진출해 있다.
산업 인프라가 부족하고 높은 땅값에도 미얀마가 동남아시아의 새로운 경제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은 석유·가스 등 에너지자원은 물론 금·구리·루비 등 광물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특히 값싼 노동력은 미얀마의 또 다른 매력이자 강점이다. 부산은 이미 미얀마 경제 개방·개혁의 상징, 양곤과 활발한 교류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월14일 허남식 부산시장은 미얀마 양곤을 방문, 흘라 뮌(Hla Myint) 양곤시장과 자매도시 협정을 체결했다. 두 도시 시장은 경제·문화·관광·체육·교육·민간교류 등 다방면에 걸쳐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의 자매도시 협약서에 서명하고, 공동번영을 위해 서로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양곤 최대 쇼핑몰 정션스퀘어에 들어선 롯데리아 매장.풍부한 천연자원·값싼 노동력 장점
미얀마가 국가 차원에서 항만개발 등 대규모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것도 부산에는 큰 기회다.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은 지난 2012년 10월 부산신항을 찾았다. 테인 세인 대통령 등 일행 40여명은 부산신항을 찾아 부두 운영과 주요시설, 항만배후단지 등을 자세히 둘러봤다. 미얀마 대통령의 부산신항 방문은 미얀마 최대항만으로 개발하고 있는 드웨이디프시항과 관련해 세계적인 항만 인프라를 갖춘 부산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였다.
현재 미얀마 전체 수출입 화물의 90% 이상을 양곤항이 처리하고 있지만 경제개발이 한창인 만큼 서둘러 신항 건설에 눈 뜬 것이다. 그 노하우를 자매도시 부산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미얀마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이어 부산기업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기회의 땅이다. 불교문화의 영향을 받은 온순한 국민성도 매력적이다. 부산은 미얀마 양곤과 자매도시인 만큼 부산기업의 진출이 그만큼 유리하다.
- 작성자
- 조민제
- 작성일자
- 2014-01-1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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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612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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