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부산이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 10개 세부항목에서 7대3으로 밀양에 앞서고도 총점(100점 만점)에서 밀양에 뒤지는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정부의 입지평가가 얼마나 졸속으로 이뤄졌고, 얼마나 정치적인 결정을 내렸는지가 한눈에 드러나는 대목이다. 후보지 두 곳 모두를 떨어뜨리기 위해 꿰맞추기 평가를 했다는 비난이 잇따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산은 평가분야 10개 항목 중 장애물 5.8점(밀양 2.9점), 기상 4.4점(밀양 3.1점), 수요 2.2점(밀양 2.0점), 비용 3.9점(밀양 3.7점), 편익 2.1점(밀양 2.0점), 토지이용 2.7점(밀양 2.4점), 환경 5.0점(밀양 2.6점) 등 7개 분야에서 밀양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공역, 시공의 용이성 및 확장성, 접근성 등 단 3개 분야에서만 근소한 차이로 밀양보다 낮았다. 그런데도 전체 점수에서 밀양에 뒤졌다. 충격적인 상황이다.

가덕도의 경우 소음피해가 전혀 없는데도 가중치 7.5점 중 단 3.3점을 부여했다. 소음피해가 전혀 없기 때문에 7.5점 만점을 줘야 마땅하다. 시공의 용이성 및 확장성(가중치 9.8)에서는 산자락 21개를 잘라내야 하는 밀양에 4.5점을 줬다. 가덕도(4.3) 보다 후한 점수를 준 것이다. 장애물 평가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산발전연구원 최치국 광역기반연구실장은 부산시 기자회견에서 “가중치 8.5점인 장애물 평가에선 부산이 밀양에 비해 크게 앞섰지만, 가덕도는 장애물이 전혀 없으므로 5.2점이 아닌 8.5점 만점을 부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수요분야 평가에서도 7.2점 만점에 부산이 2.2점인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김해공항 이용 항공승객의 폭발적인 증가추세와 화물수요 급증에서 보듯 수요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최 실장은 “특히 가중치 12.1(생태계 4.6·소음 7.5)의 환경평가에서 부산이 5.0(생태계 1.7·소음 3.3)에 머문 것은 평가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이뤄졌는지를 입증한다”며 “가덕도는 해안공항으로 생태계 파괴와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운 공항으로 환경 역시 만점을 주어야 마땅했다”고 주장했다.

최 실장은 “평가를 제대로 했다면 부산이 밀양을 크게 앞지르고, 총점도 훨씬 높아졌을 것”이라며 “정부 입지평가 결과를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허남식 부산시장은 31일 오전 서울에서 긴급 당정협의회를 갖고 부산지역 정치인들과 후속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