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제23회 부산국제음식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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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세계 각국의 음식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제23회 부산국제음식박람회(BIFE 2026)’가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해운대 벡스코 제1전시장 3홀에서 펼쳐졌다. 올해 박람회는 ‘맛의 세계일주, 부루맛불’을 주제로 관람객이 거대한 보드게임 속 주인공이 되어 여러 나라와 부산의 맛을 찾아가는 콘셉트로 꾸며졌다. 같은 공간에서는 세계조리사연맹(WACS) 인준 국제요리경연대회인 ‘제9회 부산마리나셰프챌린지대회(BMCC 2026)’까지 함께 열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음식과 요리가 만들어내는 열기가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전시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빼곡하게 이어진 음식 부스와 그 사이를 오가는 관람객들이었다. 일본·프랑스·이탈리아·베트남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과 문화를 소개하는 공간을 비롯해 부산 지역 업체와 전국 각지의 먹거리를 만날 수 있는 부스까지 총 230개 규모로 마련돼 있었다. 익숙한 지역 먹거리부터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음식까지 한 공간에 뒤섞여 있어 부스를 하나씩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작은 음식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단순히 음식을 사고 맛보는 데 그치지 않고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넉넉하게 마련해둔 점이 인상적이었다. 전시장 한편에는 인조잔디 위에 돗자리를 펼쳐놓고 가족과 친구들이 삼삼오오 앉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휴식 공간이 조성되어 있었다.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부터 친구들과 함께 찾은 젊은 관람객들까지 신발을 벗고 자리를 잡은 모습은 박람회장보다는 어느 가을날 소풍을 나온 풍경에 가까워 보였다. 바쁜 걸음을 잠시 멈추고 구입한 음식을 천천히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람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먹거리 못지않게 발걸음을 붙잡은 것은 음식으로 만든 작품들이었다. 수박과 각종 채소를 정교하게 깎아 캐릭터와 무늬를 새긴 카빙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익숙한 식재료가 조리사의 손끝을 거치자 하나의 조형 작품으로 변해 있었다. 특히 수박 표면에 캐릭터를 세밀하게 표현한 작품은 가까이에서 한동안 바라보게 할 만큼 정교했다. 음식은 맛으로만 즐기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눈으로 감상하는 또 하나의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전시장 안쪽에서는 ‘제9회 부산마리나셰프챌린지대회’가 한창이었다. 현직 조리사와 조리 전공 학생 등 국내외 선수 600여 명이 참가하는 국제요리경연대회로, 조리복을 갖춰 입은 참가자들이 각자의 조리대 앞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제한된 시간 속에서 재료를 손질하고 요리를 완성해가는 모습 주변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모였다. 해외 심사위원 18명을 포함한 국내외 심사위원 42명이 국제 기준에 따라 평가하는 대회인 만큼, 평소 식당에서는 완성된 접시로만 만나던 음식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를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점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행사장 중앙의 무대 역시 쉼 없이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국내 유명 셰프들의 쿠킹쇼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졌고, 무대 주변에는 이를 지켜보기 위해 많은 관람객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체험학교에서는 직접 손을 움직여보는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었는데 꽃과 식재료 등을 활용한 체험에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함께 참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먹거리 전시와 판매에만 집중하기보다 보고, 맛보고, 직접 만들어보는 경험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꾸민 점이 이번 박람회의 매력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박람회장을 천천히 둘러보고 나니 ‘맛의 세계일주’라는 올해의 주제가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각국의 음식과 부산의 지역 먹거리, 베이커리와 해산물, 눈앞에서 펼쳐지는 셰프들의 조리 경연과 체험 프로그램까지 음식이라는 하나의 주제 안에서 서로 다른 즐길 거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었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넘어 음식이 만들어지고 사람들과 나누어지는 과정까지 함께 즐길 수 있었던 ‘제23회 부산국제음식박람회’. 부산의 맛에서 출발해 세계의 음식문화까지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발걸음을 옮겨볼 만한 축제였다.
- 부산 동구 김동우
- 작성자
- 김동우
- 작성일자
- 2026-10-10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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