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초음파 하나로 여러 질병 찾는다!
Culture &Life / 닥터B의 의학칼럼 / 복부 초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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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이용한 초음파 검사는 안전하고 활용 범위가 넓어서 1차 검사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초음파 검사의 장점은 간편하고 실시간 검사가 가능하며, 환자가 편안한 상태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고 인체에 해가 없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X-ray를 사용하는 CT나 고가인 MRI 검사를 받기 전, 기초가 되는 검사로 활용도가 높다. 특히 복부 초음파는 복강 내 질환의 1차 검사는 물론 간 질환 및 급성 담낭염에 대한 정확한 진단, 어린이 환자에 대한 안전한 검사, 2차적인 시술에서의 안전성 및 유용성으로 인해 진료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피부 가까이 있는 간·담낭, 쉽고 정확한 진단 가능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로 6개월마다 정기적인 검사와 진료를 받아오던 50대 남성의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간 이상이 발견됐다. 이전에 보이지 않던 1.5㎝ 정도 크기의 작은 결절이 발견된 것이다. 주치의는 CT·MRI 등 추가 검사를 진행했고 간암으로 진단돼 수술을 받았다.
만성B형 간염 환자의 경우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간질환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6개월마다 복부 초음파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즉 간암이 생겼는지, 간경화는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복강 내 물이 고이는지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해 적절한 내·외과적 치료를 결정한다.
복부 초음파는 간염 환자뿐만 아니라 간낭종·담관 주위 낭종 등의 선천성 간질환, 혈관종 등의 양성 간종양, 간암·전이암 등의 악성 간종양, 간의 감염 질환, 지방간 등 간과 관련된 다양한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간은 비교적 피부 가까이 있으며 초음파로 잘 볼 수 있어 다른 장기에 비해 복부 초음파의 활용도가 높다.
이외에도 오른쪽 갈비뼈 아래와 옆구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복부 초음파를 통해 급성 담낭염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경우도 있다. 급성 담낭염은 CT·MRI 등 다른 검사보다 복부 초음파로 진단하는 것이 정확도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낭은 간의 아래쪽 경계면에 붙어 있어 간과 마찬가지로 초음파 검사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급성 담낭염은 담낭 내 담즙이 비워지지 않을 때 발생하는 질환으로 담낭결석(담낭 내부에 존재하는 돌)과 95% 이상 연관이 있다. 결석이 담낭 내 담즙이 지나가는 통로를 막고 있어 담즙이 소장으로 흘러가지 못한 상태가 오래되면 감염돼 증상을 일으킨다. 담낭염의 증상은 간헐적으로 상복부에 통증이 나타나고 심하면 열과 오한을 동반한다.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담낭 내 결석뿐 아니라 담낭이 커지고 담낭 벽의 두께가 증가하는 등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증상 없는 초기 질환 발견 … 어린이에게도 안전
최근 건강 검진을 받는 사람이 늘면서 우연히 발견되는 질환의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들은 보통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이들로 초음파에 의해 발견되는 질환도 대부분 생명에 위해가 되지 않는 양성 질환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위급한 치료가 필요한 질환들도 드물게 발견된다.
60대 여성이 건강검진을 받던 중,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대동맥류가 발견돼 추가로 CT 촬영을 했으며 3주 뒤 대동맥 내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고령일수록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혈관질환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복부 대동맥류의 경우 그대로 방치하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주기적으로 크기와 모양의 변화를 관찰하고 적절한 시기에 스텐트 설치술이나 수술을 해야 한다.
사례자와 같이 위험한 질환을 증상이 없는 시점인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초음파 검사가 가진 큰 장점이다. 필자가 경험한 환자 중 본인이 배를 만져 보았을 때 박동성의 종괴(덩어리)가 만져진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꼭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복부 초음파는 어린이 환자에게도 매우 유용하다. 어린이들은 방사선 피해에 매우 민감하므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X-ray 검사를 피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어린이의 영상 검사는 가능하면 초음파로 해결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가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 급성 충수 돌기염(맹장염) 여부를 확인하는데도 복부 초음파가 유용하게 쓰인다.
간편·유용·안전성 겸비 … 다양한 분야 활용 기대
복부 초음파는 1차적인 검사뿐만 아니라 2차적인 시술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초음파를 통해 실시간 영상 확인이 가능해 안전한 시술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간이나 복강 내 생검(환자로부터 세포나 조직을 떼어내어 관찰하는 진단과정), 급성 담낭염시 담즙 배액, 간 내 종양에 대한 전기소작술, 약물 주입 등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간이나 신장 이식을 받은 환자들도 새로 받은 간이나 신장으로의 혈류가 좋은지, 제 기능을 못하는 부위는 없는지 등을 복부 초음파로 검사해 성공여부를 확인한다. 이 외에도 많은 질환에 있어 초음파 소견 및 그 유용성이 널리 알려져 있다.
물론 초음파 검사가 가진 단점도 있다. 검사 준비 및 촬영이 컴퓨터에 입력된 프로그램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검사자의 주관과 개인 능력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검사에 사용되고 있는 장비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환자에게 검사에 필요한 준비를 숙지시키고, 의학적 지식은 물론 초음파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두루 갖춘 검사자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을 차치하고서라도 복부 초음파 검사는 간편함과 유용성, 안전성이 뛰어나기에 다양한 진료 분야에서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안상부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영상의학과 과장
- 작성자
- 안상부
- 작성일자
- 2016-06-2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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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2016년 7월호 통권 117호 부산이야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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