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웹진 상세보기


[웹진 8호] #1. 다시 쓰는 역사 첫 번째: 부산의 보물섬, 영도

부서명
전시팀
전화번호
051-607-8043
작성자
이아름
작성일
2025-12-03
조회수
35
내용

#1. 다시 쓰는 역사 첫 번째: 부산의 보물섬, 영도






부산의 바다를 바라보다 보면, 어느 순간 시선이 잠시 머무는 섬이 있습니다.

가까이에서 늘 바라보았던 곳인데도,

 마음속에서는 종종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곳. 영도는 그런 섬입니다.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풍경 속에 오래된 시간과 사람들의 정겨운 삶이 고스란히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부산근현대역사관은 영도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전시 〈부산의 보물섬, 영도〉를 마련했습니다.

2025년 겨울부터 2026년 초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우리가 잘 안다고 믿었던 영도의 역사와 풍경을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따뜻하게 들여다보려는 시도입니다.




■ 1부 〈절영도를 찾아〉

영도의 처음 이야기는 말이 뛰놀던 들판에서 시작됩니다.

그림자마저 따라오지 못할 만큼 빠른 말이 있었다는 데서 유래한 ‘절영도(絶影島)’라는 이름처럼, 이 섬의 시간은 오래되고도 깊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사람들의 발길이 오가면서 영도는 ‘초량섬’, ‘목도’, ‘사슴섬’ 등 여러 이름을 품어 왔습니다.

그만큼 이곳은 다양한 기억과 시선이 스쳐 지나간 장소였지요.

봉래산과 태종대는 오랫동안 영도를 지켜온 자연의 풍경입니다. ‘영도할매’의 이야기가 내려오는 봉래산, 비를 기원하던 신성한 터였던 태종대는 지금도 사람들의 마음을 품어주는 장소로 남아 있습니다.

나룻배로 오가던 시대를 지나 영도다리가 놓이고 전차가 건너던 순간부터 영도는 근대 도시의 리듬 속으로 부드럽게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 2부 〈물길을 건너〉

영도는 늘 누군가의 도착지였습니다.

전쟁을 피해 떠밀리듯 도착한 사람들,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온 제주 해녀들,

그리고 조선소에서 하루를 보내며 삶을 이어갔던 수많은 노동자들까지, 이 섬에는 각기 다른 이유로 모여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포근하게 내려앉아 있습니다.

삶이 버거웠던 시절에도, 영도는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안식처였고 누군가에게는 새 출발의 자리였습니다.

전쟁 속에서도 배움을 포기하지 않으려 세워진 피란학교, 판잣집마다 은은하게 스며 있던 희망, 그리고 ‘깡깡깡’ 쇳소리로 들리던 노동의 리듬은 영도의 시간을 묵묵히 채워온 흔적들입니다.







■ 3부 〈닻을 내리다〉

오늘의 영도는 오래된 풍경과 새로운 문화가 나란히 놓여 있는 곳입니다.

조선소 철벽 너머의 작은 공장들, 선박 부품이 깊게 자리한 골목, 그리고 영도의 삶을 상징하는 ‘깡깡이 아줌마’의 흔적까지 이 모든 것이 영도의 지난 시간을 조용히 이야기해 줍니다.






산업의 쇠퇴와 도시의 변화 속에서도, 영도는 다시 다른 방식으로 숨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오래된 건물 사이로 스며드는 예술과 문화의 기운은 이 섬이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갈 것임을 보여줍니다.









영도는 부산의 시간을 한 자리에서 품어온 섬입니다.

말이 내달리던 들판이었고, 누군가의 마지막 의지였으며, 또 다른 누군가의 꿈이 시작된 곳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전시가 영도의 오랜 흐름을 따라가며 여러분의 기억 속에도 작은 파문을 일으키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영도를 바라보는 일이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과 일상 속에 숨어 있는 보물 같은 이야기들을 

다시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