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더 포용하는 부산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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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단 금정구 장전동
중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산에 온 지 벌써 10년이 됐다. 부산에서의 10년은 값진 경험이었다. 대학과 대학원을 마치고 각종 아르바이트와 외국인 주민대표회의 위원, 의료통역 등 다양한 활동을 했으며 얼마 전에는 부산사람과 결혼도 했다. 나에게 부산은 외국이 아니라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이 때문에 부산이 더욱 풍요롭고 발전하길 그 누구보다 기대한다. 다만, 부산에 사는 외국인으로서 부산이 좀 더 포용적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외국인 주민대표회의 활동을 하며 부산 거주 외국인 100명을 대상으로 거주 만족도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75%는 '보통'이라고 답했으며, '매우 만족'은 놀랍게도 0%였다. '매우 만족'이 없는 첫 번째 이유는 외국인, 그중에서도 결혼 이주여성을 위한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물론 일자리 문제는 외국인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쉽게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어렵게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코로나19를 포함해 조금만 힘든 상황이 나타나면 외국인 근로자를 먼저 해고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 아쉽다.
두 번째는 보이지 않는 인종 차별 문제이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이후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이 심해져 매우 안타깝다. 코로나19 초기 부산대 근처 카페에 '중국인 출입 금지'라는 문구가 붙어있는 것을 봤다.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은 이해하지만, 부산에서 오랜 기간 거주한 중국인으로서 섭섭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세 번째는 외국인 또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학업 문제다. 외국인 가정의 경우 부산에서 일하며 세금을 내고 있어도 대한민국 국적이 아니기 때문에 어린이집 이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보육료도 지원이 안 된다. 어렵게 입학한 후에도 따돌림 등의 문제로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 또한 많았다.
외국인은 다를 뿐 틀린 게 아니며, 부산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이다. 부산이 글로벌 도시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어가려면 외국인 거주자도 함께 힘을 합해야 한다. 특히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노동자와 달리 다문화가정은 내국인과 다를 바 없다.
중국 송나라 고서 '통감절요'에는 '해납백천 유용내대(海納百川 有容乃大)'라는 구절이 있다. '바다는 수천수만 갈래의 하천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더욱 커진다'는 뜻이다. 바다처럼 다양한 계층과 다양한 인종을 모두 포용해 부산의 미래가 더욱 밝고 행복해지길 기대한다.
- 작성자
- 이한주
- 작성일자
- 2021-07-30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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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202114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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