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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바다·산·강·온천 품은 ‘사포지향’ 도시

축제·컨벤션·해양레저… 즐길거리 가득
우리 사는 부산 / ⑨ 해운대구

내용

해운대 해운은 바다와 구름. 바다에 뜬 구름이 절경이다. 수평선에 뜬 구름은 진경산수화다. 진경산수화 감상하기 딱 좋은 명당은 동백섬 등대 전망대. 여기서는 누구라도 해운대 절경에 빠져든다.

천 몇 백 년 전에도 여기서 절경에 빠져 든 이가 있었다. 신라 대문장가 최치원이다. 어떻게 아는가. 그가 썼다는 '해운대' 세 글자가 전망대 아래 큼지막한 바위에 새겨져 있다. 그 바위에서 바다와 구름을 봤고 바위에 세 글자를 남겼고 그게 지명이 됐다는 내력이다.

바다와 구름. 아무리 많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노을이 그렇고 달이 그렇다. 수평선과 수평선에 뜬 구름도 그럴 것이다. 최치원이 본 천 몇 백년 전이나 우리가 보는 지금이나 그때 그 수평선이고 그때 그 구름일 것이다.

해운대 마린시티는 화려한 야경을 자랑한다. 마린시티 야경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동백섬을 찾는다.

계곡·폭포·억새 어우러진 해운대 진산, 장산

바뀌지 않는 건 귀하다. 돌아서면 바뀌는 요즘 세상에 요즘 세태에 바뀌지 않는 건 얼마나 귀한가. 그러므로 해운대는 귀하다. 부산에서도 귀하고 한국에서도 귀하고 세계에서도 귀하다. 귀한 해운대를 보려고 부산에서도 찾아오고 한국에서도 찾아오고 세계에서도 찾아온다. 해운대는 가만히 있는데 해운대는 나날이 넓어진다. 나날이 세계화돼 간다.

해운대는 글로벌시티다. 세계 일류도시다. 바다와 온천과 절경의 자연이 세계 일류고 영화와 축제와 갤러리의 문화가 세계 일류고 컨벤션과 쇼핑과 해양레저의 관광이 세계 일류다. 해운대의 세계적인 자연은 사포지향 한 단어가 함축한다. 산과 바다와 강과 온천 네 가지를 품었다고 사포지향이다. 산도 품고 바다도 품고 강도 품고 온천도 품는 해운대는 품이 대단히 너르다.

장산은 해운대 진산이다. 장산 말고도 산은 여럿 되지만 장산만 얘기해도 대학노트 한 권이 다 찬다. 장산은 부산에서 세 번째로 높다. 634m다. 세 번째로 높지만 없는 게 없다. 유장한 계곡이 있고 폭포가 있고 억새밭이 있다. 6천만 년 7천만 년 전 화산폭발로 생긴 바위 너덜겅이 그대로 있고 애국지사가 가꾼 정원이 있다. 장산은 2천 년 전 부족국가 국명이기도 하다. 1740년 발간된 동래부지도에는 '산 위 평지에 장산국 터'가 있다고 기록한다. 장산 천제단은 부족국가 유적으로 알려져 있다. 천제단은 부족국가 지배자 내지는 제사장이 하늘에 제사 지내던 단. 전국적으로 몇 안 되는 유적이다. 강화도 마니산 첨성단, 지리산 노고단, 태백산 천황단, 한라산 산천단 정도다.

바다·강·산·온천 품은 '사포지향' 도시

해운대 바다는 일러 무엇하리요. 해운대와 송정 백사장. 미포에서 청사포를 거쳐 구덕포, 송정으로 이어지는 포구와 포구의 등대. 해운대 동백섬에서 송정 죽도 사이의 문탠로드와 동해남부선 기찻길과 청사포 오솔길의 해안 산책길. 보름달 반짝이는 밤바다는 살아 있음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깨우친다.

해운대해수욕장 전경.

해운대는 강도 장관이다. 수영강이 해운대와 수영 사이로 흐르고 장산에서 발원한 하천이 해운대 바다로 흐른다. 장산 하천 이름은 춘천. 강원도 춘천과 한자도 똑같아 처음 듣는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봄이 가장 빨리 오는 춘천은 산책길로도 손색이 없다. 나이 지긋한 분이 이 길을 걸으면 봄으로 빨려든다. 회춘한다.

"우리 어릴 때 해운대구청 자리는 온천 풀장이었습니다." 해운대는 해수욕장이 유명하지만 애초엔 온천이 유명했다. 해운대란 이름을 얻은 것도, 해운대가 널리 알려진 것도 온천 덕분이었다. 박병곤 전 부산일보 주필은 해운대 토박이. 해운대초등학교를 1968년에 졸업했다. 박 주필 기억에 1960년대만 해도 해운대는 곳곳이 온천 목욕탕이었다. 해운대구청 자리도 온천이었다. 그때보단 줄었지만 지금도 해운대는 온천탕이 성업 중이다.

해운대는 산·바다·강·온천을 모두 갖춘 도시다(사진은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온천 족탕을 즐기는 시민 모습).

온천 덕분에 해운대가 유명해진 것은 1천100년전. 통일신라 진성여왕 시절이다. 여왕은 피부병을 앓았다. 백약이 무효이던 차에 해운대 온천에서 목욕한 뒤 말끔히 나았다. 신하들이 너도 나도 해운대 온천을 찾았다. 최치원은 여왕이 총애하던 신하. 그 또한 여기를 찾았을 것이고 그래서 '해운대' 세 글자를 남겼을 것이다.

해운대는 문화도 세계 일류다. 그 대표적인 게 영화다. 영화의 도시 부산에서도 중심지가 해운대다. 영화의 전당이 있고 영화의 거리가 있고 영화촬영스튜디오가 있으며 해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다. 세계의 영화가 부산으로 모이고 부산의 영화가 세계로 퍼진다.

부산국제영화제·부산시립미술관 등 문화 가득

올해는 부산국제영화제가 20년을 맞은 해. 영화의 중심지답게 해운대는 영화제의 중심지였다.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른 사람들로 해운대는 후끈거렸다. 부산일보 문화부 김효정 기자가 외신기자에게 들었다는 다음 말이 영화제 내내 해운대가 얼마나 후끈거렸는지 짐작케 한다. "한국에 이렇게 많은 국내외 기자들이 몰리는 행사는 딱 세 개인 것 같다. 월드컵과 올림픽,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다."

해운대에는 사시사철 축제가 끊이지 않는다(사진은 2015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모습).

해운대 마린시티에 들어선 '영화의 거리'가 사람들의 눈길을 잡는다. 해운대 파크 하얏트 부산에서 시작해 더샵아델리스 건물까지 이어지는 마린시티 해안도로 800m 구간에 '영화의 거리'가 들어섰다. 이 구간에는 영화 관련 조형물과 함께 산토리니 광장, 영화 포스터, 트릭아트 존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돼 있다.

영화의전당·영화의 거리가 있고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해운대는 세계적인 영화 도시다(사진은 영화의 거리).

해운대는 축제의 도시이기도 하다. 부산국제영화제도 축제이거니와 하늘이 내려준 절경은 축제가 해운대를 찾아오게 한다. 부산바다축제, 해운대 모래축제, 북극곰 수영대회 등 다양한 축제가 1년 내내 이어진다. 해운대는 가만히 있는데 나날이 세계화되듯 해운대는 가만히 있는데 축제가 해운대로 찾아온다.

해운대 달맞이언덕은 몽마르뜨언덕으로도 불린다. 문화의 향기가 고고하다. 카페촌이 들어서 있어 문화의 향기를 나누기도 좋다. 달맞이언덕 문화의 향기 산실은 미술전을 주로 하는 화랑들이다. 20곳 가까이 된다. 부산시립미술관과 2015년 4월 개관한 이우환 공간은 해운대뿐만 아니라 부산 미술의 알짜배기다. 1936년 경남 함안 태생인 이우환은 세계가 인정하는 현대미술의 거장이다. 점과 선의 거장, 여백의 화가로 불린다.

해운대 달맞이언덕은 벚꽃길로도 유명하다. 해마다 봄이 되면 벚꽃을 보려는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빈다.

컨벤션과 쇼핑과 해양레저. 해운대가 얼마나 세계적인가 알려면 이 셋을 찬찬이 들여다보면 된다. 이 셋을 들여다보면 한국인이 외국인과 어깨를 같이 하는지 외국인이 한국인과 어깨를 같이 하는지 헷갈릴 정도다. 한국인 한둘이 외국인 여럿과 친구처럼 걸어가는 장면은 이제 흔한 풍경이다. 그만큼 외국인 교류가 잦음을 엿볼 수 있고 그만큼 해운대가 세계화됐음을 엿볼 수 있다. 컨벤션(Convention)은 '함께 와서 모이고 참석하다'는 뜻이다. 산업·학술·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교환을 목적으로 한다. 회의, 연구회, 전시회, 문화예술공연, 체육행사 등의 행위를 뜻하다. 컨벤션 센터는 대규모 국제회의나 학술행사, 전시가 열리는 공간. 부산에선 해운대 벡스코 컨벤션 센터가 그 중심이다.

부산 대표 컨벤션·해양레저 도시

해운대는 쇼핑도 세계적이다. 고급호텔 면세점과 센텀시티 대형백화점이 쇼핑을 선도한다. 가장 지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이듯 해운대 쇼핑의 좋은 점은 세계적이면서 지역적이란 것이다. 세계적 규모를 내세우는 대형백화점에서 몇 천 원으로 음식을 즐길 수 있고 수시로 열리는 할인행사는 주머니 부담을 줄여준다.

해양레저 메카는 수영요트경기장이다. 88올림픽 요트대회가 열린 곳이다. 지금은 요트 계류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계류장엔 언제 가 봐도 세계 각국에서 온 요트와 요티들이 망중한을 즐긴다. 송정해수욕장은 서핑을 즐기는 서퍼들의 천국이다. 전국에서 몰려든다.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도 서핑 대열에 가세한다. 서핑스쿨이 있어 초보자도 쉬 배운다. 파도를 가르며 서핑하는 사람도 즐겁겠지만 서핑하는 젊은이를 보는 것도 즐겁다.

해운대는 요트·카약·서핑 등 해양레포츠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해운대는 걷기 좋은 도시다. 부산을 대표하는 산책길인 갈맷길은 해운대를 관통한다. 해운대 길은 부산 전역으로 이어지고 부산 바깥으로도 이어진다. 길이 길을 만들어 해운대 길은 이제 세계로 이어졌거나 이어지고 있다. 아니다. 말을 거꾸로 했다. 해운대 길이 세계로 이어지고 있는 게 아니라 세계의 길이 해운대로 이어지고 있다. 21세기 해운대는 세계의 길이 모이고 퍼져 나가는 허브다. 세계의 허브다.

작성자
글 동길산 시인
작성일자
2015-12-1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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