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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부산 최초 개인종합병원… 90년 역사 간직

부산 기네스를 찾아라! ①백제병원
1922년 설립, 서양식 5층 건물… 지금은 상가로 명맥 이어가

내용

“이 건물은 부산최초 개인종합병원입니다.”

부산 동구 초량 이바구길 문화해설사가 고색창연한 건물을 가리키며 설명을 시작한다. 일흔은 지나 보이는 박태용 해설사다. 해설사가 가리킨 건물은 ‘백제병원’. 부산최초의 근대식 개인종합병원이 들어섰던 건물이다. 부산광역시가 직할시 승격 50주년 기념으로 진행한 부산기네스 시민공모사업에서 ‘부산최초’로 등재된 랜드마크 31건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부산기네스 시민공모사업은 부산의 가치와 자산을 정리하고 발굴해 부산과 시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사업. 부산최초 31건을 비롯해 최대 16건, 최다 18건, 최고 15건 등 모두 125건을 선정했다.

1922년 설립 · 서양식 5층 건물

건물은 4층. 붉은 벽돌건물이라 멀리서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묵직한 무게감이 건물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1층 창문은 아치형, 나머지 층 창문은 사각형으로 예스럽고 멋스럽다. 입구에는 동판이 부착돼 있다. 모퉁이에 안내판도 보인다. 이 건물이 부산시가 지정한 ‘근대건조물’임을 알리는 동판이고 건물의 내력을 밝히는 안내판이다.

안내판 내용은 이렇다.

“1922년 한국인이 설립한 서양식 5층 건물로 부산최초의 개인종합병원인 백제병원으로 사용됐던 건물이다. 1932년 병원이 문을 닫고 난 뒤 건물 주인은 부산의 역사와 함께 변해 왔다. 봉래각이란 중국 요릿집에서 일본 아까즈끼부대의 장교숙소를 거쳐 광복 후 치안대사무소, 중국영사관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1953년 신세계예식장으로 운영되다 1972년 화재로 건물 내 일부가 불에 탔다. 이후 5층 부분이 철거되고 현재 4층 일반상가로 유지되고 있다.”

동구 초량동에 위치한 현재 백제병원 모습.

부산 근 · 현대 역사 고스란히 간직

1922년 이 자리에 병원을 세운 인물은 최용해(崔鏞海) 선생. 당시 부산에는 공립인 부산부립병원과 철도병원이 있었지만 두 병원을 능가할 만큼 의료진과 시설이 뛰어났다. 그러나 비전문적 경영과 과다한 인건비 지출, 사채이자 급증, 무연고 행려병자 시신을 인체표본으로 전시한 게 화근이 돼 1932년 폐업했다.

병원이 문을 닫자 건물 관리권은 (주)동양척식으로 넘어갔다. 그러다 중국인 양모민(楊牟民)이 인수해 중국 요리점 봉래각을 1942년까지 운영했다. 이후 일본이 패전한 1945년 8월까지 부산 주둔 일본군 장교숙소로 쓰였다. 치안대사무소, 중국영사관, 예식장 등을 거쳐 1972년 화재가 나면서 도시 미관을 해치는 흉물로 전락했다. 이후 5층만 철거하고 내부수리 후 상가로 사용하고 있다. 2009년 문화애호가 정은숙 선생이 건물을 인수해 문화예술인 작업공간으로 변모하는 중이다. 백제병원 벽돌을 쓰다듬으면 백 년 전이 오늘 같고 오늘이 100년 전 같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2014년 1월호
작성일자
2014-02-0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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