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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423호 문화관광

전라도 귀명창도 반한 '맛깔' 나는 소리

국악 본고장에서 부산 국악인 기개 떨친 2인
제12회 장흥전통가무악 전국제전 대상 박성희 씨

내용

부산 국악계에 겹경사가 터졌다. 부산의 소리꾼 박성희(43) 씨가 '전통가무악 전국제전'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부산의 고수 신호수(39) 씨가 '전국고수대회'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부산은 전통음악 중에서도 판소리 분야가 척박하다. 그런 상황에서 두 사람이 판소리의 본고장 전라도 땅에서 최고상을 거머쥐었다는 소식은 부산국악계에 상상을 넘는 희소식이다. 부산이 한꺼번에 소리와 북채로 최고상을 받은 명창, 고수를 배출한 것이다.

소리꾼 박성희 씨.

제12회 장흥전통가무악 전국제전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은 박성희 씨. 목소리는 당당하고, 걸음걸이는 씩씩하다. 말솜씨 또한 청산유수. 솜씨(소리 실력)에 맵씨, 마음씨까지 두루두루 갖춘 팔방미인이다. 부산의 소리꾼을 넘어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소리꾼으로 거듭나는 그의 모습은 자신감 있고, 힘이 넘쳤다. 부산이 사랑하는 소리꾼다웠다.

"여러 선생님들이 장하다 해주셔서 기뻤어요. 소리하는 사람으로서, 부산은 판소리의 불모지라는 말을 듣는 것은 괴로운 일이거든요. 부산에서 태어나고, 부산에서 소리를 배운, 100% 부산 소리꾼도 진짜 소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부산에선 자타가 공인하는 스타 소리꾼인 그가 전라도 땅으로 달려가 대회에 참가하기 까지는 쉽지 않았을 터.

"소리의 본고장은 전라도라는 인식이 워낙 강해서, 부산에서 소리한다고 하면 크게 쳐주지 않았어요. 부산의 소리꾼이라는 말 속에는 진짜 소리꾼은 아니라는 선입견이 깔려있는 거잖아요. 전라도 소리꾼과 견주어도 내 소리가 못하지 않다는 것과 부산에도 진짜 소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준비 과정은 힘들었다. 홀로 하는 소리는 온전하게 자신과의 싸움이었기 때문.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부산에도 소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사명감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가 대통령상을 받은 '장흥전통가무악 전국제전'은 서편제의 본향인 전라남도 장흥군에서 해마다 열리는 최고 권위의 국악 대제전. 그가 출전한 명인·명창부는 전국의 명인 명창이 한 자리에 모여 실력을 겨루는 자리. 오랜 세월을 벼려온 가무악의 고수들이 그야말로 혼신을 다하는 불꽃 튀는 대회전이다. 박 씨는 각 부문 최고상 수상자 중 단 한 명을 뽑는 대회 최고상을 받은 것. 전라도와 서울 경기 출신이 싹쓸이하는 명인 명창 부문에서 부산 출신이 대통령상을 거머쥔 것은 그가 처음. 그의 수상은 소리의 본고장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전라도에는 귀명창이 많아요. 예선 본선을 거치면서, 청중들이 주고받는 말이 들리는 거예요. '쟈가 젤로 이뻐', '쟈가 워디 출신이여? 서울서 왔능가?'. 그때 느꼈죠. 됐구나!"

이번 수상이 그는 더없이 기쁘고, 또한 무겁다. 앞으로 소리꾼 박성희에게 거는 기대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

"제가 '명창'소리를 들을 정도로 진정한 소리꾼인지, 원점에서 돌아볼 겁니다.  소리는 평생을 걸고 하는 공부니까요."

기쁨보다 책임감이 더 크다는 박성희 씨. 그가 우리에게 보여줄 소리의 길이 어떠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무궁하리라는 것, 그것만은 분명한듯하다.

작성자
김영주
작성일자
2010-05-1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423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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