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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475호 시정

온천천 가보니…

내용

온천천이 달라졌다?

도심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받는 온천천이 한 번 더 변신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온천천은 지난 2007년부터 중·상류 구간 종합정비사업을 벌여왔습니다. 그 공사가 드디어 끝나 오는 13일 준공식을 갖습니다.

어떻게 변했냐고요? 천천히 둘러보시면 서울 청계천 부럽잖다는 말이 절로 나올 겁니다. 궁금하시죠. 자~출발.

도시철도 동래역 인근 인도교에서 거슬러 올라가 볼까요. 부산시가 3년5개월에 걸쳐 벌인 종합정비사업 구간은 동래구 인도교에서 금정구 두실교까지 7km입니다.

먼저 인도교 옆 수달 조형물 ‘얼쑤 달수’가 우리를 반기네요. 이 조형물은 이번 종합정비사업 완공을 기념하는 준공석입니다. 왜 수달이냐고요? 2009년 8월17일 이 지역에 수달이 출현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70cm 가량의 수달이 나타나, 처음엔 유해동물인 줄 알고 119 구조대까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네요. 수달은 맑은 물과 먹이가 풍부한 곳에서만 볼 수 있어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돼 있습니다. 도심하천에서는 만나기 힘든 그야말로 귀한 손님입니다. 온천천의 생태가 그만큼 좋아졌다는 증거이기도 하겠죠.

좀 더 올라가볼까요. 가만, 저기 진짜 반가운 손님이 왔네요. 청둥오립니다. 먹이를 먹느라 사람이 다가가도 꿈쩍도 않네요. 온천천에 청둥오리가 수시로 찾아든다더니, 정말이네요. 신기합니다. 먹이가 많은가 봐요.

“하천 바닥에 어른 손가락만 미꾸라지들이 살아요. 이 놈들이 그걸 잡아먹으러 오는 겁니다.”

온천천 종합정비사업 기간 매일 현장을 찾은 부산시 건설본부 차동원 주무관님의 말로는 온천천이 먹이사슬을 완전히 회복했답니다. 미꾸라지뿐만 아니라 송사리, 붕어 같은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많이 늘어나 야생동물들의 먹이가 되어준다는 겁니다. 비가 많이 올 때는 상류 회동수원지에서 어른 팔뚝만한 잉어가 넘어와 헤엄치고, 비단잉어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앗, 저기 희고 우아한 새도 먹이를 찾고 있네요. 두루미는 아닌 것 같고, 무슨 새죠?

온천천에 미꾸라지와 물고기들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맑고 풍부한 물이 흐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하천 바닥이 확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온천천 중·상류 구간은 그동안 바닥이 콘크리트였습니다. 도시철도 1호선 건설공사 당시 바닥과 고수부지 전체를 콘크리트로 덮어버린 겁니다. 당시만 해도 도심하천이 시민들의 친수공간이 아니라, 하수가 흐르는 냄새나는 곳으로 인식돼 쉽게 복개해 도로나 주차장으로 활용하던 때였습니다. 그 콘크리트 바닥을 이번 종합정비사업을 통해 싹 걷어냈습니다. 물때 말고는 어떤 식물과 동물도 살 수 없었던 콘크리트 바닥이 사라지고, 흙과 모래가 바닥에 깔리면서 생명이 움트기 시작한 겁니다. 2005년 낙동강 물을 끌어와 상류에서 하루 3만t씩 흘려보내 사시사철 깨끗한 물이 흐르도록 한 것과 더불어 온천천 생태 복원의 가장 중요한 일을 이번에 해낸 겁니다.

온천천은 생태뿐만 아니라 겉모습도 자연형 하천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하천변에는 자연석을 하나하나 쌓아 자연미를 더했고, 그 사이로 창포와 원추리 같은 풀과 꽃이 무성합니다. 이제 온천천을 찾는 시민들은 그저 산책길을 걷고 자전거 길을 달리는 것 말고도, 풀냄새 꽃향기 맡으면서 유유히 흐르는 물을 감상하는 운치를 맘껏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온천천 곳곳에는 볼거리도 가득합니다. 하천을 따라 곳곳에 테마 벽화와 공공미술 작품이 생겨 눈길을 끕니다. 동래역을 조금 지나면 대형 ‘조선통신사 행렬도’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명륜역 바로 아래에는 천자문이 바닥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벽면에는 1890년대 동래향교, 1920년대 서당, 1930년대 일신여학교·동래고보 운동회, 1950년대 피란시절 학교 모습을 담은 옛 사진들이 있습니다. 모두 ‘양반동네’인 이 지역의 옛 모습입니다. 서당 훈장어른 옆에서 무릎을 꿇은 어린 학생들, 지금은 100세가 넘은 할아버지들입니다. 살아계셔서 이 사진 보면 얼마나 감회가 남다를까요. 그런 분이 꼭 계시길.

동래역과 명륜동 사이 터널 벽면에는 물고기 떼가 바닷속을 헤엄치는 모양의 조형물이 있는데요. ‘흐름 류’로 이름붙인 이 작품은 온천천의 자연형 하천 복원을 모티브로 하천의 유려한 흐름과 그 속에서 박동하는 생명의 에너지를 표현했습니다. 조형물의 고기 한 마리 한 마리가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도자기로 구운 거라니 더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시민 참여 공공미술은 부산대역 근처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어린이, 학생, 시민들이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써 넣은 가로 20cm 세로 15cm 가량의 도자기판 수백 장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20년 후 만화 그리는 멋진 외과의사가 되어 있을 승윤이 파이팅!!!”이란 글귀가 재밌네요.

부산대역 바로 아래 벽면은 그래피티로 장식해 역시 젊은이들이 많은 이곳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하천 위에는 나무데크로 무대도 만들어 젊은이들이 열정을 맘껏 분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온천천이 역사와 예술, 젊음이 한데 어우러진 문화공간으로 사랑받을 것 같다는 느낌, 팍 듭니다.

마지막으로 온천천의 달라진 모습은 바로 ‘음영지’입니다. 온천천 인도교~두실교 구간 위에는 도시철도역과 다리가 들어서 있어 터널 같은 구간이 많습니다. 이 터널들은 낮에도 컴컴해 산책 나온 시민들이 지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 곳에 모두 조명을 달아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조명 모양도 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다양하고, 불빛도 수시로 바꿔 묘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온천천에 자주 나오시는 분들 이젠 안심입니다.

온천천 휘~익 한번 둘러보니 어떻습니까. 많이 달라졌죠. 직접 가보시면 더 좋으실 겁니다. 몇 년 전 서울 청계천 걸으며 많이 부러워했는데, 온천천도 그에 못지않은 것 같아 왠지 뿌듯하네요. 앞으로 다양한 문화공연 같은 콘텐트만 보강한다면 그야말로 명품 도심하천으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요. 기대해 봅니다. 그런 날이 꼭 오겠죠?  

작성자
구동우
작성일자
2011-05-1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475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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