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가지질공원이라고 하면 아직 생소한 분들이 있을 겁니다. 우선 명칭부터 딱딱하고 부담감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공원 이름을 듣는다면 '아~ 거기야!'라는 반응이 나올 겁니다. 부산국가지질공원은 낙동강 하구를 비롯해 몰운대 금정산 황령산 구상반려암 이기대 오륙도 태종대 두송반도 송도반도 두도 백양산 장산 등 모두 12곳입니다. 대부분 우리에게 친근하고 가까운 곳이지요. 몇몇 분들은 '에이' 하고 실망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강가나 산이 아닌 지질공원으로 생각하고 방문해 본다면 분명 색다르다는 점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자, 그렇다면 지질공원이 뭔지 소개할까요? 국가지질공원이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으로, 이를 보전하고 교육과 관광사업 등에 활용하기 위해 환경부 장관이 인증하는 곳입니다. 기존 개발제한구역과 달리 지역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도 아무런 제약이 없습니다. 특히 교육·관광사업으로 인구와 관광객을 증가시키고 고용 창출과 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합니다. 자연환경 보존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지요.
부산은 지난해 12월 6일 환경부로부터 이들 12곳이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았습니다. 부산의 지질공원들은 제주도와 울릉도·독도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인증받은 데다 전국 최초로 '내륙형'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큽니다.
특히 부산은 주로 해안에 치중돼 있는 다른 국내 지질공원과 달리 해안을 포함해 산악과 하구까지 아우르고 있어 다양성 면에서도 굉장한 우위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쯤이면 이런 불만이 나올 겁니다. '퇴적이니 침식이니 이런 단어도 가물가물한데 도대체 뭘 어떻게 보라는 거야?'라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최근 부산국가지질공원을 대상으로 하는 지질공원해설사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소양 및 전문과정 100시간과 지역 내 추가 교육 80시간 등 총 180시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전문해설사들이 무료로 여러분의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는 지질관광의 세계로 안내할 테니까요. 준비할 것은 해설 사전신청과 간편한 복장뿐입니다. 이제 7000만~8000만 년 전 부산으로 떠나볼까요?
총 9명의 부산국가지질공원 해설사들이 총 180시간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이달 초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사진은 김민정 해설사.
# 지질 트레킹 중 만나는 돌개구멍·도요등…첨단 보물찾기 '지오캐싱'도 즐겨요
부산의 지질공원 해설은 전체 12곳 중 이기대와 낙동강 하구, 태종대 등 3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부산시 소속 9명의 해설사들이 이곳에서 지질·지형 외 문화, 생태 등 다양한 분야의 설명을 곁들인다. 해설신청은 부산국가지질공원 홈페이지(www.geopark.busan.go.kr)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부산국가지질공원 명소에서는 지오캐싱(Geocaching)이라는 이색 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지오캐싱은 지구나 토지를 뜻하는 'Geo'와 은닉처 또는 귀중품을 뜻하는 'Cache'의 합성어로 아직은 생소한 개념의 놀이다. GPS장비를 통해 누군가가 숨겨놓은 보물을 찾아서 가져가는 대신 그와 비슷하거나 더 가치있는 물건을 상자에 넣어두고 로그북(일종의 메모장)에 방문 날짜와 이름을 기입하는 '현대식 보물찾기'이다. 전 세계적으로 200여 국가에 130만여 지오캐시가 등록돼 있으며 500만 명 이상이 이를 즐기고 있다. 우리나라는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오캐셔들이 상당수 활동하고 있으며 부산은 아직 미미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는 부산국지질공원 명소 11곳에 리플렛과 배지를 담은 지오캐시를 숨겼다. 좌표는 부산국가지질공원 홈페이지(www.geopark.busan.go.kr) 내 공지사항란에 게재돼 있다. 전 세계 지오캐싱 공식홈페이지(www.geocaching.com)에도 등재를 신청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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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 이기대공원에서는 해안가에 '돌개구멍'이라 불리는 둥근 모양의 웅덩이들이 여러 개 발달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절경 속 화산이야기, 이기대
이어 돌을 쌓아 만든 해녀막사가 보였다. "여기 있는 돌들을 자세히 보세요. 자갈 같은 것들이 보이는데 이는 당시 폭발적인 화산 분출이 일어날 때 크고 작은 자갈(화산각력)들이 쌓였다가 파도 등에 의해 떨어져 나온 것"이라며 "저 멀리 파도가 들이치는 곳을 보면 어두운 색의 바위가 화산성 퇴적암인데 그 사이로 밝은 회색 부분이 보인다. 이것은 용암이 급속하게 뚫고 들어온 뒤 굳어 만들어진 것으로 이런 것을 관입암맥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그냥 경치와 절경만 구경할 때는 전혀 깨닫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다음 목적지는 해식동굴.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동굴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 이는 과거 암석절벽이 바닷물에 잠겨 있으면서 파도에 의해 침식된 뒤 육지가 서서히 솟아오르는 융기작용에 의해 육지로 노출된 것이다. 구름다리를 지나면서 절벽 중간중간에 빨간 페인트로 'ㄱ'자를 써놓은 듯한 형상이 보였다. 김 해설사는 "이 문양은 '벽옥' 또는 '재스퍼'라 불리는 것으로, 산화철 불순물을 함유한 비현정질 석영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이기대 공원 탐방로에 있는 화산각력암층 바위. 백악기 말 당시 폭발적인 화산 분출로 인해 쌓인 안산암질 화산각력암이
층층이 쌓여 있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 강과 바다의 산물, 낙동강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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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를 따라 복원습지 탐방로와 메모리얼 파크, 선박탐방 체험장, 남단 탐조대 등을 둘러봤다. 억새풀과 어우러져 매년 167종 13여만 마리의 철새들이 찾아드는 낙원의 모습이었다. 다음은 낙동강 하구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아미산 전망대'. 2층에 가면 망원경으로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남동쪽 끝 부분에서 가로로 길게 누운 모양의 모래섬이 도요등이다. 도요등 남단을 살펴보면 북쪽과 달리 파도가 찰랑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강물과 앞바다의 연안류가 서로 부딪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낙동강이 실어나르는 퇴직물은 연간 1000만 t에 달한다. 입자가 작은 물질은 멀리 대한해협까지 흘러가고 모래 등 무게가 있는 퇴적물은 사주 지역에 쌓인다. 해설사는 "강물에 실려온 모래와 점토 등을 연안류가 육지 방향으로 밀어올려 모래섬은 바다 쪽으로 자라게 된다"고 말했다.
부산 사하구 아미산전망대에 오르면 낙동강과 남해 연안류가 빚어낸 현생 삼각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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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벽화의 향연, 태종대
곧이어 태종대를 대표하는 신선바위가 나온다. 이곳은 파도의 침식으로 평평하게 깎인 뒤 지각이 솟아올라 만들어진 것으로 '파식대지'라 불린다. "파식대지 위에 서 있는 바위는 파식대지가 만들어질 때 상대적으로 주변보다 단단한 부분이 남아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설사는 곁들였다. 이곳에서부터 왔던 길을 다시 돌아 화장실을 지나 계속 걸어가면 해식동굴, 현생 자갈마당, 복합암맥, 돌개구멍 등 파도의 침식작용과 관련된 지형을 볼 수 있다. 해설사는 "탐방로를 따라가다 보면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와 반딧불이 등 다양한 해양생물도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
사진=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부산시 제공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1600&key=20141024.2202618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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