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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한국과 아세안 교류·이해 폭 넓히는 계기 되길"

내용


부산 거주 아세안 7개국 유학생들 단체사진.


11월 하순 부산에서 초대형 국제행사가 열린다. '평화를 향한 동행, 모두를 위한 번영'을 기치로 내걸고 25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그것이다. 27일에는 한·메콩 정상회의가 열린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부산에 사는 캄보디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미얀마·필리핀·베트남·타이 유학생이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일곱 나라 일곱 유학생은 풋풋했고 다정다감했다. 그리고 금방 통했다. 한·아세안이 공동체이며 동반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인터뷰 참가자: 꿈자리안(Kum Za Lian·미얀마·부산대), 고영성(Koo Weng Sheng·말레이시아·부산외대), 소삐안(Sopian·인도네시아·영산대), 비싸이(TOCH PISEY·캄보디아·부산대), 포텅턴텝(PHOTHONG THONTHEP·타이·부산외대), 응웬민히데우(NGUYEN MINH HIEU·베트남·동명대), 존마크마트락(John Mark Matulac·필리핀·인제대) 

- 글·동길산 시인/사진·권성훈


나라는 달라도 모두가 동반자

줌 리읍 쑤어( ជំរាបសួរ). 아빠 까바르(Apa kabar). 아빠 카바(Apa khabar). 신짜우(Xin chào). 밍글라바(Mingalaba). 싸왁디캅(สวัสดีครับ). 꾸무스타카(Kumustaka).
나라와 언어는 달라도 마음은 다 같았다. 반갑고 살가운 마음이었다. 반갑고 살가운 마음이 담긴 인사말을 캄보디아 유학생은 줌 리읍 쑤어라 했고 인도네시아 유학생은 아빠 까바르, 말레이시아는 아빠 카바, 베트남은 신짜우, 미얀마는 밍글라바, 타이는 싸왁디캅, 필리핀은 꾸무스타카라 했다.


2~3면_유학생 인터뷰 모습 (5)


"부산은 생활비 싸고 바다 가깝고 사람들도 친절해 좋아요"

한국에는 어떻게 왔을까. 한국에서도 부산에는 어떻게 왔을까. 선진국도 많고 선진도시도 많은데 그중에서도 한국을 택하고 부산을 택한 이유가 분명 있을 터.
인도네시아 유학생 소삐안은 한국 유학 기회가 생겨 서울에서 지내던 중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부산에 왔다가 눌러앉은 경우다. 서울보다 생활비 적게 들고 바다가 있고 사람들도 친절하다며 부산을 치켜세운다. 필리핀 유학생 존마크마트락 역시 부산의 바다, 그리고 산과 빌딩을 치켜세운다. 부산이 자연 생태도시이면서 첨단 대도시란 뜻이리라. 도시철도 노선이 복잡하지 않고 대중교통이 잘된 것도 부산에 호감을 느끼는 이유다.

한류 열풍도 한몫 거들었다. 캄보디아 유학생 비싸이가 그랬고 타이 유학생 포텅턴텝, 말레이시아 유학생 고영성이 그랬다. 한국이 그저 좋았다. 특히 부산은 따뜻했다. 더운 나라 출신인 그들에게 부산은 갖출 것 다 갖추면서 덜 추운 '유학 1번지'였다. 캄보디아 비싸이는 고국에 대학 신입생 친동생이 있는데 부산 유학을 권할 작정이다. 동생뿐만 아니라 한국 유학을 희망하는 친구 모두에게 그렇게 할 생각이다. 미얀마 유학생 꿈자리안은 좀 특이한 경우다.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서 부산에 왔다가 바다가 있고, 대도시이면서 덜 북적이는 부산이 좋았다. 부산에 온 지 무려 8년이나 된다.
 
"아줌마·아저씨들이 한국말 잘한다고 해줄 때 기뻐요"
그들이 한국에 온 지는 짧게는 1년이고 대부분 2~3년이다. 한국에 와서 처음 맞닥뜨린 난관은 언어. 어떻게 넘어섰을까?
필리핀 유학생 존마크마트락은 한국에 온 지 2년이다. 인제대 백병원 의과대학에서 생리학 박사과정을 밟는다. 한국말을 꽤 하지만 여전히 어렵다. 필리핀에는 높임말이 없어서 교수님께 반말을 쓰기도 했다. 2년이 돼서야 높임말과 반말을 구별하게 됐다.

아세안 유학생의 특징은 명석하다는 것. 그러기에 자기 나라를 대표해서 외국에 나가 공부한다. 그런 만큼 자기만의 노하우로 한국어를 터득한다. 존마크마트락은 사회통합 프로그램에서 한국어를 익히고 동명대 다니는 베트남 유학생 응웬민히에우는 먼저 온 베트남 친구들을 통해 한국어에 가까워진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부산에 온 인도네시아 유학생 소삐안은 진작부터 준비했다. 인도네시아 대학에서 2년 동안 한국어를 배웠다. 영산대에 다닌다.



아세안유학생_권성훈(2019 (1)


"기숙사에서 샤워실을 공동으로 써서 깜짝 놀랐어요"
언어만 어려웠을까. 문화적 차이로 인한 애로도 적지 않았다. 유학 3년 차인 캄보디아 비싸이는 유학생 맏언니. 간담회 내내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끈다. 성품이 그런데도 유학 초기 깜짝 놀랄 일을 겪었다. 샤워실에 들어갔더니 다른 여학생들이 있었던 것. 캄보디아엔 대중목욕탕 문화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아무도 없는 새벽이나 밤늦게 샤워했다. 지금은 적응했지만 기숙사에 유학생 전용 개인 샤워실을 마련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빨리빨리' 문화도 적응하기가 꽤 버거웠다. 2018년 유학 온 타이 포텅턴텝은 '왜 빨리해야 하지?' 늘 의문이었다. 천천히 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 더욱 그랬다. 타이는 더운 나라라서 빨리하면 금방 지치기도 했다. 지금은 익숙해져서 본인 역시 빨라졌다. 고국에 가서 친구들과 걸으면 제일 빠르게 걷는다. 친구들 걸음이 느리다고 퉁을 놓기도 한다. 한국 사람이 다 됐다.

"주말엔 편의점에서 자정부터 아침 8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죠"

유학생이라고 해서 공부만 하진 않을 것이다. 공부 안 하는 시간은 무얼 할까. 인도네시아 소삐안은 몸집은 작아도 생활력이 단단하다. 한국에 온 지 4~5년 돼 한국에 대한 이해력이 높다. 덕분에 편의점에서 일하며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고국에 부치기도 한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환율 차이가 10배 정도라서 고국에선 큰돈이다. 손님이 대부분 부산사람이라 부산 사투리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졌다. 공부 마치고 귀국해서도 부산 사투리를 쓰지 싶다.

필리핀 존마크마트락은 기자다. SNS 기자단 일원이 돼 외국인에게 부산을 알리고 한국을 알리는 최일선에 있다. 인제대 백병원 의과대학 생리학 박사과정에 있으면서 실험실 일을 거들어 장학금을 받는 틈틈이 한국관광공사와 부산관광공사 SNS 기자가 되어 뜨끈뜨끈한 기사를 팍팍 날린다.

유학생끼리 친목을 다지는 자리도 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기념해 부산관광공사에서 여러 차례 촬영한 유튜브 '비정상회의'가 그런 자리였다. '비정상회의'엔 싱가포르와 브루나이, 라오스까지 모두 열 개국 유학생이 참여했다.

비정상의 정상! 그러고 보면 이 자리 참석한 유학생은 한 사람 한 사람이 각별하다. 자기 나라를 대표하는 까닭이다. 자기 나라를 대표하기에 이 자리에서만큼은 이들이 정상이다. 실제로 몇십 년 후 이들 중에서 정상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은가. 한국을 알고 부산을 아는 이들이 한 나라 정상이 돼서 '평화를 향한 동행, 모두를 위한 번영'이란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광경을 상상해 보라. '비정상의 정상'이 영 생뚱한 말은 아니다.



유학생 셀카


"우리 대통령이 와서 부산 해산물을 즐겼으면 좋겠어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자기 나라 정상이 부산에 오니 무엇보다 뿌듯하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표정에 힘이 들어간다. 인도네시아 소삐안은 식단까지 챙긴다. 인도네시아는 종교 문제로 돼지고기를 안 먹으니 부산의 해산물을 듬뿍 드시고 가기를 바란다.
캄보디아 비싸이는 훈센 총리 방문으로 캄보디아가 발전하고 많은 한국 사람이 캄보디아를 알게 되길 바란다. 미얀마 꿈자리안은 사실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올지가 가장 궁금하단다.

"졸업 후 한국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싶어요"
공부를 마치면 다음 진로는 어떻게 될까. 누구는 한국에 계속 있으려 하고 누구는 고국에서 역할을 찾으려 한다. 말레이시아 고영성은 멀리 본다. 최근 한국과 말레이시아 관계가 좋으니 한국에 관련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와 산업 문화를 말레이시아에 소개하고 싶다. 결혼은 국적을 따지지 않고 할 생각이다. 한국인도 좋다는 말로 들린다. 백병원 박사과정 존마크마트락 생각도 같다. 마음이 통하면 국적이 무슨 상관이냐는 주의다. 졸업 후에도 한국에 남아 실험실에서 일하기로 지도교수와 얘기가 됐다. 먼저 온 베트남 친구들에게 한국어를 배운 응웬민히에우는 한국 기업에 취직해 통·번역 일을 하고 싶다.

맏언니 캄보디아 비싸이는 꿈이 교수다. 귀국해 한국에서 배운 것을 캄보디아 학생에게 가르치고 싶다. 그렇게 해서 한국과 캄보디아 수준 차이를 줄여나가고 싶다. 아버지가 목사인 미얀마 꿈자리안은 귀국해서 도시 발전과 자국민의 사회·정치·문화적 인식을 높이고 싶다. 아직은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친구들 가운데 제일 빠르게 걷는다는 타이 포텅턴텝은 타이와 한국의 이해를 돕는 가교가 되고 싶고 편의점 '알바' 소삐안 역시 한국과 인도네시아 교류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소삐안은 부산시에 바라는 점도 덧붙인다. 부산은 관광도시라서 외국인이 많이 오고 무슬림도 많이 오니 하루 다섯 번 기도하는 무슬림을 배려해 곳곳에 기도실이 있으면 한다. 무슬림을 배려한 한국 최초의 지자체가 부산이기를 바란다.

  
돼지국밥. 낙지볶음. 주꾸미. 광안대교. 송정해수욕장. 송도해수욕장. 유학생이 손꼽은 부산의 음식이고 부산의 명소다. 돼지국밥을 얘기할 땐 얼굴엔 화색이 도는 듯했고 입에 침이 고이는 것처럼 보였다.


마지막으로 물었다. '부산은 (  )다!' 괄호는 금방 채워졌다. 다음과 같았다. 살기 좋은 도시(비싸이), 나의 마지막 청춘을 보낸 곳(소삐안), 다이내믹 부산(꿈자리안), 따뜻한 도시(포텅턴텝), 활발한 도시(고영성), 내 마음속 보석(존마크마트락), 뷰티풀 부산(응웬민히데우). 



하나은 기사 입력 2019-11-06 다이내믹부산 제201912호
자료출처 : 다이내믹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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