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복천박물관(관장 홍보식)은 8월2일까지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부산 알기 특별전 '복천동 고분군과 연산동 고분군'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복천동 고분군과 연산동 고분군의 유물과 관련 자료를 한자리에 모아 비교해 보고 삼국시대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하는 전시다.

연산동출토유물조합.

사적 제273호 복천동 고분군은 1969년 첫 발굴조사를 시작으로 10차례의 발굴조사에서 삼한·삼국시대 무덤 200여기가 조사됐고  출토된 유물은 2만여 점이다. 부산시 지정문화재 제2호인 연산동 고분군은 5~6세기 동안 만들어진 18기의 고총고분(큰 봉분이 있는 무덤)과 1천여기 이상의 중소형 무덤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140여 기가 조사됐다.

복천동1호분 출토 금동관.

이들 고분군은 부산지역에서 정치세력의 성장 과정과 대외교류, 가야에서 신라로 바뀌는 과정 등 삼한·삼국시대 부산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복원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유적이다. 온천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두 고분군, 우연의 산물은 아닐 것이다.

출토 유물뿐만 아니라 관련 지도·사진·기사 등을 통해 고분군의 변천사와 고분군을 주변으로 한 근현대 부산의 변화상을 볼 수 있다. 특히 복천동 고분군 1호 무덤 출토 '금동관'과 11호 무덤 출토 '거북 달린 그릇받침'은 부산시민에게 처음 공개된다. 한 무덤에서 2점의 금동관이 출토되기는 매우 드문 사례다.

전시는 △Ⅰ장 '역사 속의 복천동 고분군과 연산동 고분군' △Ⅱ장 '복천동 고분군과 연산동 고분군, 발굴조사의 역사' △Ⅲ장 '독로국과 가야, 그리고 신라' △Ⅳ장 '복천동 고분군 최초의 발굴조사, 1호분의 수수께끼' △Ⅴ장 '연산동 고분군의 특징과 가치' 등 5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독로국의 비밀은 언제 밝혀질까. 독로국은 지금의 부산 동래지역에 있던 소국이었다. '삼국지' 위지동이전 변진조에 "독로국은 왜와 경계를 접하고 있다"는 기록에 따라 변진지역 가장 남단에 위치한 소국임을 알 수 있으며 현재 동래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한편 '삼국사기'에는 동래 지역에 거칠산국이 있었던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독로국과 동일한 곳으로 보여진다. 아직 남아 있는 복천동 고분군의 미조사 지역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다.

오래전부터 부산에는 연산동 고분군이 있었다. 경주서 봤던 커다란 고분을 떠올리면 된다. 연제구 배산에 있는 연산동 고분군은 현재 부산에서 둥글고 높은 봉분을 가진 고분(고총고분)으로서는 유일하다. 18기 고총고분은 직경 20m가 넘는다. 배산 인근 능선 정상부에 크고 작은 고분들이일렬로 배치되어 있으며 거칠산국 지배층의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라의 무덤이 적석목곽묘로 땅 위에 지어진 것에 반해, 연산동 고분군은 지하에 축조된 수혈식석곽묘다. 축적 방식도 다르고 장송문화도 이색적이다. 지역 토착세력이 독자적이고 적잖은 세를 형성했음을 짐작케 한다. 연산동 고분군은 중요성, 희소성, 보존성 등 여려 면에서 가치가 높다.

이번 '부산 알기 특별전'은 부산의 대표 유적인 복천동 고분군과 연산동 고분군이 가진 의미와 삼국시대 부산의 역사를 돌아보게 한다. 어떤 모습으로 후세에 남겨 줄지 부산시민에게 남겨진 숙제다. 한편, 연산동 고분군 현지에서는 지난 8일 국가 지정 문화재(사적) 승격을 위한 문화재청 심사를 마쳤고, 그 결과에 따라 추후에 국가사적 지정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 복천박물관 554-42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