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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599호 전체기사보기

부산음식 밀면, 그 속에 부산역사 살아있네

임시수도기념관 특별전 ‘부산 밀면 이야기’ 12월15일까지
피란시절~70년대 풍경·억척 삶, 영상·사진·소품에 오롯이

내용

부산음식 '밀면'의 역사는 부산 현대사와 같다. 6·25전쟁통에 부산으로 몰려온 이북 피란민들이 고향에서 먹던 냉면을, 메밀 대신 미군이 구호품으로 나눠준 밀가루로 만들어 팔며 생계를 유지한 것이 바로 밀면이다. 피란민들의 집단 정착지였던 남구 우암동의 '내호냉면'은 밀면을 부산에 정착시킨 대표적인 곳으로 꼽힌다.

밀면은 60여 년 동안 부산사람의 입맛에 맞춰 변화·발전하며 부산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가난을 극복하며 힘겹게 지금의 부산을 이룬 부산사람들의 억척스런 삶과 함께 해 왔다. 지금은 그저 부산사람들과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여름철 별미로 즐기는 음식이지만, 우리 부모들의 허기진 배를 채우고 지친 몸을 일깨웠던 밀면 한 그릇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부산음식 밀면을 통해 부산의 현대사와 부산사람의 삶을 되돌아 보는 이색 전시회가 오는 12월15일까지 열린다(사진은 부산시 임시수도기념관이 15일 개막한 특별기획전 '부산 밀면 이야기' 전시 사진).

부산음식 밀면에 담긴 이야기와 역사성을 되새기는 이색 전시회가 15일 막을 올렸다. 부산광역시 임시수도기념관이 개관 첫 특별기획전으로 오는 12월15일까지 여는 '부산 밀면 이야기'다. 밀면이라는 음식을 통해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온 부산사람들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  

전시장은 밀면과 함께 시대를 살아온 부산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5개 주제로 나눠 구성했다. 각 전시공간마다 영상물과 사진, 밀면 관련 소품을 배치해 피란시절부터 1970년대까지 시대상과 부산사람들의 억척 삶을 오롯이 보여준다.

특별기획전 '부산 밀면 이야기' 전시 소품.

전시의 첫 번째 주제는 '부산 밀면, 24시간의 기록'. 올 여름 부산의 밀면집을 누비며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선보인다. 밀면집의 새벽부터 육수를 준비하는 모습과 점심 손님들의 풍경, 밤 9시를 넘겨 문을 닫고 집으로 향하는 밀면집 사장의 뒷모습까지 활기차고 고단한 하루 일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영상물 주변 전시 벽면에는 밀면에 대한 추억과 의미를 말하는 부산사람들이 목소리가 전시장을 채운다.

두 번째는 '피란과 밀면, 우암동 내호냉면 이야기'다. 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의 고난과 혼란스러웠던 부산의 모습을 '내호냉면'을 통해 생생히 보여준다.

세 번째는 '밀면, 기억들'. 밀면집을 운영하며 억척스럽게 살아온 부산사람들의 삶을 되짚어 본다. 1953년 반공포로로 석방돼 국제시장 인근에서 밀면과 인연을 맺었던 토성동 함흥냉면 할아버지의 삶, 1962년 사하구 괴정동에서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밀면 장사를 시작했던 해주냉면 할머니의 인생, 19살 경남 고성에서 부산으로 와 냉면집을 전전하며 기술을 배워 자신의 냉면집을 개업한 부산진구 당감동 시민냉면 사장의 도시정착 이야기 등을 영상에 담았다.

네 번째는 '1960~70년대 분식의 날에 담긴 시대의 풍경'이다. 1969년 1월23일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을 '분식의 날'로 지정해 쌀로 만든 음식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던 모습, 밀가루 요리강습회, 학교에서 점심시간마다 했던 도시락 검사 등 쌀이 부족해 어려웠던 시대상을 생생히 보여준다.   

다섯 번째는 '대를 이어가는 밀면집 사람들'이다. 대를 이어 부산 밀면의 맛을 지속시키고, 그 맥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960년대에 개업해 부산 밀면의 역사를 일군 부산진구 가야동의 가야밀면, 개금동의 개금밀면 등 대물림 밀면집 사장들을 인터뷰하고 부산 밀면의 현주소와 미래를 가늠해 본다.

서구 부민동 임시수도기념관에서 여는 이번 특별기획전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무료다.

※문의:임시수도기념관(231-6340)

작성자
구동우
작성일자
2013-10-1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599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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