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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먹고, 부끄러운 것은 한 순간이라고?!!

LG 박용택, 내년에 야구할 수 있을까… 당당한 홍성흔, 진정한 타격왕
KBO, 올 타격왕 타이틀 없애야 스스로 권위·품위 유지

내용

장소 : 서울 잠실야구장
때   : 2009년 9월 25일

□ 김재박 : 야, 모여 봐. 우리 용택이가 일생에 단 한번 있는 기회를 잡았다. 투수들 절대로
               홍성흔하고 승부하면 안 된다. 승부하면 각오해라.
□ 박용택 : 감독님, 고맙습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야구장에는 나와 있을까요.
□ 김재박 : 그래야지, 일생에 단 한 번인데. 잘 봐라. 너도 배워서 다음에는 나처럼 해야 한다.
               욕먹고, 부끄러운 것은 한 순간이다. 타이틀은 영원하다.
□ 박용택 : 예, 감독님. 잘 보고 배워서, 우리나라 프로야구 망하는데 앞장서겠습니다.
□ LG 선수단 일동 : 자, 떠나시는 감독님 뜻 새겨들었지. 용택이 확실하게 밀어주자.
□ 박용택 : 그런데, 감독님. 일생에 단 한번이면 저는 앞으로도 타격왕 못합니까.
□ 김재박 : 당연하지. 네 실력에 타격왕은 올 해 한번이다. 그리고 못하면 어때.
               그래도 타격왕 출신 아니냐.

LG 트윈스의 박용택(오른쪽) 선수가 지난 25일 롯데 자이언츠
와의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채 더그아웃에 앉아 있는 모습).
<사진출처 - 중앙일보[OSEN 제공]>

지난 1982년 한국 야구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을 연출한 LG 김재박 감독이 또 한번 한국 야구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영화 한 편을 찍었습니다.

제목 : 욕먹는 것은 한 순간이고, 타이틀은 영원하다
주연 : 김재박 LG트윈스 감독
조연 : 박용택 LG 트윈스 외야수와 투수들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 한일전에서 김재박 감독이 연출한 개구리 번트 장면이 몇 번을 다시 봐도 한국 야구사를 대표하는 명화의 한 장면이라면, 지난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와 LG트윈스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이 소속된 LG 박용택 선수의 타격왕 만들기를 위해 롯데 홍성흔 선수를 4연속 볼넷으로 내 보낸 장면은 과연 어느 장르의 영화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성적 부진으로 감독직을 그만 두는 마당에 “에잇, 사고 한 번 쳐”라는 무시무시한 생각이 아니라면, 상식과, 인격과, 예절을 모두 무시한 김재박 감독.

소원이 하나 있다면 다시는 그를 프로야구 판에서 만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LG는 그 어느 구단 보다 구단주의 야구사랑이 대단하다고 하던데, 감독 한 명으로 인해 그룹 전체 이미지도 돈으로 환산 못할 만큼 치명타를 입었으니,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요.

그리고 박용택 선수. 참으로 어이가 없고, 불쌍하다는 생각 밖에는 없습니다. 당당하게 겨뤄서 이겨보고 싶다고, 출전을 시켜 달라고 감독에게 왜 말하지 못했을까요. 더그아웃에 앉아 웃고 있던 모습이 진정한 박용택 선수의 마음이라면, 그는 운동하는 기계 이상은 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 주 한국 프로야구에 참으로 서글픈 영화 한 편이 상영됐습니다. 김재박 LG 감독의 도를 넘는 박용택 타격왕 밀어주기에 대한민국 야구팬 전체가 분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히려 당당하게 승부를 겨뤄보고 싶었던, 끝까지 최선을 다했던 롯데 자이언츠의 홍성흔 선수의 한 마디가 가슴을 찡하게 합니다.

“박용택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가 부족해서 실력으로 이기지 못했을 뿐입니다.”

박용택 선수를 타격왕으로 만들기 위해 출장 시키지 않는 것도 모자라 자신에게 타격 기회조차 주지 않은 상대팀의 감독과 선수를 향해 홍성흔 선수는 자신의 부족함을 탓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 바랍니다. KBO 스스로의 권위와 품위를 지키려는 의지가 있다면 올해 타격왕 타이틀은 없어야 합니다. 다시는 이 땅에서 이 같은 추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당당한 자존심을 세워주길 기대합니다.

작성자
조민제
작성일자
2009-09-2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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