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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당신의 마음 닮은 얼굴, 창령사 터 오백나한

내용

▲ 부산박물관 입구 전경. 


부산박물관에서 전시하는 강원도 영월 창령사 오백나한은 이미 오래된 폐사된 절터에서 발굴된 까닭에 종교적 역사적 배경은 잘 알 수 없지만 관람객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 전시입니다. 그 절박하고 친근한 표정을 마주하는 순간 내가 알고 있는 누군가가 연상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특별전시는 창령사 오백나한이 홀로 주인공입니다. 여러 방면의 전문가와 작가가 참여하여 다양한 시각으로 오백나한을 바라보면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 수행하는 나한


나한상은 불상이나 보살상과 같은 성상처럼 번쩍이는 금으로 장식되지도, 화려한 광배를 이고 있지도 않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신의 형상에 비하면 속된 영역에 속하지만 윤회의 수레바퀴를 벗어나 인간으로서는 가장 높은 경지에 올랐습니다. 이처럼 ‘성’,과 ‘속’의 경계에 머물며 나와 다르지 않은 높이에 있는 나한이기에 누구나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대상이 됩니다.  


▲ 미소 띈 나한


아주 살며시 표정을 짓는 눈과 코, 입에서 배어나오는 미소, 그 형태의 원인인 '평온함'이 우리 마음을 끌어당깁니다. 우리와 다르지 않는 친숙한 존재임을 표현하기 위하여 나한 고유의 얼굴은 돌속으로 사라집니다. 그 빈자리에는 나와 당신의 표정만이 남아 있습니다. 나한이라는 것은 ‘아라한’의 줄임말로 신스크리트어 ‘아르핫, 아르한’을 한자로 음역하여 만들어진 말입니다. 최고의 깨달음을 얻은 불교의 성자를 뜻합니다. 


 

 

▲ 바위 뒤에 앉은 나한


나한은 수행자인 승려 복식을 입고 있습니다. 수행자 복식은 고타마 싯다르타가 황금을 떠나 사냥꾼의 거칠고 해진 옷을 바꿔 입으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부처는 승가의 의복으로 누더기 천인 일명 ‘분소의’를 선택함으로서 수행자로서 모든 욕심을 버리는 방편으로 삼았습니다. 이후 가지런한 밭고랑 형상을 한 ‘전상의’로 변화하여 수행자의 몸가짐이 반듯하게 지켜지도록 하였습니다. 

 

 

▲ 생각에 잠긴 나한


동아시아로 불교가 전래되면서 인도와 다른 기후적인 요인으로 ‘장삼’위에 가사를 착용하면서 가사와 장삼은 불교의 대표적인 법복이 되었습니다. 통일신라와 고려시대는 관음의 화신으로 추앙받았던 인도 고승 ‘승가대사’ 신앙이 유행하면서 머리에 두건을 쓴 이국적인 승려이미지가 유행하였습니다. 이러한 유행으로 머리에 두건을 쓴 나한상이 유난히 많이 제작되었습니다. 



▲ 암굴 속 나한


해탈에 이른 얼굴들

나한이란 내 안에 존재하는 까달은 자이고, 그처럼 깨달은 삶을 살 수 있는 능력입니다. 깨달은 삶이란 저 멀리 아득한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천진하게 웃고 좀 더 느긋하게 진지하고, 좀 더 여유 있게 인상 쓰고 좀더 편안하게 슬플 수 있는 삶입니다. 결코 멀지 않기에 우리 자신 또한 얼마든지 다가갈 수 있는, 지금 내 삶 바로 옆에 있는 삶입니다. 전시 기간은 지난 11월 28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이며,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작성자
황복원
작성일자
2019-12-0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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