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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미국 대표하는 전시·컨벤션 도시

빌딩 사이 초록 숲 … 거리마다 문화 넘쳐나
응답하라! 자매도시 / 미국 시카고 ①

내용

미국 일리노이주 북동부의 도시 시카고까지 한국에서 1만7천393㎞, 13시간 20분 직항으로 날았다. 계획 없이 찾아도 즐길 거리가 많은 도시 시카고. 가이드북 글귀인데 실제 그랬다.

바람 많은 바람의 도시, 마천루의 도시, 재즈와 블루스의 도시, 알카포네의 도시…. 미국 시카고에 따라다니는 수식어만 해도 시카고의 빌딩만큼이나 현란하다. 영화나 소설 등을 통해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시카고는 커다란 덩치에 다양한 개성이 녹아든 도시다. 현대건축의 메카일 뿐 아니라 도심 뒷골목에선 블루스 선율이 흐르는 낭만의 땅이다. 인구 270만명의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마천루의 도시 시카고는 인디언 말로 '야생 양파'라는 의미다. 도심을 걷거나 시카고 강을 따라 거닐다 보면 한 겹 한 겹 껍질을 벗겨낸 양파처럼 새롭게 다가서는 시카고를 발견한다.

부산은 시카고시와 인연이 깊다. 부산시는 2007년 시카고와 자매도시결연을 맺었다. 부산과 시카고는 많이 닮아 있다. 과거, 6·25전쟁으로 인한 피란도시였던 부산과 대화재라는 큰 역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시재생의 기본 틀을 다지며 성장한 국제관문도시라는 것. 그리고 수변공간(워터프론트) 가꾸기에 관심을 갖고 강과 호수를 잘 활용한 도시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이제 빅 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도시로의 도약도 기대한다.

Windy City 시카고, 미국 변화 선도 바람 몰고 와

시카고는 환경, 공공예술 문화, 화합, 금융의 도시를 도시발전 비전으로 설정, 성공을 거두며 21세기 세계도시 경쟁에서 우뚝 섰다. 하늘 높이 뻗은 고층 건물과 잘 발달된 교통망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물류 중심지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편리한 교통과 아름다운 도시 미관, 잘 갖춰진 시설 등을 십분 활용, 각종 회의와 전시회가 끊이지 않는 전시컨벤션 도시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앤타워(사진 중앙)가 위치한 시카고 중심부 루프(Loop)를 통과하는 고가철도.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가장 큰 경쟁력은 시카고가 교통의 요충지라는 것. 시카고 오헤어 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중 하나다. 하루 평균 2천500대의 항공기가 발착하고 연간 7천만명 이상의 승객이 이용한다. 10년간 북미 최고의 공항에 선정됐다.

공항에서 도심(루프지역, Loop)까지는 도시철도가 가장 저렴하고 편하다. 간혹 지상과 지하를 오가며 멀리 우뚝 솟은 고층건물들이 스쳐지나간다. 화려해 보였다. 하늘로 뻗은 마천루가 펼치는 스카이라인 덕분이다. 그러나 거리는 달랐다. 고풍스럽다. 고딕과 아르데코 등 1920년대 건물들이 많다.

도심 루프지역의 고가철도. 시카고의 고가철도 구간은 독특한 풍경을 연출해 명물로 손꼽힌다.

시카고 건물의 특징 중 하나로 회전문을 꼽는다. 사시사철 미시간호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바람의 도시(Windy City)', 시카고의 별칭이 붙은 이유다. 그러나 시카고시 한인회 부회장 토니 씨는 "시카고가 미국의 변화를 선도하는 바람을 몰고 오기 때문"이라고 귀띔한다.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 2008년 11월 시카고 그랜트공원에서 대통령직 수락연설을 하면서 새로운 역사의 첫 장을 연 곳임을 거듭 강조했다.

Dynamic City 시카고, '개척 정신' 가장 미국적인 도시

1871년 대화재 때 도시 대부분이 불에 타면서 현대건축 도시의 사연은 시작됐다. 시카고는 1673년 프랑스인 탐험가와 선교사에 의해 처음 발견돼 1833년 도시로 승격됐다. 당시 인구는 400명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1890년 100만명, 1930년 300만명으로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 발전하던 시카고에 대화재라는 대재앙이 닥친다. 당시 목조 주택과 미시간호의 강한 바람 탓에, 거센 바람을 탄 불은 강을 넘어 이틀 동안 계속됐다. 1만8천동의 건물이 파괴되고 300명이 사망하고 10만명이 집을 잃었다. 도심의 60% 이상이 소실되자 즉시 도시 재건에 나섰고 시카고는 건축가들의 캔버스가 됐다. 이후 목조건물의 건축이 금지되고 대신 철근을 사용하기 시작해 1882년 세계 최초로 마천루 10층 건물이 탄생했다. 이후 시카고는 현대건축의 교과서가 됐다.

시카고는 빠른 성장의 대명사다. 2012년 세계화와 세계도시조사망(GAWC)에서 알파 글로벌 도시로, 2014년 글로벌 도시 지수 7위에 선정됐다. 같은 해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도시의 영광을 안는다. 시카고를 가장 미국적인 도시로 꼽는 이유는 시카고의 '미국적인' 빠른 성장을 가능케 한 개척자 정신과 역동성 때문이다.

Communicating City 시카고, 기발함 번뜩 밀레니엄 공원

2005년 문을 연 밀레니엄 공원은 시카고의 상징이다. 공원 중앙에는 커다란 '콩' 하나가 떨어져 있다. 거울효과가 나는 은색 '콩' 모양의 '구름 문(클라우드 게이트)'은 셀카족에게 가장 인기 높다. 밀레니엄 공원은 공간과 다양한 시설물의 절묘한 조화 탓에 수많은 도시 계획자와 공원 설계자들에 의해 '최고' 평가를 받는다. 시카고 시민들은 이곳을 시카고의 푸른 하늘과 고층 빌딩, 날아가는 새와 스쳐가는 사람을 담아, 실시간 교감하는 '소통의 장'으로 꼽는다. 7분 거리에 비디오스크린에 다양한 얼굴이 떠오르는 크라운 분수(Crown Fountain) 역시 이색 볼거리다. 물과 시민을 형상화했다. 10분마다 시카고 시민 얼굴이 벽에 나타나 입술 사이 물을 뿜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관광객이 보는 얼굴은 늘 다르다.

밀레니엄 공원은 시카고의 상징이다. 다양한 시설물과 공간의 절묘한 조화로 수많은 도시 계획자와 공원 설계자들로부터 '최고' 평가를 받는다(사진은 밀레니엄 공원과 시카고 마천루 전경).

중심 광장에 제이 프릿츠커 공연장(Jay Pritzker Pavillion)이 있다. 공원 관계자는 "공원이 자연과 연속선상에 있는 이미지를 강조했다"고 했다. 격자 구조물엔 조명과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어 무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관객들에게도 생생한 소리를 전한다. 시카고 시민들은 "전세계 수많은 투자자들로부터 밀레니엄 공원을 '공공의 영역'으로 지켜낸 것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저 조용한 휴식공간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공원이다.

Taste City 시카고, 알 카포네 먹던 야참 그 맛

세계적인 여행잡지 미슐랭에서 시카고 레스토랑만 조명한 특별판을 발간했을 정도로 시카고는 가장 많은 미슐랭 레스토랑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레스토랑에 수여하는 '제임스 비얼드 상' 시상식도 시카고에서 열린다. 작년까지 뉴욕에서 진행됐었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들이 시카고를 거점으로 두고 있다는 증거다.

1938년. 길가 샌드위치 가게에 들어가려니 1938년부터 시작됐다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식사시간도 지났는데 조그만 가게가 북적인다. 젊은 형제가 이 가게의 주인이다. 가게 안에는 곳곳에 역사가 걸려있다. 70년 전, 앨 프레리라는 사람을 비롯한 두 부부에 의해 처음 시작됐다. 시카고 명물이라는 이 샌드위치 가게에는 샌드위치와 관련된 사진과 그림들이 빽빽이 걸려있다. 그림을 보며 기다리는데 점점 배가 고프다. 1930년대라면 알 카포네가 시카고를 주름잡던 시절. 마피아들도 밤새 노름을 하며 야참으로 즐겨먹었다는데, 그 야참 맛을 맛볼 수 있을까.

Art city 시카고, 자유로운 영혼 '거리의 악사'

시카고가 음악의 도시가 된 건 철도 때문이다. 미시시피와 시카고 사이의 열차 운행이 시작되면서 미시시피 삼각주 지역에서 발생한 블루스가 몰려왔다. 음악의 도시답게 6월엔 가스펠 페스티벌과 컨트리 페스티벌이 열리고 8월 라틴음악페스티벌, 9월 재즈 페스티벌과 월드 뮤직 페스티벌이 열린다. 음악을 좋아한다면 시기를 맞춰 방문하면 좋겠다.

지하철 블루라인과 레드라인이 교차하는 플랫폼 안은 항상 다양한 음악을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들로 흥겹다.

거리의 아티스트들을 만나는 것도 이곳에서는 너무나 흔한 풍경. 지하철 블루라인과 레드라인이 교차하는 플랫폼 안은 항상 다양한 음악을 선사하는 거리의 악사들로 흥겹다. 골목 구석구석 공공 예술품 또한 즐비하다. 시카고 시청인 데일리 플라자 앞에서 피카소의 이름 없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사걀이 느낀 시카고의 4계절을 모자이크로도 볼 수 있다. 샤갈의 눈에 비친 시카고는 아름답다.

누구나 한번쯤은 봤음직한 시카고 간판. 1921년 개관한 시카고 극장은 개관 당시엔 미국 최대 규모의 영화관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지금은 연극, 콘서트가 열리는 종합예술극장이다.

1921년 개관한 시카고 극장은 개관 당시 미국 최대 규모 영화관으로 이름을 날렸다. 지금은 연극, 콘서트가 열리는 종합예술극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시카고는 음악의 도시로 유명하다. 6월에는 가스펠 페스티벌과 컨트리 페스티벌이, 8월에는 라틴음악페스티벌이, 9월에는 재즈 페스티벌과 월드 뮤직 페스티벌이 열린다.

밀레니엄 파크 맞은편에 위치한 시카고미술관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보스턴 미술관과 함께 미국 3대 미술관 중 하나다. 미술관 1층, 기부자 명단이 빼곡히 붙어 있어 인상적이다. 시카고 미술관은 트립 어드바이저(trip adviser)가 정한 세계 최고의 미술관으로 꼽혔다. 온전히 관광객들만이 투표해서 얻은 결과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 크다.

작성자
이귀영
작성일자
2015-12-1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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