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1994년에 이어 1960년! 복고 냄새 물씬 풍기는 부산 배우

1960년대 배경 영화 '쎄시봉' 열연 … '응답하라1994'로 스타덤

내용

최근 서글서글함과 친근함을 무기로 스크린을 장악한 배우가 있다. 바로 영화배우 정우다. 정우는 2013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고아라를 사랑하는 순정파 '쓰레기' 역으로 단숨에 우리에게 다가왔다. '응답하라 1994'에서 그랬듯이 그는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최근에는 영화 '쎄시봉'(2월 5일 개봉)에서 1960년대 말로 돌아가 가상인물 오근태 역으로 한효주와 함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전해줬다. '쎄시봉'은 조영남, 이장희, 윤형주, 송창식 등을 배출한 서울 무교동의 음악감상실로, 영화 속에서도 이들이 실명으로 등장한다.

서글서글함과 친근함을 무기로 스크린을 장악한 배우 정우가 1960년대 낭만을 담은 영화 ‘쎄시봉’으로 돌아왔다.

연기 위해 서울로 … 긴 무명 아버지 생각에 버텨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것 같은 옆집 총각, 동네 오빠 같은 느낌을 지닌 정우는 부산 출신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을 즐겼다. 하지만 그때는 배우를 꿈꿨다기보다 자신의 '끼'를 느꼈을 뿐이라고 한다. 본격적으로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부산상고를 다니던 고등학교 때로, 당시 부산에 단 하나 있던 연기학원에 다니며 가능성을 엿봤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로 상경했다. 그의 말을 빌자면 유학이었다. “갑자기 다른 세계에 온 느낌이었다. 나한테는 서울이 미국과 같았으니 유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2000년대와 함께 그의 20대의 힘든 무명의 시절이 시작됐다. “수면 위로 오르려고 바동거리던 시기다. 서울에서 오디션을 보러 다녔고, 후회 없이 살았다”는 그의 20대 초반을 지켜준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 돌아가신 아버지였다.

“당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많았고, 부재에서 오는 외로움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 외박 한 번 한 적 없고, 술도 못 마셨다. 남성적이고 마초 기질이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아버지께 그렇게 배웠다. 고3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마음을 다잡고 생활했다.”

자신의 이야기 담은 영화 '바람'으로 존재감 드러내

배우가 되기 위해 서울 생활을 하던 그는 2000년대 중반까지 많은 영화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다. 얼마 전 tvN '삼시세끼' 어촌편에 게스트로 출연했던 정우가 차승원을 만나 “과거 '라이터를 켜라'(2002)에서 부하7로 출연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처럼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찾지 못할 역할들이었다.

그렇게 수없이 많은 단역 생활을 하다 2008년 액션 영화 '스페어'에서 주연을 맡았으나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해 부산을 배경으로 한 학원 액션 영화 '바람'(2009)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바람'은 '스페어'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성강 감독에게 들려준 정우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로 그의 남다른 애정이 담겨 있다.

그런데 '스페어'나 '바람'에서 보여준 강한 남자의 모습도 잘 어울였지만 그에게 잘 맞는 역할을 따로 있었다. 대중들이 그를 조금씩 궁금해 하기 시작한 것은 KBS2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2013) 때부터이기 때문이다. 전과자지만 교도소에서 제빵 기술을 배운 착실한 총각으로 등장해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호감을 얻었다.

곧이어 그는 연기 인생의 모멘텀이 된 역할을 만난다. 바로 '응답하라 1994'에서 '쓰레기' 역이다. 이 드라마는 정우를 단박에 스타덤에 올려놨다. '쓰레기' 역은 부산에서 올라온 의대생으로 무뚝뚝하고 무심한 부산남자다. 정우 자신과 닮은 구석도 많은 인물이어서 더욱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다. '응답하라 1994'는 10여 년간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땀의 결실이 맺어진 작품이었다.

영화 '쎄시봉' 통해 1960년대 낭만·추억 전해  

2월 개봉한 영화 '쎄시봉'에서 정우는 우리를 통기타 가수들이 활약했던 1960년대 말로 돌아가게 만든다. “'쎄시봉'의 시나리오를 당시 음악을 들으며 읽는데 마음이 설레면서 눈물이 흘렀다.” 그의 말마따나 영화 속에 그려지는 순수했던 사랑과 낭만, 그리고 아름다운 포크송들은 각박한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묵은 때를 씻어준다.

영화 ‘쎄시봉’에서 기타연주를 하며 노래 부르는 정우(사진 오른쪽에서 첫번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정우가 연기한 오근태 역은 송창식, 윤형주와 함께 트리오를 결성할 뻔 했던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어서 그는 연기를 위해 기타를 배우고 노래 연습도 해야만 했다. “기타 코드를 잡느라 손에 물집이 잡히기도 했다. 이장희 선생님의 '그건 너'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등은 마스터했다. 노래는 윤형주 선생님과 송창식 선생님을 연기한 강하늘과 조복래의 실력이 출중해 도움을 많이 받았다.”

'쎄시봉'에서는 민자영 역을 연기한 한효주와의 로맨스도 있는데, 애틋한 키스신은 무척 서정적으로 그려진다. “'응답하라 1994' 때 고아라 씨나 이번에 한효주 씨도 그렇고, 애정 신이나 데이트 신 같은 경우 정말 설렌다. 함께 연기하는 캐릭터의 이야기가 쌓이면 그렇게 된다.” 이런 그의 마음 때문일까? 그의 사랑 연기는 여느 배우보다 진정성 있게 다가오기 때문에 강한 흡입력이 있다.

충무로에서 새로운 연기파 배우로 떠오르고 있는 정우는 현재 황정민과 함께 '히말라야'를 촬영 중이다. '히말라야'는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히말라야 등정 때 죽음을 맞이한 후배 대원의 시신을 거두기 위한 여정을 그린 영화로, 그는 고 박무택 대원 역을 맡아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부산 출신으로 부산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정우는 “부산에서 자란 기억이 항상 연기에 도움이 되고, 부산에서 살았던 평범했던 삶이 내 연기에 힘이 된다”고 말한다. 서른다섯 살의 나이로 새로운 연기 인생을 살고 있는 정우에게 우리의 관심의 박수가 더욱 필요할 때다.

작성자
이원 국제신문 기자
작성일자
2015-03-0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페이지만족도

페이지만족도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균 : 0참여 : 0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를 위한 장이므로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 - 민원신청 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광고, 저속한 표현, 정치적 내용, 개인정보 노출 등은 별도의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부산민원 120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