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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1,300살 국내 최고령… 절로 머리 숙여지는 나무

부산 기네스를 찾아라! ⑭장안리 느티나무
신라 문무왕이 심었다는 전설… 매년 음력 1월·6월 당산제 지내

내용
1천300살의 장안리 느티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나무로 1999년 밀레니엄 나무로 선정됐다.

그런 나무가 있다. 보기만 해도 주눅이 드는 나무. 주눅은 들어도 마음은 편안한 나무. 주눅은 왜 드는가. 마음은 왜 편안한가. 나와는 도저히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도저히 비교가 되지 않기에 스스로 마음을 풀기 때문이다.

부산 기장읍 장안리 하장안마을 느티나무가 그런 나무다. 보는 순간 주눅이 들고 주눅은 들어도 마음은 편안한 나무다. 나무는 높고 높아 끝가지가 하늘에 닿는다. 품은 넓고 넓어 누구라도 안는다.

1천300살 … 마을 지키는 보호수

나무 나이는 천 년 하고도 300년. 무려 1천300살이다. 우리나라에서 나이가 가장 지긋한 나무다. 삼국을 통일한 신라 문무왕(626~681년)이 심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새천년을 앞둔 1999년 산림청 지정 밀레니엄 나무가 바로 장안리 느티나무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여기 느티나무는 신목(神木)이다. 소원을 들어 주며 마을을 지켜 주는 보호수로 떠받든다. 나무 아래 할매신 제당에선 매년 음력 1월 14일과 6월 14일 당산제를 지낸다. 봄 이파리가 동쪽에서 먼저 나면 동쪽 들판 농사가 풍년이고 서쪽이면 서쪽 농사가 풍년이란 전설은 나무를 더욱 그윽하게 한다.

느티나무는 정자나무로 불리기도 한다. 그늘이 넉넉한 덕분이다. 높고 넓은 나무가 자아내는 그늘은 얼마나 넉넉할 것인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라서 나무 그늘도 우리나라에선 가장 오래됐을 터. 그런 그늘에 들어 반나절이고 한나절이고 주변을 둘러보고 나를 둘러보는 건 어떨까?

'100년을 채 살지 못하고 그 전도 후도 보지 못하는 우리 앞에 1천년의 시간이 서 있다.' 이선형 시인이 부산일보에 쓴 장안리 느티나무 한 대목이다. 오래된 것은 사람을 숙연하게 한다. 하물며 한국 최고의 나무 앞에서랴. 쉬 들뜨고 쉬 바뀌는 우리네 갑남을녀 심사에 대침을 놓듯 장안리 느티나무는 묵직하게 서 있다.

넉넉한 그늘… 주민 쉼터로 사랑받아

느티나무 주위는 온통 연꽃 밭이다. 인당수에 몸 던진 심청을 떠받치듯 느티나무를 떠받친 홍련 백련 연향(蓮香)이 장안사 길목 하장안마을을 일렁인다. 느티나무를 상석에 앉히고 정자며 물레방아며 조롱박 터널이며 잔치판이 흥겹다. 흥이 난 나무는 이파리 들썩이며 어깨춤 춘다.

느티나무가 있는 장안리는 상장안과 하장안을 아우른 지명이다. 상장안 장안사는 천년고찰이다. 신라 문무왕 때 지은 장안사에는 보물이 많다. 대웅전 석조석가여래삼불좌상과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대웅전은 국가가 지정한 보물이고 석가영산회상도, 석조석가삼존십육나한상, 석조지장시왕상, 명부전과 명부전 지장보살 등등은 부산이 지정한 보물이다. 느티나무를 보러 갈 것 같으면 장안사 순례는 필수.

대중교통은 하나. 기장시장에서 한 시간 간격 마을버스 9번 종점이 장안사이다. 느티나무 탐방은 하장안에서 내리면 된다. 하장안 직전 정류소는 기룡. 여유가 있다면 기룡마을 '장안제비(長安堤碑)'를 찾는 것도 좋겠다.

장안천에 둑(堤)을 쌓은 걸 기념해 세운 비다. 둑은 1800년 쌓았고 비는 1823년 세웠다. 농산물직판장 뒤편 기룡교를 지나서 길이 갈라지는 네 번째 전봇대 아래 숨어 있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2014년 7월호
작성일자
2014-07-07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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