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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원형 간직한 부산최고 기차역사

부산 기네스를 찾아라! ③송정역
2006년 국가 문화재 등록 … 부산시, 옛 모습 그대로 보존

내용

역은 만남과 보냄이다. 만남의 설렘이고 보냄의 아쉬움이다. 그래서 역은 어느 역이든 감상적이다. 어느 역이든 애환의 공간이고 추억의 저장고다. 애환의 손때가 닥지닥지 묻어 추억의 눈때가 닥지닥지 묻어 오래 된 역일수록 반들댄다. 역이 반들대고 역을 바라보는 눈빛이 반들댄다.

동해남부선 송정역 역시 반들대는 역이다. 현재 남아 있는 부산지역 역사 가운데는 가장 오래 돼 가장 반들대는 역이다. 문화재 지정에 깐깐하기로 유명한 문화재청조차도 그 반들댐에 놀라서 ‘등록문화재 제302호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명판을 2006년 달아줬다. 송정역이 지닌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송정역은 1934년 12월 영업을 시작했다.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역 건물은 국가 문화재이다.

1934년 영업 시작
동해남부선 복선화로 문 닫아

“기다림이 사라져 아쉬워요.” 송정역 출입문을 몇 번 밀쳐 보던 여인이 아쉬움을 토로한다. 출입문은 안쪽에서 쇠줄로 감겨 열리지 않는다. 부산에서 가장 오래 된 기차역인 송정역은 현재 기차가 다니지 않는 역이다. 선로 복선화로 노선 변경이 생기면서 인근 해운대역과 함께 문을 닫은 것이다.

송정역으로 가는 담장에는 2013년 12월2일부터 송정역이 이전됨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그 하루 전날이 마지막으로 문을 연 날인 셈이다.

송정역은 얼마나 오래 됐을까? 1934년 12월16일 영업을 시작했으니 얼추 80년 역사다. 처음엔 간이역으로 시작했다가 승객과 화물이 붐비자 1941년 보통역으로 승격했다. 간이역은 역무원이 배치되지 않고 기차가 정차만 하는 역이고 보통역은 사람과 화물이 붐벼 역무원이 배치되는 일반적인 역이다.

1941년 보통역 승격

송정역이 들어선 기찻길은 동해남부선. 포항과 부산을 잇는 바닷가 노선이다. 일제강점기 기술과 설비가 처지는 상황이라 구간도 셋으로 나눠 부분적으로 개통됐다. 1918년 10월31일 경주와 포항 구간이 개통됐고 1934년 7월16일 부산진과 해운대 구간이 개통됐다.

해운대에서 울산을 거쳐 경주까지, 그러니까 부산진에서 포항까지 완전 개통된 것은 1934년 12월16일이었고 그 날이 송정역이 개통한 날이기도 하다. 송정역 건물은 1940년 12월 지었다. 근대건축물로 남아 있는 부산 역사(驛舍) 중 사상(1905. 1), 동래(1934. 8), 좌천(1934. 12) 역사 등이 송정역보다 빠르지만 개보수 등으로 원형을 찾기 어렵다.

송정역 건물, 역사는 목조 단층 기와지붕 형태다. 지금은 기와 대신 아스팔트 싱글로 대체돼 있다. 지붕은 책을 펴서 엎어 놓은 모양. 건축용어로는 ‘박공(??)’이라고 한다. 경사는 완만해 안정감을 준다. 1930년대와 40년대는 기차 역사를 저렇게들 지었다고 한다. 박공 아래 낸 조그만 창문은 조그만 다락방을 연상시킨다.

조그만 다락방을 연상시키는 조그만 역, 송정역. 그래서 사람 마음을 애잔하게 하는 역. 손때가 묻어 눈때가 묻어 반들대는 역을 보러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기차는 멀어졌지만 사람은 가까워져 송정역은 나날이 반들대지 싶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2014년 2월호
작성일자
2014-02-0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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