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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강바람에 몸 맡기고, 산바람에 흥얼거리면 어느새 한여름 무더위 싸악~

갈맷길 700리 ⑥ 낙동강하굿둑~성지곡수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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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맷길|
내용
삼락생태공원 연꽃단지.

갈맷길 6코스는 낙동강하굿둑에서 시작해 성지곡수원지에서 끝난다. 낙동강 강변길을 따라 국철 구포역까지 갔다가 그곳에서 백양산 산길을 구불구불 돌아 나오는 길이다. 36.2㎞ 11시간 거리, 구간은 둘로 나뉜다. 강바람에 몸을 내맡기고 싶고 산바람에 마음을 내맡기고 싶다면 6코스를 나서 보자.

갈맷길 6코스는 낙동강 강변길을 따라 국철 구포역까지 갔다가 백양산 산길을 구불구불 돌아 나오는 길이다(사진은 백양산 둘레길을 걷는 시민들).

강바람 산바람 시원한 코스 … 36.2㎞ 11시간

6코스는 시작부터 사람을 갈등하게 한다. 강을 건너 강변길로 갈 것인가, 강을 건너지 않고 강변길로 갈 것인가. 강을 건너면 맥도생태공원으로 가는 길이고, 강을 건너지 않으면 삼락생태공원으로 걷는 길이다. 건너려니 건너지 않은 강변길이 있어 보이고 건너지 않으려니 건너서 강변길이 있어 보인다. 갈등을 푸는 방법은 단 하나. 한 번 더 오는 것이다. 한 번은 건너서 걷고 한 번은 건너지 않고 걷는 것이다.

6코스 공식 갈맷길은 강변길을 건너지 않는 길. 낙동강 서쪽에서 강 건너편 동쪽을 보며 걷는 길이다. 동쪽은 해가 지는 쪽. 6코스를 하루 만에 다 걸을 작정이 아니라면 일몰시간을 감안해 시간표를 짜는 게 좋다. 1구간 끝 구포역까지는 13.2㎞ 4시간. 7시쯤 일몰이 장관이라면 오후 서너 시 길을 나서도 무방하다. 날씨가 심술을 부리는 날도 있겠지만 낙동강 석양은 천하제일 석양.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석양이고 1년 365일 단 하루도 같은 날이 없는 석양이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걷다 보면 감전동과 낙동강 사문화마당이 나온다.

출발지 하굿둑은 사하구이고 경유지 감전동과 사문화마당은 사상구이다. 알아두면 좋은 이야기 하나! 팁이려니. 조선시대 부산은 동래읍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면이 있었고 낙동강 강변을 따라 ‘모래 사(絲)’를 써 사면이 있었다. 이후 각 면이 커져 요즘 1, 2, 3동으로 분동하듯 분면이 돼 상하면이 생겼다. 동상면 동하면, 남상면 남하면 하는 식이다. 그 가운데 상하로 나누기엔 훨씬 커져 상중하로 나눈 지역이 있다. 그게 바로 사면이다. 곧 사상면 사중면 사하면이다. 낙동강 일대가 그만큼 번성했다는 반증이다.

사문화마당서 구포역까지 … 전국 명성 구포장 볼만

감전동은 감전야생화단지가 이목을 끈다. 부산시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에서 세운 입간판이 파릇한 게 간판만 봐도 파릇해진다. 사문화마당 ‘사’는 ‘모래 사(絲)’. 이 일대가 강변 모래사장임을 떠올리게 한다. 벽돌로 바닥을 깐 너른 광장과 연못, 연못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와 나무 정자. 여름철은 어린이 수영장이 인기 ‘짱’이다. 주차장이 꽤 넓다. 곧 연꽃 철. 가족끼리 연인끼리,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혼자서라도 와 보면 좋을 곳이 야생화단지이고 사문화마당이다.

삼락생태공원 내 야생화 체험장.

삼락생태공원은 축구장, 수영장 같은 다양한 운동시설과 지압도로 등을 갖추고 있다(사진은 삼락생태공원 수영장).

문화마당을 지나면 삼락생태공원. 생태공원이 워낙 넓어 문화마당을 공원 일부로 봐도 무방하다. 삼락은 1980년대 초만 해도 부산의 새벽을 열던 재첩국 ‘아지매’ 동네였다. 낙동강 재첩을 따서 생계를 영위하던 동네라 집집마다 재첩껍질이 담장만큼이나 높다랗게 재여 있다. 공원 강둑은 수목원. 교목과 관목이 종류별로 심어져 사시사철 나무가 마르지 않는다. 버들과 습지와 갈대밭과 철새 탐조대는 갈맷길 발걸음을 느려터지게 한다. 유채꽃 노란 꽃물결은 사람을 환장하게 한다. 유채꽃 피는 4월이면 사상 강변 유채꽃길 걷기대회가 열린다. 8월 한여름 일몰에 맞춰 열리는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은 만사 팽개치고 가 볼 것!

강변길은 도시철도 구포역까지 이어진다. 구포역 오른편에 구포다리 옛 모습을 담은 사진 안내판이 보인다. 사진으로 찍어두거나 메모해 두면 쓰일 데가 있으려니. 안내판 뒤쪽 계단으로 올라가면 ‘구포장터 3 · 1운동 기념비’가 우뚝하다. 지역주민과 장꾼, 농민, 부역자 등이 인근 구포장에서 들고 일어났던 독립운동을 기리는 기념비다. 구포는 나루터가 있고 나라에 바치는 공물을 보관하던 창고가 있던 곳. 구포나루터는 경북 상주 낙동진 나루터, 합천 밤마리 나루터와 함께 낙동강 3대 나루터로 꼽힌다.

공물은 주로 곡물, 목재, 시탄(柴炭 : 땔나무와 숯), 생선, 소금. 장꾼들도 넘쳐 상권이 일찍 발달했다. 그래서 구포장은 예나 지금이나 전국 으뜸 시장. 6코스 2구간 다음에 걸을 작정이라면 구포장 구경으로 마무리!

신라 문무왕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하는 선암사.

삼락생태공원은 아름다운 풍경과 잘 정비된 산책길로 가볍게 걷기에도 딱 좋다.

부산에서 2번째 높은 백양산
천년고찰 운수사 · 선암사 품어

2구간 시작은 도시철도 구포역이나 국철 구포역. 두 군데 다 광장이 있어 집결하기 좋다. 23.0㎞ 7시간 거리라서 1구간 두 배에 가깝다. 지는 해에 얼굴 물들이며 느슨하게 걷는 1구간에 견줘 ‘빡센’ 길이다. 주택가를 지나고 도로를 지나고 하기에 코가 맵고 따갑다. 그렇지만 백양터널을 품은 백양산 숲에 이르면 고생 끝이다. 이후부턴 순탄하다. 고생 끝에 낙이다. 구포역에서 백양산까지는 3.9㎞ 70분.

백양산 높이는 642m. 부산에선 801m 금정산 다음으로 높다. 백양산 다음이 634m 해운대 장산이다. 산이 높아 골도 깊다. 부산 중심지 서면을 지나 자성대 바다로 나아가는 동천 발원지가 백양산이다. 산이 높아 숲도 깊다. 고색창연한 사찰을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품은 숲이 백양산이다. 금정산 하면 언뜻 떠오르는 절이 범어사 하나지만 백양산 하면 언뜻 떠오르는 절은 둘, 운수사와 선암사다. 둘 다 천년고찰! 천년의 향기가 감돌아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맑아진다. 이름만 들어도 맑아지니 가까이 가 보면 좀 맑아질까.

운수사에서 선암사 가는 길은 임도다. 임도는 숲과 숲 사이에 난 길. 해발 250m에서 350m를 오르내리며 임도를 걷는 느낌은 서늘하면서 푹신하다. 시 한 편이 안 나올 수 없다.

옛 전설이 많이 남아있는 운수사

봄날 기우는 해가  
따가우면 얼마나 따갑겠느냐
해를 정면으로 받으며 걷는 길
산불이 나면
불은 이쯤에서 끊기리
봄꽃이 나면
꽃은 이쯤에서 끊기리
해는 기울건만
나이는 기울건만
산불 나는 마음이여
봄꽃 나는 마음이여
그 마음 끊기지 않아
숲과 숲 사이에 난 길 임도
갈 데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해 기우는 봄날

- 동길산, '임도'.

운수사.

선암사 · 성지곡수원지 … 자연이 뿜어내는 싱그러움

순천 선암사도 그렇지만 백양산 선암사도 동백이 이름값을 한다. 동백꽃 피는 철이면 넋을 놓는다. 선암사부터는 평탄한 길. 갈맷길 안내판 벤치에서 땀을 식히며 방금 본 동백나무를 떠올려보고 동백꽃 화사하던 날을 떠올려보자. 바람고개를 넘으면 전망대인 백양대. 학을 품은 듯한 성지곡은 명당 중의 명당이다. 동천 발원지 백양산 성지곡은 신라 지관 성지(聖知)가 방방곡곡 찾아다니고 찾아다닌 끝에 찾아낸 명당. 성지곡을 품은 부산 또한 명당 중의 명당이다.

갈맷길 6코스 끝은 성지곡수원지. 수원지를 채운 물도 푸르고 수원지를 에워싼 나무도 푸르다. 물이 내뿜는 음기를 ‘흠흠흠’ 들이키며 나무가 내뿜는 양기를 ‘흠흠흠’ 들이키며 느긋하게 걷는 수원지 길. 이런 길을 품은 부산에 사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한가. 이런 길을 품은 부산을 찾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한가. 다 걷고 나면 저절로 박수를 치고 싶은 길, 갈맷길 6코스. 부산에 사는 사람에게 박수를 보낸다. 부산을 찾는 사람에게 박수를 보낸다.

<갈맷길 6코스 축제>
5월 백양산 철쭉제(백양산 애진봉 일원) ☎ 605-4065(부산진구)
8월 부산국제록페스티벌(삼락생태공원) ☎ 501-6051(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
10월 부산갈맷길축제(갈맷길 전역) ☎ 505-2224(걷고싶은부산)
10월 낙동강문화대축제(화명생태공원 일원) ☎ 309-4062(북구)
10월 사상강변축제(삼락공원 및 사상구 전역) ☎ 310-4062
<가 볼만한 곳>

엄궁농산물도매시장
연간 35만t 농산물 거래 능력을 갖춘 서부산권 공영도매시장. 다양한 농산물을 도소매로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삼락생태공원
축구장 야구장 농구장 등 다양한 운동시설과 지압도로, 야생화 체험장 등  여가를 보내기 좋다. 7만㎡ 유채꽃밭은 백미 중의 백미. 

도시철도 구포역
구포대교, 구포 벽천분수 등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구포 야경을 자아낸다. 낙동강을 내려다보는 역 전망대는 반드시 가 볼 것.   

구포나루터
도시철도 구포역 아래가 나루터다. 지금은 흔적이 없지만 갈맷길 길가 ‘낙동강의 물목, 구포다리 옛 모습’ 사진들에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사진들 뒤로 계단을 올라가면 ‘구포장터 3·1운동 기념비’가 있다. 빗돌을 어루만져 보자.   

운수사
절 약수터 안개가 피어올라 구름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운수사다. 절 입구 두꺼비바위 전설 등 옛 이야기가 많이 전해진다.   

백양산
금정산맥 주능선에 솟은 산으로 금정산과 이어진다. 우리나라 상수도 시초인 성지곡수원지를 품고 있다. 동천 발원지다.   

선암사
신라 문무왕 15년(675년)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창건 당시는 견강사. 뒷산 절벽 바위에서 화랑들이 무술을 연마하면서 선암사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성지곡수원지
산책로와 수원지, 삼나무와 편백의 산림욕장, 휴식공간을 두루 갖춘 부산시민의 공원. 서울 뚝도수원지에 이어 한국 두 번째 수원시설이며 1909년 9월 완공된 수원지 댐은 한국 최초 콘크리트 중력식 댐이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2013년 7월호
작성일자
2013-07-1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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