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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해안선 따라 걸으며 초록빛 싱그러운 부산과 만나다

갈맷길 700리④ 남항대교~낙동강하구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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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맷길|
내용

갈맷길 4코스는 바다에서 열려 강에서 저무는 길입니다. 해 뜨는 바다를 등지며 걷다가 노을 지는 강에서 멈추는 길. 4코스를 다 걸으면 부산 바다가 얼마나 다정다감하고 부산 강이 얼마나 무던한지 알게 됩니다. 부산 바다를 품고 부산 강을 품은 부산사람이 어째서 다정다감하고 어째서 무던한지 알게 됩니다.

4코스는 영도 남항대교에서 낙동강 하구둑까지. 부산 해안선을 따라 걷거나 해안선을 보며 걷는 길입니다. 부산 해안선은 이리 구부러지고 저리 구부러진 해안선. 반듯하게 펴면 그 거리가 만만찮습니다. 따라서 4코스도 만만찮죠. 만만찮아서 구간을 셋으로 나눕니다. 거리는 모두 36.3㎞. 50분 걷고 10분 쉬면 어른 걸음으로 13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입니다.

바다에서 시작해 강으로 이어지는 길

남항대교 영도 입구에서 감천항까지가 첫 구간. 13㎞에 4시간이 걸립니다. 남항대교 영도 입구는 어떻게 갈까요. 쉽습니다. 영도다리에서 남항동 가는 시내버스를 타거나 영도다리에서 걸어가면 됩니다. 영도다리를 건너면 ‘굳세어라 금순아’ 현인 노래비! 남항대교 다 가면 전차 종점 기념비! 바다에서 강으로 이어지는 갈맷길 4코스는 시작부터가 고색창연합니다. 시작부터 이야기가 녹아 있습니다.

드디어 남항대교. 인도를 내어 사람이 다니도록 배려한 다리입니다. 다리 이쪽은 육지, 저쪽은 수평선. 육지를 보랴 수평선을 보랴, 이리저리 돌아보는 바람에 머리가 다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저건 자갈치, 저건 용두산, 저건 남부민동 방파제등대. 제법 큰 어선들이 정박한 항구는 부산공동어시장. 국민생선 고등어와 갈치가 여기서 풀려 전국으로 나갑니다.

대교는 송도로 이어집니다. 다리를 빠져나오면 곧 송도해수욕장. 한국 첫 공설 해수욕장이 여기입니다. 장년 이후 세대에겐 추억의 해수욕장이죠. 2013년 개장 100년을 맞아 굵직굵직한 경축행사가 열릴 예정입니다. 두어 달만 지나면 여름. 올해 여름은 멀리 갈 필요가 없겠죠?

다대포해수욕장 광장에 자리한 다대포 꿈의 낙조 분수는 세계최대 규모 바닥음악 분수다.

암남공원…부산이 숨겨놓은 보석

해수욕장을 지나 암남공원까지는 나뭇길입니다. 이 구간 길에는 두툼한 나무판자를 깔아 푹신한 느낌을 주는 길입니다. 곳곳에 전망대가 있고 간이의자가 있어 쉬어가기도 좋네요. 적당한 데 퍼지고 앉아 바다에 빠져보고 바다가 내는 소리에 빠져보는 것도 괜찮을 듯.

나뭇길 끝은 암남공원입니다. 암남공원 아는 분들, 얼마나 될까요. 부산지도를 펴 놓고 암남공원을 찾아보라면 단숨에 찾아내는 이가 몇이나 될까 싶을 정도로 암남공원은 부산이 숨겨놓은 보석 같은 공원입니다. 부산 변두리에서 숨죽여 지낸 공원이기에 사람 손을 덜 탔고 그러기에 더욱 보석 같고 더욱 보배 같은 공원입니다.

암남공원은 부산이 숨겨놓은 보석 같은 공원입니다.

암남공원 갈맷길은 바다를 낀 숲길. 숲길은 여러 갈래로 나눠지고 다시 만납니다. 영락없는 미로. 소풍 가서 보물찾기놀이 하면 딱 좋을 곳입니다. 숲길도 좋고 숲에서 보는 바다도 좋아 시간 여유가 있다면 느긋하게 둘러볼 만한 길입니다. 바다 쪽으로 툭 튀어나온 공원을 한 바퀴 돌아 나오면 모지포입니다.

모지포는 오래 전 모짓개로 불리던 포구입니다. 일제강점기 동물 혈청을 검사해 건강상태를 확인하던 혈청소가 있었던 자리입니다. 이 혈청소는 지금은 이름을 바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입니다. 암남공원과 모지포를 품은 산 이름은 진정산. 숲길을 따라 감천항 방면으로 걸어가면 산이 또 보입니다. 장군산입니다. 감천항 중앙부두를 지나 감천항까지가 갈맷길 4코스 첫 구간입니다. 13.0㎞ 4시간 거리.

2구간은 12.5㎞에 5시간 거리입니다. 몰운대까. 구간 앞부분을 걷다 보면 먼지로 코가 맵습니다. 도로를 따라 걷기도 하고 고물상 밀집지역을 지나기도 하기 때문이죠. 그렇긴 해도 갈맷길이 된 데는 그럴 만한 연유가 있을 터. 고물상 지역을 지나면 곧장 숲길이고 숲길 끝은 두송반도 전망대. 수평선에 마음을 빼앗기면 세상사 시시해 보입니다. 직장도 다니기 싫어지고 장사도 하기 싫어질 수 있으니 얼른 자리를 떠야 합니다. ^^

몰운대는 다대포객사, 정운공순의비 등 역사의 현장이자 기암괴석과 곰솔, 노을이 빼어난 절경을 자랑합니다.

아미산전망대는 낙동강 하구 천혜의 풍광을 조망할 수 있죠.

두송반도 전망대 · 몰운대 풍광 일품

두송반도를 한 바퀴 돌아 나오면 연안부두. 부두에서 좀 더 가면 낫개입니다. 인근 다대포에서 낱개로 떨어져 나온 포구라서 ‘낫개’라 불린다고. 진담인지 농담인지 은성호 이길우(58) 선장이 일러주네요. 낫개 방파제 입구는 낚싯배 매표소. 여기서 배를 타면 나무섬으로도 가고 형제섬으로도 가고 외섬으로 갈 수 있습니다. 나무섬은 왜구가 쳐들어오면 숨던 곳으로 나무가 울창해 숨기 좋았다고 하네요.

낫개에서 좀 더 가면 바다로 돌출한 야산이 나옵니다. 야망대. 야망정이란 정자가 있습니다. 야망대에 오르면 떼를 지어 다니는 멸치가 훤하게 보이고 떼를 지어 다니는 숭어가 훤하게 보입니다. 대기 중인 배에게 신호를 보내 그것들을 잡도록 하던 곳이 야망대입니다. 왜구가 쳐들어오는지 감시하던 곳이기도. 야망대에서 눈 부릅뜨고 바라보면 혹시 모릅니다. 떼를 지어 다니는 멸치가 보일는지. 숭어가 보일는지.

다대포 항구는 다대1치안센터를 지나면 나옵니다. 다대포는 기장 대변과 함께 국가에서 관리하는 어항. 항구는 크고 정박한 배도 큽니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 해산물 난전이 갈맷길 도보꾼 심사를 괴롭힙니다. 눈 질끈 감아야 하나 부릅떠야 하나. 그냥 지나치자니 뭔가 허전하고 머무르자니 갈 길이 멉니다. 2구간 끝은 몰운대. 갈맷길 코스에서 약간 벗어났지만 개펄에 참나무를 박아서 잇댄 ‘섶다리’는 꼭 둘러봐야 합니다.

몰운대 코스는 화손대 이정표-화손대-전망대-모래마당-전망대-자갈마당-다대포객사-화손대 이정표.

암남공원은 숲길을 걸으며 아름다운 해안 풍광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응봉 봉수대 · 낙동강 하구둑…초록빛 코스

3구간 시작은 다대포해수욕장. 3구간을 연 바다가 끝나는 곳입니다. 여기까지 오면 비로소 알게 됩니다. 부산 바다는 다정다감해서 누구라도 받아들이고 누구라도 기꺼이 품는다는 걸. 다대포해수욕장은 낙동강 하류가 지척이라서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곳입니다. 모래는 금모래빛.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금모래빛’를 웅얼거리며 걷는 갈맷길입니다. 갈맷길은 해수욕장을 지나 도로를 지나 인가를 지나 봉수대로 이어집니다. 봉수대 가기 전에 꼭 가 봐야 할 곳. 아미산전망대입니다. ‘부산의 아름다운 건축상’에 빛나는 건물이고 여기서 보는 풍광 역시 빛나는 부산 최고로 꼽힙니다. 순하고 무던하게 펼쳐진 낙동강 하구 모래톱을 보면 시 한 수 저절로 나올 듯.

봉수대는 응봉봉수대. 봉수대는 외적 침입을 감시하던 곳이기에 툭 트인 곳에 있었고 그러기에 풍광이 빼어납니다. 요즘 말로 뷰포인트인 셈. 봉수대가 있는 아미산에서 내려오면 장림이고 피혁공단입니다. 공단을 지나면 강변길이 이어집니다. 강변길을 따라가면 저 앞에 을숙도대교가 보이고 저 멀리 낙동강하구둑이 보입니다. 지금은 초록이 짙은 봄. 강물도 강바람도 초록이 짙습니다. 강변길을 걷다가 초록에 물든 사람들이 듬성듬성 가로수처럼 보입니다.

다대포해수욕장은 백사장이 넓고 수심이 얕아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받습니다.

<갈맷길 4코스 축제>
3월 국제연날리기대회(다대포해수욕장)
8월 바다축제(부산 5개 해수욕장)
8월 현인가요제(송도해수욕장)
10월 부산갈맷길축제(갈맷길 전역)
10월 고등어축제(송도해수욕장)

<이밖에 가 볼만한 곳>
송도해수욕장
우리나라 제1호 공설 해수욕장. 동양의 나폴리로 불릴 만큼 해안선이 아름답습니다. 고래등대 등 등대도 볼거리.
암남공원
송도해수욕장과 인접한 공원. 공원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 다 담아 내지 못할 정도로 아름답죠.
국제수산물도매시장
해양첨단도시 기반 구축을 위해 모지포 앞 감천항에 건립한 국제 수산물 무역기지입니다.
몰운대
다대포객사, 정운공순의비 등 역사의 현장이자 기암괴석과 곰솔, 노을 등 절경이 빼어납니다.
다대포해수욕장
백사장이 넓고 수심이 얕아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 100점 만점에 120점이다. 노을은 150점!
다대포 꿈의 낙조 분수
다대포해수욕장 광장에 있습니다. 음악 신청 가능. 프러포즈 미리 신청해 놓으면
분수쇼가 펼쳐집니다.
아미산전망대
낙동강 하구 천혜의 풍광을 조망하는 최적의 전망대. 도요등이니 백합등이니 하는 모래톱을 한꺼번에 내려다보는 즐거움이 큽니다.
응봉봉수대
고려시대부터 사용하던 통신시설. 임진왜란 때 번쩍 들어 올린 횃불 열기가 아직도 남아 있어 햇살 내리쬐는 대낮에 손을 대 보면 뜨뜻하다고.
작성자
부산이야기 2013년 5월호
작성일자
2013-07-1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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