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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올 겨울 부산이 따뜻한 이유

부산시 부서탐방 우리가 제일 잘 나가 - 사회복지과

내용

“어쩜 그리도 바쁘신지요~!”

중국 촉한의 유비가 제갈공명을 세 번이나 찾아가 모셔왔다는 삼고초려(三顧草廬) 만큼이나 어렵게 ‘사회복지과’ 분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제가 찾아간 날, 사회복지과는 언제 깎일지 모르는 예산 때문에 직원들은 의회의 연락을 5분 대기조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직원분들은 자료 챙기랴, 의회를 오가랴, 동분서주하고 있는데다가 민원 전화나 업무는 어찌 그리 끊이질 않던지요.

그런데도 조금 이상한 것은 이 분들 얼굴에는 ‘짜증’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바쁘신 분들께 죄송스럽게 인터뷰를 요청하면, 응하는 분들은 아주 흔쾌히, 응하지 못하는 분들은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합니다.

또 하나 특이한 것, 과장님을 만나니 선뜻 따뜻한 음료 한 잔을 내어주십니다. 계장님들을 만나뵙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음료수라도?’ ‘커피 한 잔?’ 심지어는 귤까지 건네주시며 다정하게 챙겨주십니다. 덕분에 인터뷰가 끝난 후 화장실로 직행했다는….  도대체 이 독특한 분위기의 연유가 궁금해서 이 바쁜 분들 붙잡고 여쭤봤습니다. 도대체 사회복지과, 정체가 뭡니까?!!

사회복지과-. 겨울이 되면 유난히 힘든 분들, 홀몸어르신이라던가 생활수급자 및 노숙인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일도 하지요.

그러나 이 일, 분명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복지는 예전처럼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 몇 푼 쥐어주는 게 아니라 이들이 자립해 떳떳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지요. 생활수급자들이 사회로 나가 돈을 벌 수 있도록 돕고, 홀몸어르신이 따뜻한 온정을 느낄 수 있도록 안부전화를 드리기도 하며, 장애인들이 일을 갖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합니다.

따뜻한 음료를 내주시며 진지하게 인터뷰에 응하고 계신 김병곤 사회복지과장님. 직원분들 칭찬을 부탁드리니 ‘여긴 바보같이 착한 사람들만 있는 곳’이라는군요.

노숙인 사업을 예로 들어볼까요? 부산에는 450여명 정도의 노숙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6개의 노숙인 쉼터도 있구요. 근데 문제는 이 사람들이 이곳에 안들어가려고 합니다. 왜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답합니다. “갑갑해서….”

7시에 일어나서 10시 이전에 들어가야 하지, 술도 도박도 금지니까 말입니다. 거기다 노숙인들 중에는 몇 십억을 가진 노숙인도 있고, 대학교수 출신도 있답니다. 참, 세상엔 별난 노숙인이 많지요?

그래서 사회복지과는 여인숙이나 고시원 같은 쪽방을 지원해주고, 좀 더 자유롭게 노숙인이 추위를 이길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42명의 노숙인 ‘멘토’가 이들을 들들 볶는다(?)고 합니다. 갈맷길 같이 걷자고 쪼르고, 이 일을 해보는 건 어떻냐 설득하고, 노숙인들의 사연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고….

노숙인 쉼터는 어떻구요. 오전 10시에 쉼터를 나간 노숙인들은 오후 7시에 저녁을 먹으러 들어오기까지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에서 구걸만 했다고 합니다. 이에 사회복지과 직원들은 팔을 걷어붙이고 쉼터에 노숙인들을 품었습니다. 택배 사업이나 텃밭 가꾸기, DM 발송 등의 사업을 통해 노숙인들이 일을 하고, 돈을 벌 수 있도록 도운 것입니다. 또 ‘노숙인 저축왕’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노숙인들이 저축하도록 의욕을 북돋아주기도 합니다. 작년에 2천만원을 모아 저축왕으로 뽑힌 김대영 씨는 자립해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꿈이라고 해서 직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사회복지과는 이처럼 노숙인들에게 시설을 마련해놓고, ‘이용하고 싶으면 하고 싫으면 말라’는 물리적이고 일방적인 복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정서적인 복지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노숙인 사업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회복지과는 업무는 홀몸어르신, 생활수급자, 장애인들 대상에 따라 진행하는 사업도, 성격도 많이 다릅니다. 나아가 근본적으로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보니, 사업이 점점 세분화되다 못해 이제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상대하는 1:1 맞춤복지로 나아가고 있기도 합니다.

사회복지과 직원분들. 눈코뜰새 없이 바쁘면서도 짜증 한 번 내지 않는, 당신들은 천사? ^^

장애인재활계를 이끄는 이성영 사무관에게 “이 계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하고 물었더니, 그 대답이 멈출 줄을 모릅니다. 두꺼운 업무 편람을 이리 펼치고 저리 펼치더니 내년에 시행하는 사업들을 설명하십니다.

“요즘 정~말 바쁩니다. 우리 계가 일년에 시행하는 사업이 53가지인데 이걸 연초에 각 구·군청에 다 내려다 보내야 되거든요. 그런데 우리 계 직원은 저를 포함해 딸랑 4명이잖아요.”

이건 뭐, 미션임파서블이 따로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올해 정부로부터 국비를 받아 장애인 보조기구 사업을 시행했던 것을 설명할 때는 얼굴에 뿌듯함이 절로 배어납니다.

“다른 지자체의 보조기구 사업은 대학이나 병원에서 장애인 보조공학 기구를 연구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 시는 직접 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들이 직접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라며 “많은 장애인들이 이 보조기구를 통해 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한순애 자립지원담당관도 말씀하십니다.

“일을 하든 안하든 똑같은 돈을 받는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일하게 만드는 일은 참 어렵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게 얼마나 어렵던가요? 하지만 우리는 또 사람의 말 한마디, 책 한 소절에도 감동받지 않습니까? 처음엔 술 먹고 구청에서 일하기 싫다고 깽판(?)치던 사람들이 자활센터에서 일하며 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존중받으면서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보면, 그게 참 뿌듯하더라구요. 점점 우리의 업무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상담하고 옆에서 챙겨주는 걸로 바뀌어갑니다. 또, 사람을 생각하는 ‘인문학’을 많이 접목시키려고 합니다. 결국 우리는 사람을 다루는 일을 하니까요.”

사회복지과를 이끄는 6분의 계장님들. 따뜻한 차를 권하시는 계장님들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인터뷰가 끝나고선 화장실로 뛰어가고 말았습니다….

이 말을 들으며 저는 느꼈습니다. 사회복지과를 움직이는 힘은 이런 ‘따뜻한 마음’이라는 것을. 시에서도 3D 업무라는 사회복지업무, 그러나 지금 이 부서에 계신 많은 분들은 지원해서 와서, 그 따뜻한 마음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차 한 잔을 나누는 친절함, 바쁜데도 불평없이 묵묵히 일하는 사명감, 귀찮은 인터뷰 응해주면서도 연신 미소를 띤 순수함, 불편하고 어려운 한 사람 한 사람을 정성스럽게 돌보려는 정(情)….

김병곤 사회복지과장님에게 직원들 자랑 좀 부탁드렸더니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요? 뭐 그런건 없는데…. 사회복지과는 별난 성격의 사람이 있는 곳이 아니예요. 살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던 사람들을 상대하고 보듬는 일이니까요. 대신 정말 착하고 바보스럽게 살아온 그런 직원들이 있는 곳이지요.”

착하고 바보스러운 사회복지과 직원분들 덕분에 올 겨울도 부산은 따뜻~합니다.

작성자
이용빈
작성일자
2011-12-1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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