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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51년 잊었던 부산과 인연 다시 잇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김성근 감독'

내용

“2~3일 잠을 못 잘 정도로 설??윱求 연(緣)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는데 동아가족이 됐다는 것이 뿌듯하고 감사합니다.”

냉혹한 승부사, 야신(野神·야구의 신) 김성근(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감독을 이토록 흥분시킨 일은 무엇일까요? 알려진대로 김성근감독은 지난 11일(금) 동아대학교에서 명예학사학위를 받았습니다. 51년만의 대학졸업장인 셈입니다.

동아대학교는 1960년 입학, 한 학기를 다닌 후 중퇴한 김 감독이 SK와이번스를 맡아 한국시리스 3회 우승을 일궜고 체육훈장 기린상을 수상하는 등 모교의 명예를 드높인 점을 높이 평가해 이날 명예학사학위를 수여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식을 듣고 “아니 김성근감독이 부산에서 학교를 다녔어?”하고 의아해하는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굳이 롯데의 ‘SK공포증’이 아니더라도 많은 부산사람들은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깨끗하지 못하다’ ‘일본식이다’ ‘벌떼야구다’ ‘재미없다’ 한마디로, 부산사람들이 좋아하는 화끈한 공격야구와는 거리가 있다는 이야기지요. 이처럼 부산과 김성근 감독은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사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김 감독 자신도 잘 알고 있는 듯 했습니다.

“비난받는 것 잘 압니다. 한 시합에 투수를 8명, 9명까지 써 본 경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비난 받는 것 무섭지 않습니다. 무서우면 아무 것도 못하고 그렇게 살면 결국 내 인생이 아닌 남의 인생을 사는 거니까요!”

단도직입, 역시 승부사다운 답변입니다. 김성근 감독은 일본 교토 가쓰라 고교에 다니던 1959년 재일교포 야구단의 일원으로 처음 한국을 찾았고 그 이듬해, 동아대가 김 감독을 스카우트, 상학과에 학적을 두게 됩니다. 왼손투수 김성근은 대학춘계연맹전에서 우수투수상을 수상하며 유명세를 탔지만 일본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뜻을 따라 해를 넘기지 못하고 일본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그러나 짧았던 만큼 강렬했을까요!. 한국, 부산에서의 생활을 잊지 못한 청년 김성근은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964년 영주귀국을 선택했습니다.

“그 때 흑백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60년에 부산 학교에 왔을 때는 눈이 멀쩡했지요. 지금처럼 무섭지 않았습니다. (웃음) 구덕운동장에서 야구연습을 했습니다. 그 당시 구덕운동장 주변, 대신동 풍경이 다 기억이 납니다.”

재일동포 김성근의 한국행, 그 선택은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 때부터 오늘날까지 그를 지켜준 것은 ‘한국에서 꼭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 한 가지였습니다. 그 절박한 집념이 오늘날 야신 김성근을 만든 원동력이었던 셈이지요. 그리고 무려 51년 만에 김성근 야구인생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산에서 ‘동문’이라는 이름의 새 가족을 얻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오른팔, 왼팔과 같다는 코치, 후배들과 1:1로 밥도, 술도 먹지 않는다는 냉혹한 지도자 김성근이 서슴없이 ‘가족’이라는 이름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그 마음 속 울림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 상상이 되시는지요?

그래서일까요! 생애 처음인 후배들과의 만남에서 김성근감독은 예정된 시간을 30여분 가까이 넘기면서 더 많은 이야기, 더 진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매 순간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이날 학위수여식과 특강이 열린 동아대학교 경동홀은 300여명 가까운 학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강연주제는 김 감독이 평생을 금과옥조처럼 가슴에 새기며 살아온 ‘일구이무(一球二無)’. ‘공 하나에 두 번째는 없다’는 뜻입니다. 즉, 누구나에게 기회는 오지만 그 기회는 단 한 번에 불과하고 그 순간, 그 기회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밉니다. 그러기 위해서 상상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김성근 감독은 수도 없이 강조했습니다.

김성근 감독은 올해  SK와이번스가 2% 부족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더불어 그 부족한 점을 철저한 준비와 집중력, 즉 김성근식 야구로 극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51년 전, 처음 부산 에 왔을 때 품었던 희망과 집념이 아직도 그의 마음 속에는 불타고 있는 듯 했습니다.

“올 시즌 프로야구 목표 관객 수가 6백6십만명 쯤 됩니다.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한 시즌 600만 관중 돌파 목표를 세운 겁니다. 그동안에도 그랬지만 롯데 팬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야구장에 많이 와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도무지 부산과는 인연이 없는 듯, 아니 차라리 악연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SK와이번스 김성근 감독. 그가 오늘, 51년 동안 잃어 버렸던 부산과의 끈을 다시 이었습니다. 이제 곧 개막하는 2011년 프로야구에서 김성근 감독과의 재회가 어떨지, 올 시즌이 사뭇 기대가 됩니다.

작성자
박영희
작성일자
2011-03-1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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