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하엔 '문화 향기'가 흐른다
'어둠' '삭막함'의 대명사 옛말, 북카페에 갤러리… 시의 향기 '솔솔'
와이드 앵글로 본 부산 - 도시철도 문화여행기
- 내용
- 도시철도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연산동역 스크린 도어에 걸린 시를 읽고 있다.
친구와 데이트가 있던 지난 주말. 도시철도 온천장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승강장 안전펜스에 붙어 있는 신정민의 시(詩) '나도'를 나도 몰래 읊어본다. 약속장소인 연산동역 북 카페에 도착, 신간도서 한 권을 읽으며 친구를 기다린다. 친구를 만나 수영역에 있는 문화공간 '쌈'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유쾌한 수다를 떤다. 점심을 먹은 후엔 근처 금련산역 '금련산갤러리'에 들러 전시작품을 감상한다. 헤어지기 전 서면역 예술무대에서 부산보컬연합팀의 멋진 노래공연을 보며 박수를 보낸다. 이 모든 것이 부산의 도시철도 지하에서 즐길 수 있는 일이다. 그것도 무료로 말이다. 게다가 요즘같이 찌는 듯한 더위를 날려버릴 시원함까지 갖춰 그야말로 '지하낙원'이다.
사진 위에서부터 최근 문을 연 덕천역 북카페, 금련산역 갤러리, 수영역 문화매개공간 '쌈'.부산의 도시철도가 문학·미술·음악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예술의 향기로 가득하다. 부산교통공사는 최근 도시철도 전 역사에 눈길이 가는 곳마다 시화 2천여 점을 내걸었다.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 감동적인 시를 감상할 수 있는 '시민 시(詩)갤러리'를 조성,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
도시철도 북 카페의 반응도 뜨겁다. 하루 평균 100여 명의 시민이 찾는 시청역 북 카페에 이어 최근 덕천역, 연산동역에도 북 카페가 들어서면서 '책 읽는 도시 부산' 만들기에 크게 한 몫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최근 문을 연 '금련산갤러리'에서는 시립미술관의 소장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수영역 문화매개공간인 '쌈'의 경우 멀리서 찾아오는 '쌈 마니아'도 늘고 있다.
'어둠'과 '삭막함'의 대명사로 불리던 부산의 지하공간이 문화예술의 빛으로 밝아지고 있다. 부산시민과 문화예술을 잇는 땅 밑의 또 다른 세상, 도시철도 문화공간이 있어 부산시민의 삶이 나날이 풍요로워지고 있다.
- 작성자
- 글/황정현 행정인턴·사진/문진우
- 작성일자
- 2010-06-16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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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428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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