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그늘 아래 바닷바람 솔솔
2009 부산시보 여·름·특·집 부산의 도심 숲길 ② 동백공원
- 내용
선명한 바다의 푸른 물빛 위로 해질녘 노을이 춤을 춘다. 붉은 기운이 온 대지를 감싸기 시작하면 광안대교의 불빛이 하나 둘 들어오고 빛깔 잔치가 서서히 막을 올린다. 동백공원에서 보는 광안리 쪽 풍경이다.
해운대해수욕장과 수영만을 끼고 돌아 해안절경이 아름다운 동백공원은 이른 아침부터 산책객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세계적 휴양지 해운대해수욕장과 맞닿아 있어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다. 키 큰 소나무 군락 그늘 아래 솔밭공원을 오르면 금세 더위는 저만치 물러난다. 새들의 재잘거리는 소리, 바람이 공원을 휘휘 도는 소리, 사람들의 정겨운 대화가 그림처럼 어우러진다.바다를 끼고 산책길을 오르면 APEC 정상회의장 ‘누리마루’를 만난다. 지붕 형태는 동백섬 능선을 살리고, 12개의 외부 기둥은 부산의 역동성을 표현했다. 누리마루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는 가히 일품이다.
동백공원은 무엇보다 동백나무, 소나무, 해안산책로가 아름답다. 공원 정상에는 최치원 선생 동상과 비가 있고, 남단 암반에는 선생의 친필로 전하는 ‘해운대’라는 석각이 있다. 해안가에는 황옥공주의 전설이 담긴 인어상이 있다. ‘바다 건너 인어나라 미란다국에서 무궁나라 은혜왕에게 시집온 황옥공주가 보름달이 뜨는 밤마다 황옥에 비친 고국을 보며 그리운 마음을 달랬다’는 전설이다.동백공원 일주도로를 따라 걸으면 펼쳐지는 한 폭의 그림. 그 풍경 속에는 마음을 움직이고 감탄을 자아내는 자연이 있다. 누리마루, 광안대교 같은 부산의 역사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작은 섬에는 느긋하게 산책하는 부산사람들의 여유로움이 있다. 동백숲, 솔숲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마주하면, 어느새 더위는 저만치 물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