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회동수원지 … 빼어난 자연 부산 들고나는 사통팔달 교통요지
I♥Busan / 우리 사는 부산 / ⑪ 금정구
- 내용
- 금정(金井)은 금샘이다. 금샘은 전설이기도 하고 실재이기도 하다. 전설의 금샘에는 금빛 물고기가 등장하고 실재의 금샘에는 금빛 햇살이 등장한다. 금빛 물고기와 금빛 햇살은 같은 의미일 수도 있겠다. 샘물에 일렁이는 금빛 햇살이 금빛 물고기 아니겠는가.
금샘은 금정산 고당봉 가는 길에 있다. 높이 9m 높다란 바위 움푹 팬 상단을 금샘이라 한다. 물이 늘 고여 있어 샘물처럼 보인다. 금정산이란 이름이 금샘에서 나왔고 금정구란 이름이 금샘에서 나왔다. 사시사철 금빛 햇살이 반짝이는 곳, 거기가 금정산이고 금정구다.
▲회동수원지부산서 가장 크고 높은 진산 금정산 … 요산문학관 품어
금정산은 부산의 진산이다. 부산에서 가장 높고 넓다. 금정산을 품은 금정구는 당연히 부산에서 가장 높고 넓다. 높고 넓은 금정구에 들면 누구라도 높고 넓어진다. 누구라도 금정산만큼 높아지고 누구라도 회동수원지만큼 넓어진다.
‘자연 문화 교육.’ 금정구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가치다. 자연과 문화, 교육이 맞물려 금정구는 명품도시로 나아간다. 금정산과 회동수원지, 금강식물원으로 대변되는 자연은 천혜의 자연이며 요산문학관과 금정문화회관, 금정문화재단 등으로 대변되는 문화는 굴지의 문화이며 부산대, 부산외대, 부산가톨릭대 등으로 대변되는 교육은 일류의 교육이다.
금정구 자연미는 누구나 수긍한다. 금정산을 국립공원으로 만들자는 시민 염원은 금정산의 빼어난 자연미를 반영한다. 회동수원지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한동안 일반인 접근을 금지한 선경이기에 자연미는 더욱 빼어나다. 선동 상현마을에서 시작하는 오솔길은 부산 갈맷길 제8코스 구간. 2009년 부산 갈맷길 축제 ‘길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은 길이다. 2012년에는 부산 10대 히트상품 하나로 선정됐다. 금강식물원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설립한 식물원. 한국 3대 식물원 하나다. 긴말이 필요 없다.
문화는 어떤가. 한국 문학의 큰 어른 요산 김정한 선생이 금정구에서 태어났다. 남산동 요산문학관은 부산을 대표하는 문학관이다. 2000년 5월 개관한 금정문화회관은 전국 지자체 단위로는 시설이 최고다. 돈이 많아서 시설을 최고로 들인 게 아니라 문화 마인드가 최고라서 최고로 들였다. 장전동 예술공연지원센터, 서동예술창작공간도 금정구 문화를 반짝이게 한다. 부산대 젊음의 거리 문화공연, 거리문화축제 부산인디페스타는 금정구에 젊은 피를 수혈한다. 금정산성 역사문화축제는 신명이 넘친다. ‘금정산성 막걸리’며 ‘염소불고기’, 온천장 ‘곰장어골목’ 등 맛집도 금정의 문화를 신명 넘치게 한다.
▲금정산에는 선찰대본산 범어사가 자리하고 있다(사진은 범어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사람들이 108배 수행을 하는 모습).
조선시대부터 서울 가는 육로 시작점
금정구 교육에서 명정학교는 연구 대상이다. 천 년 고찰 범어사에서 태동한 사립 명정학교는 금정구 교육의 역사를 100년 이상 앞당긴다. 1908년 5월 1일 범어사 금어암에서 개교했다. 배워야 일본을 이긴다는 신념이 충만했다. 명정학교가 기반인 청룡초등학교와 금정중학교 역사 역시 100년을 훌쩍 넘는다. 요산 선생도 청룡초등 출신이다. 100년 넘는 교육의 본고장 금정구는 대학을 네 곳이나 품는다. 부산대와 부산가톨릭대, 부산외대, 대동대학교다.
종교도 금정구를 높고 넓게 한다. 선찰대본산 범어사가 그렇고 오륜대 천주교 성지며 순교자박물관이 그렇고 부산에 하나뿐인 이슬람사원이 그렇다. 다양한 종교가 금정구를 다양하게 하고 금정구를 있어 보이게 한다.
금정구는 광활하다. 한국에서 가장 긴 산성인 금정산성이 광활하게 펼쳐지고 노포동 고분군은 금정구 역사를 광활하게 이어간다. 조선시대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육로의 길목이었던 만큼 지금도 부산과 서울을 잇는 고속도로는 광활하다.
금정구의 조선시대 지명은 북면이었다. 동래를 중심에 두고 동래 북쪽에 있다 해서 얻은 지명이었다. 지금도 나이 지긋한 분들은 대화 중에 북면이란 말을 곧잘 쓴다. 북쪽은 임금이 계신 곳. 부산에서 벼슬하는 사람은 수시로 임금 계신 북쪽을 향해 절했다. 북면은 6개 동이었다. 선동·두구동·노포동·청룡동·남산동·구서동을 북면이라 했다. 북면 6개 동은 잘 화합했고 경쟁심리가 남달랐다. 6개 동 학생은 청운·등운 학우회를 만들어 화합했고 1년에 한 번 한마당 대동잔치 같은 축구대회를 열어 경쟁했다. 그렇다보니 모르는 얼굴이 없었다. 학생 때부터 형성된 공동체가 북면을 이끌었고 지금도 금정구를 이끈다.
▲금정산 둘레길은 걷기 좋은 길로 소문나 사시사철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
1988년 동래구에서 분구 … 13개 법정동으로 구성
금정구 경계는 시군구와 접한다. 그만큼 경계선이 길다는 말이고 그만큼 지역이 넓다는 말이다. 북쪽은 경남 양산시와 동쪽은 기장군과 접한다. 서쪽은 북구, 남쪽은 동래구·해운대구와 접한다. 면적은 65만㎢. 65만 그러니 감이 잘 안 잡힌다. 부산시 전체 면적이 767만㎢이고 16개 구군 평균 면적이 48만㎢인 걸 고려하면 감이 잡힐 듯. 아무튼 대단히 넓다. 큰소리칠 만하다. 산으로 치면 북쪽으론 장군봉, 서쪽으론 고당봉, 동쪽 공덕산과 개좌산을 잇는 능선이 금정구 전체를 둘러싼 형상이다.
금정구가 발족한 해는 1988년이었다. 그전엔 동래구 지역이었다. 동래구 인구가 증가하면서 금정구가 새로 생겼다. 북면 6개 동과 서동·금사동·오륜동·부곡동·장전동·금성동이 금정구를 이뤘다. 1998년 오륜동이 행정동인 부곡3동에 속하고 선동과 두구동은 선두구동에 속했다. 노포동과 청룡동은 청룡노포동에 속했다. 현재 법정동은 13개다. 부곡동·서동·오륜동·금사동·장전동·선동·두구동·노포동·청룡동·남산동·구서동·금성동·회동동이다.
‘금사동에 흐르는 사천은 수영강의 상류 지류이다. 실내는 사천(絲川)의 한글 지명이다.’ 부산시가 운용하는 디지털 백과사전 ‘부산역사문화대전’의 한 대목이다. 금정구 금사동 하천이 수영강 발원지란 얘기다. 금사(錦絲)는 두 지명을 합친 이름이다. ‘금천리’와 ‘사천리’를 합쳐 금사라 하였다. 비단 같은 하천이 흐르는 마을이 금천리였고 실날같은 하천이 흐르는 마을이 사천리였다. 실날같은 하천 사천이 흐르고 흘러 회동수원지를 이루고 수영강을 이뤘으니 금정구는 수영강 발원지다. 범어사 계곡 물도 온천천을 거쳐 수영강으로 흘러드니 금정구는 이래저래 기운이 넘친다.
자연과 함께 하는 금정산 둘레길 … 부산 대표 문화재 가득
기운이 넘치는 금정구엔 문화재가 가득하다. 국보 다음으로 가치를 높게 치는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과 사적, 등록문화재가 금정구 역사를 고색창연하게 한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인 자수장과 국가중요민속문화재인 의왕 원유관 등도 금정구를 돋보이게 한다. 범어사 등나무 군락은 국가가 보호하는 천연기념물이다. 부산에 천연기념물은 7종에 불과하다. 그중 하나가 금정구에 있다. 이밖에 부산시 지정 유형문화재 51점, 문화재자료 26점과 기념물, 향토문화재 등이 있다. 하나하나 자세한 내용은 금정구 홈페이지에 나온다.
의왕 원유관(義王 遠遊冠)은 설명이 필요하겠다. 원유관은 왕이나 왕세자가 머리에 쓰던 관. 원유관은 금정구 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 보관한 게 우리나라 유일이다. 의왕은 고종의 소생으로 1877년 태어나 1955년 타계했다. 의왕비(妃) 김수덕 여사가 한국순교복지수녀회에 기증했다. 순교자박물관에는 의왕비가 기증한 각종 진귀한 궁중물품을 전시한다.
‘걷기 좋은 금정구.’ 금정구는 길 걷기 좋은 도시다. 부산에서 가장 좋은 길로 공인한 회동수원지 길이며 금정산 둘레길이며 범어사 옛길이며 동래구와 금정구를 관통하는 온천천 길이며 금정구 길은 부산 어디 내놓아도 한국 어디 내놓아도 앞자리를 차지한다. 걷는 게 좋아 각지에서 사람이 모여들고 걷는 게 좋아 각지에서 금정구로 이사 온다.
▲2003년 설립된 스포원파크는 경륜뿐만 아니라 다양한 레포츠 시설이 갖춰져 있다(사진은 경륜 경기 모습).
▲스포원파크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
두구동 연꽃 소류지·스포원파크 … 시민 나들이 제격
걷는 게 불편한 사람도 있겠다. 한 군데 머물며 금정구를 즐기는 방법은 왜 없을 텐가. 스포원파크와 연꽃 소류지가 제격이다. 자전거 경륜장인 스포원파크는 경기장이라기보다 공원에 가깝다. 경기장 말고도 휴양시설이 즐비하다. 야외에서 놀기 딱 좋고 가족끼리 소풍하기 딱 좋다. 가족산책공원, 잔디광장, 인공연못과 음악분수, 조깅, 자전거코스 등을 갖추고 시민 품으로 파고든다. 한 자리 가만있지 못하는 아이들과 함께라면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배드민턴 같은 것도 즐길 만하다.
두구동 연꽃 소류지는 스토리텔링 감이다. 한 주민이 뿌린 씨앗이 연밭을 이뤄 지역 명물이 됐다. 원래는 1827년 두구동의 가뭄을 해결하려고 만든 저수지였다. 1995년 두구동 거주 주민이 연꽃 씨앗을 뿌렸고 그게 번식해 금정구를 대표하고 부산을 대표하는 연밭이 됐다. 7월과 9월 사이 한여름 석 달 동안 홍련과 백련이 피고 지는 정경은 금정구가 얼마나 화려한 도시인지 색깔별로 보여 준다.
“금정구는 러시아로 이어지는 아시안 하이웨이 출발점입니다.” 학산여고 손영수 국어선생은 금정구 토박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들까지 4대가 청룡초등 출신이다. 토박이라서 ‘애살’이 남다른 면도 있겠지만 금정구 미래를 러시아까지 연계한다. 남북이 통일하면 경부고속도로 시발점 금정구가 러시아, 나아가 유럽까지 이어지는 하이웨이 시발점이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금정구는 지역도 광활하고 사람 안목도 광활하다.
‘늘 구민 곁에 함께하는 구정.’ 금정구가 내세우는 기치다. 함께한다는 말은 언제 들어도 감미롭다. 사람이 사람과 함께하고 지역이 지역과 함께하면서 세상은 맑아진다. 이 세상 가장 맑은 샘물은 금빛 물고기와 금빛 햇살이 함께하는 금정산 금샘. 금빛 물고기와 금빛 햇살이 함께하는 이 세상 가장 감미롭고 가장 맑은 곳이 금정구고 우리 사는 부산이다.
- 작성자
- 동길산 시인
- 작성일자
- 2016-01-2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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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통권 제112호(2016년2월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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