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사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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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
원성만 2011-01-11
백열등 불빛이 소한(小寒) 추위에 빨갛게 상기된다. 시장 골목 여기저기 화톳불이 피어오른다. 장작 타는 연기가 새벽안개 마냥 퍼져나가면 꽁꽁 언 시장 바닥에 채소를 부려놓은 푸른색 1톤 트럭이 털털거리며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추위에 아랑곳없이 파를 다듬고, 채소를 ... -
신평공단 열 받았나? 스팀 하얗게 올라오네
원성만 2010-12-30
에덴동산은 멀지 않다. 지하철 하단역에서 곧장 10분 거리에 있다. 일반적으로 에덴은 낙원(樂園), 행복의 땅이다. 구약성서에는 에덴동산 한가운데에 ‘생명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자라고 있다 했다.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이유, 그들이 ‘생... -
신평공단 열 받았나? 스팀 하얗게 올라오네
원성만 2010-12-21
살을 에는 추위는 텅 빈 골목으로 인해 더 춥게 느껴진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추위는 대화마저 꽁꽁 얼렸다. 마을 골목길처럼 서로 웃고 이야기 나눌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는단 말이다. 한낮의 공장 골목은 그야말로 휑하다. ㅠㅠ 으아~ 오늘 추위 장... -
그거, 30년 전에도 600년이었어!
원성만 2010-12-10
槐. 회화나무 괴. 영문명은 Chinese scholar tree다. 중국에선 學者樹라고 하나보다. 아닌 게 아니라 예로부터 이 나무를 집안에 심으면 집안에 학자가 나오고 부자가 된다고 해서 양반 집안에만 심었단 말도 있다. 그러니 잡신을 쫓고 마을을 지키는 수호목으... -
빛과 그리고 그림자
원성만 2010-12-03
사하구로 넘어가기엔 많이 늦었다. 겨울 해가 무척 짧다. 122밀리가 안되면 76밀리다. 길게 못 가면 짧게 간다는 거다.^^;; 게다가 곧 술시(戌時)다. 골목이 즐거워할 시간이단 말이다. 길은 40계단 인쇄 골목으로 들어갔다가 광복로로 해서 고갈비 골목으로 이어진... -
사동초등학교 학생들의 가방 들어주기 대결
원성만 2010-11-30
생물은 살아남기 위하여 자신이 처한 환경에 맞춰 신체구조를 조금씩 바꿔나간다. 이른바 ‘진화론’이다. 집들도 그러한 것일까? 신평에서 괴정으로 넘어가는 배고개 아래에 있는 집들이 딱 그렇다. 다세대 주택으로 보이는 이 집은 길 쪽으로 다리를 놓아 출입구를 만들었다. ... -
천마(天馬)의 등에 올라 마추픽추를 바라보다
원성만 2010-11-25
천마의 등에 올라 마추픽추를 바라보다 한국의 마추픽추, 부산의 산토리니로 불리는 태극도 마을 맞은편 산마루다. 오른쪽으론 산토리니, 왼편으론 감천화력발전소와 감천항이 보인다. 이곳에 서기 위해서는 고개를 하나 넘어와야 한다. 대티고개처럼 그렇게 완만한 고개도 아니다.... -
물의 집 ‘수정(水亭)’, 그리고 낙동강 화명지구 생태공원
원성만 2010-11-18
“날벼락이지. 여기서 50년을 살았지만 이런 적이 없었는데,,, 어딜 가겠어. 이러고 살아야지 뭐. 그래도 나중에 해가 저 쪽으로 빠지면 햇볕이 좀 들어와.” ‘억장이 무너진다’는 말뜻을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거 같다. 한낮인데도 집 전체가 그늘에 짓눌려 있다. ... -
오래된 골목은 아버지의 얼굴을 닮았다
원성만 2010-11-09
거리에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간다. 한적한 거리에서 사랑하는 이의 주머니에 손을 넣고, 은행 잎을 밟아보고 싶진 않은가? 다시, 스무 몇 살 그 어디쯤으로 가서 순정(純情)의 단풍잎을 책갈 피에 고이 꽂아보고 싶지는 않은가. 이창동 감독은 영화 시에서 오래된 골목을 ... -
구포에는 구포국수 공장이 있다? 없다?
원성만 2010-11-02
동네 골목길에서 어슬렁거린 적이 있는가? ‘뛰는 듯 나는 듯’ 정신없이 살아가는 세상, 문득 동네 골목길을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어슬렁거리고 싶어질 때가 있다. 여행의 참맛은 아무런 계획 없이 무작정 떠나는 데 있다 하였던가. 골목길에서 어슬렁거리기의 진수도 ‘아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