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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

책바치·시인이 기록한 지역문화사

부산의 책 │김성배 `나는 책을 만들고 책은 나를 만들고'

내용


책이 팔리지 않는다는 아우성은 오래돼 새삼스럽지 않다. 도시철도에서 책 읽는 사람을 만나는 건 아주 드문 일이다. 사람들은 책 대신 스마트폰을 들었다. 스마트폰이 모든 것을 대신하는 시대에 책은 낡은 시대의 유산으로 취급당하기도 한다. 2018년 화제작으로 꼽혔던 현대 체코 문학의 거장 보후밀 흐라발의 장편소설 `너무 시끄러운 고독'은 책의 죽음을 비극적으로 보여주었다. 책의 종말의 시대에 그래도 책바치들은 여전히 책을 만들고 있다. 돈이 되지 않으니 책을 팔아 밥을 먹고 산다는 건 기적에 가깝다. 서울에 있는 대형 출판사들의 사정이 이러할진대 부산에 있는 작은 출판사들은 어떨까.


27-2-1

김성배 시인(왼쪽)과 그의 새 책 '나는 책을 만들고 책은 나를 만들고'.



부산에서 책 만들기 30년
문화예술계 종횡무진 누빈
소회·이야기 보따리 담아


도서출판 해성 김성배 대표는 시인이면서 책바치다. 부산에서 한평생 책을 만들었다. 그가 30년 출판쟁이 생활을 담은 `나는 책을 만들고 책은 나를 만들고'를 펴냈다.
부산 출판계의 `원로' 해성출판사는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해성출판사가 척박한 부산 출판계에서 30년 동안 버틴 건 `기적'이라는 게 이 바닥 사정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오랜 세월을 견딜 수 있었던 건 김 대표가 시를 쓰는 시인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학을 담는 그릇인 책'을 포기한다는 것은 문학을 포기한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신념 덕분에 30년의 간난을 버텨올 수 있었다고 할까.
흐라발의 소설 `너무 시끄러운 고독'의 주인공인 `한탸'는 책과 운명을 같이 한다. 책을 부수고 으깨는 파쇄기 안으로 스스로 들어가는 것으로 책의 죽음의 시대에 저항한다. 소설 속 `한탸'의 비극은 책으로 상징되는 세계의 종말을 알리는 묵시록으로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책은 지금도 우리 곁에 있다. 오늘도 여전히 김성배 대표가 책을 만들고 있는 이유다.
그동안 남의 책만 만들어주던 그가 모처럼 자신의 책을 만든 것은 책의 몰락을 넘어 책의 부활을 기원하는 반동의 몸짓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책을 만들고 책은 나를 만들고'는 김 대표의 출판 인생을 담담하게 기록했다. 그동안 여러 지역 언론과 잡지에 썼던 글들을 모으고 다듬어 새롭게 만들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책을 `기록'이자 `역사'라고 말한다. 책을 만들며 부산 문학계와 출판문화계를 전방위로 뛰어다녔던 그다. 그가 걸어온 시간 속에는 부산 문화예술계의 역사가 꿈틀거린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정리하고, 묶어내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부산 문화예술계의 흐름을 보여주는 한편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책의 소중함을 말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김 대표가 출판과 인연을 맺은 것은 숙명이다. 문학청년이었던 그는 고교 교지를 만들기 위해 중구 중앙동·동광동 인쇄골목을 숱하게 드나들면서 어깨너머로 사진 제판·인쇄·제본 등을 보고 배웠다. 자연스럽게 출판에 관심을 키웠다. 그때의 경험이 그를 출판쟁이로 만들었다.


도서출판 해성은 1989년 3월 설립했다. 중앙동 골목의 작은 골방에서 시작한 도서출판 해성은 사무실 규모가 조금 커졌을 뿐 지금도 여전히 중앙동 골목을 지키고 있다.
`나는 책을 만들고 책은 나를 만들고'는 포켓판형이다. 주머니에 쏙 들어간다. 판형에는 김 대표의 전략과 염원이 담겨 있다. 스마트폰만큼 손쉽게 들고 다닐 수 있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덕분에 부담 없이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다. 출퇴근길 도시철도 안, 버스 안, 카페 안에서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백전노장의 출판쟁이가 종이밥을 먹으며 터득한 책의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부산 문화예술계의 역사와 뒷골목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문의 (051-465-1329)



                                                                                                                                                  김영주_funhermes@korea.kr



 

김영주 기사 입력 2020-03-02 다이내믹부산 제202003호
자료출처 : 다이내믹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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