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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1902호 문화관광

인류 마지막 미래, 발전 가능성 무궁무진한 매력적인 땅

내용

카사블라카하산2세모스크

하산 2세 모스크.

 

아프리카 속 유럽, 모로코는 성장 중


우리나라와 모로코는 닮지 않은 듯 꽤 많이 닮았다. 국토 면적, 인구, 종교, 정치제도 등 여러가지가 다른 두 나라가 닮았다고 하는 건 억지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슷한 면이 많다. 두 나라를 닮았다고 생각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아시아와 유럽을, 모로코는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다. 부산과 카사블랑카가 만나는 지점도 이곳이다.
모로코는 급격하게 성장 중이다. 모로코의 경제 성장은 수치로 확인된다. 경제성장률이 2015년 4.6%, 2016년 4.8%, 2017년 5%였다. 2017년 기준 전 세계 평균 경제 성장률 3%와 비교하면 훨씬 높다. 숫자가 전부가 아니다. 숫자에는 결코 담을 수 없는 잠재력과 가능성이 숨어 있다. 바로 아프리카다. 모로코는 아프리카로 들어가는 들머리다. 아프리카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모로코를 거쳐야 한다.

 

카사블랑카하산2세모스크광장 

 하산 2세 모스크 광장.

 

모로코가 아프리카 속 유럽으로 불리는 이유는 개방성과 다양성이다. 이슬람권에서는 보기 드물게 개방적인 사회문화와 안정된 정치는 아프리카 진출을 모색하는 외국 투자자들에게 대단히 매력적이다. 모로코를 발판으로 아프리카로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속속 모여드는 이유다. 프랑스의 대표 완성차 기업인 르노가 연 40만대 규모의 생산 공장을 세웠다. 르노의 모로코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완성차들은 아프리카 대륙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도 1990년대부터 진출해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가장 먼저 카사블랑카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 중 하나다. 1995년 카사블랑카지점을 설립했고, 14년이 지난 2009년에는 SEMAG(Samsung Electronics Maghreb Arab)을 출범시키며 법인으로 승격했다. 현재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리비아 4개국에서 전자제품 판매 및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이밖에 수산물 가공·어구생산 등 수산·해운 관련 업체가 진출해 있다. 두 나라의 교역과 인적 교류는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관광산업의 증가는 가파르다.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이 바라보는 모로코와 카사블랑카의 미래는 어떨까. 삼성전자 현지법인을 방문한 이유다. SEMAG는 카사블랑카 중심지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인 시디 마루프에 있다. 극심한 교통 정체를 뚫고 도착한 시디 마루프는 허허벌판 위에 세워진 거대한 계획도시다. 우리나라로 치면 신시가지같은 곳으로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해 전략적으로 건립한 산업클러스트다. 삼성전자, LG전자, 3M 등 외국 기업들의 현지 법인이 집중되어 있다.

 

100년 앞을 내다보는 앞선 투자


삼성전자 모로코현지법인 최광현 씨는 "모로코는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경제가 안정된 선진국보다 모로코, 브라질 같은 개발도상국이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 모로코는 브라질에 이어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100년 앞을 내다보고 (모로코에)투자하고 있다'는 그가 말하는 모로코의 매력은 역시 아프리카다. 모로코에 진출한다는 것은 아프리카에 진출한다는 의미다. 모로코를 간과하고 아프리카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걸 모로코 생활에서 깨달았다고 한다. 지정학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 실리 외교는 아프리카의 교두보라는 모로코의 위상을 구조화시켰다는 설명이다. 이 지점에서 집고 넘어가야 할 질문이 있다. 과연 아프리카는 인류의 마지막 미래인가.

 

 


80년 후에는 세계 인구 절반이 아프리카 사람


아프리카를 인구라는 지렛대로 들여다보면 인류 마지막 희망이라는 명제는 선명해진다. 현재 아프리카 인구는 11억 명. 세계 인구의 14.8% 정도다. 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 인구 44억 명의 사분의 일이다.
2014년 유엔과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은 2100년 세계 인구 절반은 아프리카인일 거라는 세계 인구 전망보고서를 발표했다. 워싱턴대 통계사회학 교수 애드리안 래프터리는 아프리카 전체 인구가 2100년 최소 35억 명에서 최대 51억 명으로 급증할 확률을 80%로 예상했다. 이에 반해 아시아 인구는 소폭 증가세를 이어가다 2050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전망'과 '추정'이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인구 감소는 현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미 인구 감소 단계에 들어섰고, 우리나라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인 1.05명(2017년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도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1가정 1자녀 정책을 폐지했다. 머지않은 미래에 젊은 아프리카가 늙은 아시아와 유럽을 뛰어넘을지 모른다. 젊은 아프리카 시대의 도래를 준비하는 100년의 첫 걸음이 모로코 카사블랑카다.

 


아프리카의 가능성을 보고 한국을 떠나 모로코로 찾아오는 젊은이들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SEMAG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승곤 씨도 그중 한 명. 이 씨는 삼성전자 현지 직원에 뽑혀 7년 전 카사블랑카에 왔다. 그가 카사블랑카를 택한 이유는 '미래' 때문이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세계를 무대로 도전하겠다고 결심, 한국에서의 안정적인 삶을 버리고 모로코로 왔다. 그의 선택은 모험과 도전이었다.
이 씨는 카사블랑카에서 새롭고 역동적인 발전 가능성을 보았다고 한다. 시스템이 완성된 서구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개방성과 역동성이 모로코의 미래라고 확신한단다. 그는 카사블랑카에서 만난 모로코 여성과 결혼해 가정도 꾸렸다. 앞으로 한국과 모로코를 잇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카사블랑카올드메디나

올드 메디나.

 

카사블랑카 진출, 낙관론과 신중론


이승곤 씨처럼 새로운 미래를 찾아 모로코로 오는 기업과 청년이 있는 반면 신중론도  있다. KOTRA 카사블랑카무역관 류영규 관장은 신중론자다. 모로코 투자와 창업은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지에서 지켜본 모로코에서의 경제 활동은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류 관장은 "모로코가 매력적인 시장인 건 분명하지만, 충분한 준비가 없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모로코의 정치, 경제, 사회문제, 이슬람문화 전반에 관심을 갖고 충분히 공부한 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 관장은 모로코에 투자·취업은 신중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와 모로코의 교역 및 교류 확대는 거역할 수 없는 대세라는 데는 동의한다. 그는 최근 두 나라 고위 인사의 교류로 향후 3~4년 사이 양국은 경제 관계를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질적 양적으로 급속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러 난제에도 불구하고 부산과 카사블랑카는 교류 지점이 적지 않다는 게 류 관장의 분석이다. 모로코 진출에 관심 있는 부산 기업들은 카사블랑카의 수산산업과 연계한 어묵가공, 수산물 가공, 어선용품 제조 및 수리 등이 적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에 대한 현지의 관심도 높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은 선망의 대상이 됐다. 카사블랑카시 하키마 부시장은 "부산과 카사블랑카는 친구"라며 부산에 강한 우호감을 나타내며 "보다 적극적인 교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이드 모히드 관광국장은 "부산과 카사블랑카가 협력해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를 바란다"며 "부산의 여행사들이 현지를 방문해 투자 상담을 진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카사블랑카시 공무원들은 모로코와 카사블랑카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과 투자를 거듭 요청했다.
부산과 카사블랑카는 이제 막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친구가 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어렵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부산과 카사블랑카의 만남도 그럴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느리게 천천히, 우직하게 걸어가야 할 길이 막 시작됐다.   <끝>


                                                                                                                                                                            글·사진 김영주



 

작성자
김영주
작성일자
2019-02-2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1902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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