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부산에서 지난달 21~23일 발생한 가스냄새 원인을 조사한 민·관합동조사단은 4일 부취제(附臭劑)가 냄새의 원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부취제는 냄새가 없는 가스가 새는지 판단하기 위해 첨가해 냄새를 유발하는 화학물질이다.

국민안전처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발표, 부산 가스냄새의 경우 도시가스 같은 연료가스에 주입하는 부취제나 부취제를 포함한 화학물질(폐기물)이 이동 중에 누출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냄새의 원인물질은 저농도로 단시간 누출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며, 지진 전조현상 등 유언비어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국민안전처는 부산 가스냄새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1주일 동안 현장조사와 자료 분석, 확산시뮬레이션 실험 등을 통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민·관합동조사단에는 국민안전처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8개 기관 관계자와 민간 전문가 10명 등 총 30여명이 참여했다.

▲부산에서 지난달 21~23일 발생한 가스냄새 원인은 부취제인 것으로 결론났다(사진은 지난 4일 민·관합동조사단이 가스 냄새 원인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아래 그림은 대기확산모델링을 통해 가스냄새 원인의 이동 여부를 분석한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민·관합동조사단은 부산지역 신고 자료와 대기확산모델링을 분석한 결과, 오염원이 해안도로에서 이동 중에 누출된 것으로 판단했다. 신고 접수 위치, 내용, 시간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고정 오염원일 경우 당시 풍속(초속 2m)에서는 냄새가 최대 7.2km까지 부채꼴로 확산됐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해안도로 주변으로 32km까지 냄새가 확산됐다는 것. 지역주민 신고 내용이 ‘가스냄새’로 일관됐고, 신고 당일 도시가스 누출이나 연료가스 분출·폭발 등의 신고가 없었으며, 관련 시설을 점검한 결과 특이사항이 없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특히 신고가 폭주한 당일 냄새를 맡은 신고자 37명을 대상으로 부취제 냄새를 맡게 한 ‘관능검사’를 벌인 결과, 91.9%가 당시 냄새와 부취제 냄새가 비슷하다는 의견을 보여 냄새의 원인을 부취제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안전처는 외국에서도 부취제 누출로 가스 누출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된 사례가 여러 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미국 오하이주의 가스회사에서 부취제를 탱크에 주입하는 과정에서 일부가 누출돼 가스 누출 알람이 가동하고 학생들이 대피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도시가스 배관 주변 도로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제기돼 가스회사가 점검한 결과 부취제에 따른 악취로 판단됐다.

이밖에 2013년 프랑스 북부 화학공장에서 취급하는 부취제가 누출돼 300㎞ 떨어진 영국까지 악취가 확산된 사례도 있었다.

한편, 국민안전처는 최근 울산에서 발생한 악취는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공단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화학공단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황, 황화수소,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혼합돼 발생한 악취가 당시 기상상황에 따라 확산된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