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사례

“남편과 이혼 후 3살, 4살, 7살 남자아이들을 혼자 키우고 있습니다. 결혼 초부터 남편과 잦은 다툼이 있었고 산후우울증이 오래 지속되면서 점점 무기력해져 청소나 빨래를 미루다보니 집 안은 어질러지고 널부러진 물건들 위로 아이들이 뛰어다니기도 합니다. 그러다 아동학대로 신고되어 제 행동이 아이들에게 방임학대이고 제가 바뀌지 않으면 아이들과 따로 떨어져 살게 될 수 있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제서야 아이들과 집이 어떤지 보이더라구요.”

쓰레기로 뒤 덮힌 거실 위태롭게 버티던 명수네
명수네 집을 방문 했을 때, 바닥에는 기저귀와 전날 먹은 배달 음식이 흩어져 있고, 잠을 자는 이불도 과자부스러기가 가득 묻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한쪽에는 정리되지 않은 아이들 옷가지와 장난감이 쌓여있고 벽에는 아이들 낙서가 가득했습니다.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인 보호, 양육, 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것을 방임학대라고 합니다. 방임은 아동의 인지적,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 발달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방임을 경험한 아동은 수동적이며 사회적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많습니다. 특히 영유아기의 방임은 아동의 성장과 인지발달, 대인관계 등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기도 합니다.

주거환경, 성장 후 삶에 큰 영향
가정은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발달하기 위한 기본 토대입니다. 아동에게 집은 의식주 생활은 물론이고, 부모와 가정을 일차적 매개로 사회에 필요한 기본 일상 습관과 행동, 가치판단의 기준을 배우며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경험하는 곳입니다. 또한 집은 아동이 하루의 피로를 풀고 에너지를 재생산하는 곳으로 쾌적하지 못한 주거환경은 아이의 성장을 저해함과 동시에 어른이 된 이후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가정에서 부모나 보호자가 영유아의 영양, 수면 등 적절하고 안정된 보육환경을 제공하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행히 의뢰한 가정의 어머니는 아동보호종합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거청결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집 안 정리부터 부모의 역할을 다시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주거청결지원사업의 수행기관에서는 아이들이 깨끗한 집에서 마음껏 자랄 수 있도록 방역과 특별청소를 지원하고 어머니에게 정리수납 교육을 세 번에 걸쳐 진행했습니다. 주거환경의 변화와 함께 정신보건센터와 연계해 우울증 치료를 받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지속적인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청소전(왼쪽)과 청소후  사진제공 : 부산시 아동보호종합센터

가정환경 개선 상담·치료 서비스 연계관리
부산광역시 아동보호종합센터에서는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한 방임 가정 등을 대상으로 가정환경 개선사업인 주거청결 지원사업 ‘Clean up! Dream up!’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해당 사업은 청소지원 전문 기관을 공모 선정해 센터와 함께 운영합니다.
아동 가정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청소․방역․세탁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합니다. 저장강박, 우울 등으로 아동 가정의 위생이 불결해 아동의 건강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폐기물 처리와 대청소는 물론 전문 방역기구로 집 안을 소독해 해충이 생기지 않게 합니다. 또한 양육자가 스스로 주거환경을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청결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아동과 부모를 대상으로 전문 수납정리사를 통한 정리 교육을 실시합니다. 주거환경 개선과 더불어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상담, 치료 등 해당 가정에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하고 방임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합니다.
글·부산시 아동보호종합센터·김태우
아동학대신고 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