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칼럼

국토균형발전, 지방분권은 안녕한가?

박재율 | 지방분권부산시민연대 상임대표

내용

39 

△박재율 | 지방분권부산시민연대 상임대표





`안녕'이란 말을 사전에서 검색해 보면 `무사, 안락, 안전'과 유의어, `혼란, 불안, 위험'과 반의어로 나온다. `국토균형발전, 지방분권은 안녕한가?' 이 질문의 답은 명확하다. 어느 쪽인지는 자명하다. 국토균형발전, 지방분권의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수도권 집중이 부른 지방소멸 위기 

수도권 인구는 2019년을 지나면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2020년 5월 기준으로 총 인구 5천180여만 명 중 2천600만 명이 수도권에 살고 있다. 전 국토의 11.8%에 50.10% 정도의 인구가 몰려있는 것이다. 수도권 인구 집중도가 비교적 높다고 하는 일본이 약 35%, 프랑스가 약 18.8%이다. 반면 동남권 인구는 약 790만 명으로 15.2%, 부산은 약 340만 명으로 6.61%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2017년부터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인구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 2019년에만 8만2천741여 명, 2020년 올해만 해도 1분기(1∼3월) 수도권으로 빠져나간 인구(순유입 인구)가 이미 4만4천262명이다. 1분기 기준으로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부산에서만 4천29명이 빠져나갔다. 한국고용정보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0월 기준, 전국의 시·군·구 소멸위험 지수가 부산 0.69로 소멸위험 주의단계이다. 서울 1.56, 경기 1.09, 인천 1.05로 수도권은 소멸위험 매우 낮음에서 보통이다. 이른바 `지방소멸'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게다가 전국 100대 기업의 90%, 1천대 기업의 75%가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다. 2013년에서 2017년까지 5년간 벤처투자기업 2천649개의 고용성과는 총 2만8천134명인데 이 중 2만5천260명, 89.8%가 수도권에 집중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문화기반 시설은 전체 공공도서관의 44.4%, 미술관은 39.5%, 박물관은 33.1%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사람과 기업과 고용, 정보와 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회·경제·문화적 기반이 맞물려 수도권 집중을 양적·질적으로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 해소, 수도권 일극 중심체계에서 동남권 등 다극적 발전체계로의 전환을 바탕으로 하는 국토균형발전은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될 절박한 과제다. 그러므로 최근 정부가 발표한 국내 유턴기업의 수도권 우선 지원과 같은 과거지향적, 현상유지적인 정책들은 철회하거나 전면 재검토하고, 동남권 관문공항, 2030월드엑스포 유치, 북항 재개발, 경부선 철로 지하화, 제2차 공공기관 이전 등과 같은 조치들을 과감하고 신속하게 실행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재난대응 … 지방분권 중요성 체감
최근 모든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그 과정에서 적잖은 논란이 있었다. 무엇보다 기획재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지급하는 것에 반대했었다. 중앙정치권에서도 처음에는 전체 지급을 공식화하지는 않았다. 70% 지급을 주장해 그마저도 반대하던 정부가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추는 정도였다. 그러나 일부 지역의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또 지역 차원에서 광역과 기초단위에서 광범위하게 모든 주민들에게 재난지원금 형태의 각종 지원을 먼저 실행하면서 뒤늦게 100% 지급이 결정되었던 것이다. 지방정부의 선도적이고 주도적인 실천과 줄기찬 요구가 없었다면 국민재난지원금은 표류하거나 제한적인 실시로 국민 원성을 사기에 충분했다. 


코로나19 재난사태를 겪으면서 지방정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체감하게 된다. 일부 지역에서 재난 대처를 위한 주민지원의 좋은 사례가 나오고 그것을 다른 지역에서 수용하거나 변화, 발전시켜 시행하고 있다. 이런 선순환과 상승작용을 가져오는 것이 바로 지방분권이다. 또한 신천지교회 등에 대한 지방정부 차원에서의 신속한 대응, 지역보건소 등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대응 등은 지방자치 시대, 지방분권이 왜 그리 강조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해양자치권 부산 특화 절실
그렇지만 지방분권의 현실은 여전히 삭막하다. 해양수도를 지향하는 부산시가 해양부시장 한 자리를 둘 수 없다. 두 명의 부시장만 두어야 한다는 대통령령의 규정 때문이다. 원전이 있는 지역으로서 원전의 입지나 운영, 안전과 관련한 어떤 의미 있는 법도 만들 수 없다. 재정 확충이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한 법 역시 만들 수 없다. 구·군 단위의 주민편의 시설, 도로 등의 관련 재정도 상당 부분 여전히 중앙정부, 중앙정치권의 권한 범위 안에 들어있다. 


20대 국회 임기 종료로 자동 폐기되었다가 21대 국회 시작과 더불어 다시 발의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주민참여권 강화, 특별지방자치단체 운영, 광역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등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앙집권적인 통제의 흔적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광역시·도 부단체장을 인구 500만 기준으로 그 이상은 5명, 그 이하는 3명을 둘 수 있게 해 서울, 경기도와 그 외 시·도간 현재 1명에서 2명으로 오히려 그 격차를 더 벌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방자치법 22조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는 조항을 그대로 두어 실효성 있는 자치입법을 제약하고 있다. 주민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주민 의사를 바탕으로 기속력 있는 규정을 만들 수 없다면 지방자치라고 할 수 없다.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 주민참정권, 자치경찰제 등을 통해 과도한 중앙집권 체계를 지방분권 체계로 탈바꿈 시키는 데 더 이상 주저할 수 없다. 또한 해양도시 부산에 해양자치권을 특화시켜 국가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는 특성화 분권, 차등 분권도 조속히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국토균형발전, 지방분권 실천이 첫 걸음
수도권 집중, 중앙집권, 1960년대 이후 근대화 과정, 단기간의 압축·고도성장 과정에서 축적된 수도권 중심의 일극적 발전전략, 중앙정치, 행정권력 중심의 수직적 발전전략은 더 이상 현실에 맞지 않다. 저출생, 고령화 사회, 상대적 격차의 증대,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한 질적 성장, 수평적·자율적·참여적 협치 등과 같은 화두들이 주요 과제인 시대, 분산과 분권은 피할 수 없는 길이다. 수도권 집중에서 국토균형발전으로, 중앙집권에서 지방분권으로 가지 않으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점점 더 멀어질 것이다. 


지방소멸의 위기 경고음이 커지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재난 시대를 거치면서 국토균형발전, 지방분권의 안녕이야말로 나와 이웃의 안녕, 지역과 나라의 안녕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엄중한 상황이다.


작성자
김향희
작성일자
2020-07-03
자료출처
다이내믹부산
제호

다이내믹부산 제202007호

첨부파일
다이내믹부산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페이지만족도

페이지만족도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균 : 0참여 : 0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를 위한 장이므로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 - 민원신청새창열림 아이콘"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광고, 저속한 표현, 정치적 내용, 개인정보 노출 등은 별도의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