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감염됐던 〈부산 47번 환자〉 `회복자' 박현입니다
생사 넘나들던 9일 … 가슴과 배, 불에 타는 듯한 통증, 석 달째 후유증 심각 … 개인 방역·거리두기 지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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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 | 부산대 기계공학부 겸임교수- 2월 21일, 부산에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날인 금요일 밤으로 기억한다. 평소보다 목의 침 넘김이 아프지는 않지만 약간 간지러운 정도의 인후통이 있었다. 겨울철 건조한 날씨에 흔하게 볼 수 있는, 물을 마시면 바로 괜찮아지는 약간의 마른 기침을 3차례 정도 했다. 겨울날 흔하게 마주하는 미미한 증상들. 그것도 잠시 나타났다가 금세 괜찮아졌다. - 사흘 뒤인 24일 새벽, 처음으로 호흡 곤란이 왔다. 동래보건소와 통화 후 집근처 대동병원 야외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받으러 갔다. 줄을 서서 기다리던 중 다시 갑자기 호흡 곤란이 왔고 그후 의식을 잃고 길바닥에 머리를 부딪치면서 기절해 부상치료도 함께 받아야 했다. 
 다음날 양성 판정을 통보받고 고신대 복음병원 격리병동 음압병실에 입원해 산소 공급과 함께 각종 치료를 받았다.- 코로나19 증상은 수 많은 여러 다른 증상들이 번갈아 나타나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가슴과 배가 불에 타는 듯한 뜨거움, 때로는 가슴을 칼로 찌르는 듯하다가도 손으로 움켜지는 듯한 통증과 철판이 누르는 듯한 통증에서 기왓장이 누르는 통증 등 하루에도 수십번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했다. - 다시 한번 고신의료원 중환자실 격리병동 의료진들과 대한민국 모든 의료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덥고 부자연스러운 보호복, 뿌옇게 습기가 차서 잘 보이지도 않는 고글과 두꺼운 보호장갑으로 손의 감각도 느끼기 힘든 상태에서 환자 치료는 물론 통제된 공간이라 환자들의 식사와 심지어 청소까지 직접 해주셨다. - 입원 9일 만인 3월 5일, 2번의 음성 결과로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지만 여전히 가슴 통증은 남아있었다. 집에서 14일간 격리하면서 조금 걷거나 10분 이상 앉아 있으면 호흡이 가빠지고 스트레칭 동작 한번 하기도 힘들었다. 퇴원 후 2주의 격리가 끝나고 3월에 처음으로 잠시 외출을 했지만 바로 기력이 없어서 5일 간을 침대에서 꼬박 누워서 쉬어야 했다. - 차츰 걸을 수 있는 시간과 앉아 있는 시간, 스트레칭 할 수 있는 동작들이 늘어났지만 4월, 한 차례 외출 후에도 기력이 없었다. 5월에도 한 차례 잠시 외출 후 돌아오면 바로 기력이 딸릴 정도로 회복이 너무 더디다. 퇴원 후 석 달이 지나가지만 심한 두통이 계속 되고, 몸의 컨디션은 여전히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하고 있다. 오로지 집에서 후유증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 사실 `완치'라는 말이 오해를 낳아서 코로나에 걸려도 완치 판정 후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착각에 감기처럼 가볍게 여기고 거리두기를 소홀히 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만 `완치자'라고 말할 뿐 외국은 모두 `회복자'라고만 표현한다. `회복자'로 퇴원 후 2∼3개월 후에도 심각한 부작용과 후유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뉴욕타임즈의 최신 기사처럼 한번 걸리고 나면 고통이 지속되고 있는 힘든 병임에는 틀림없다. - 코로나19의 가장 큰 예방은 개인 방역이다. 시민 모두 손씻기와 마스크 쓰기를 철저히 하고 거리두기를 잘 지키는 것이다. 요즘은 컨디션이 좋은 날은 감사하면서, 나쁜 날은 내일은 좋을거라는 희망으로 회복에 노력하고 있다. - 모두가 어려운 이 시기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라는 로마 철학자의 말처럼 희망을 가지면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 - *박현 교수는 입원 후 영어로 SNS에 올렸던 글들을 한글로 번역한 페이스북 사이트 (www.facebook.com/Busan47)를 오픈했다. - ‘코로나 바이러스 부산 47번 환자의 건강 회복과 행복한 삶을 위한 희망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주제로 앞으로 코로나19 관련 환자로서 그리고 회복자로서의 경험담과 정보를 계속 공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편집자 주> 
 
- 작성자
- 김향희
- 작성일자
- 2020-06-0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202006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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