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약자가 불편함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부산의 디지털 환경이 바뀌었으면 합니다.
안녕하세요. 부산에서 생활하고 있는 시민입니다.
최근 우리 주변을 보면 식당의 키오스크, 은행의 무인업무기기, 무인민원발급기, 병원 예약 시스템, 공공기관의 온라인 서비스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전환은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모든 시민에게 같은 편리함을 주고 있는지는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고령층을 비롯하여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은 키오스크나 무인기기 앞에서 한참 화면을 바라보거나, 원하는 메뉴를 찾지 못하거나, 어디를 눌러야 할지 몰라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중요합니다. 실제로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교육이나 도움 서비스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디지털 기기를 어려워하는 모든 시민이 사용법을 더 많이 배워야만 하는 것일까요?". 저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 중에는 사용자의 디지털 역량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키오스크의 글자가 너무 작거나, 메뉴가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거나, 처음 사용하는 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가 사용되거나,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버튼을 쉽게 찾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사용자가 기기를 잘 다루지 못해서 불편한 것인지, 아니면 **기기와 서비스의 화면 구성과 사용자 경험(UX)이 다양한 사용자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서 불편한 것인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디지털 약자의 문제를 단순히“사용자가 디지털 기기를 더 배워야 한다.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가 불편한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불편함을 만들어내고 있는 디지털 환경 자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고령자가 키오스크에서 메뉴를 찾지 못한다면 단순히 키오스크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메뉴의 분류를 더 직관적으로 바꾸고 글자와 버튼의 크기를 키우고, 한 화면에 너무 많은 정보를 표시하지 않고, 현재 어느 단계까지 진행했는지 알 수 있도록 하고, 어려운 용어를 쉽게 바꾸고, 이전 단계와 다음 단계의 버튼을 일관된 위치에 배치하는 등 사용자가 처음 접하더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화면과 서비스를 개선하는 방법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저는 이러한 관점이 부산의 디지털 격차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부산시 및 부산 지역의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키오스크, 무인민원발급기, 무인업무기기, 공공서비스 앱 등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대상으로 **시민이 직접 사용하면서 발견한 불편을 조사하고, 실제 UX 개선안으로 제안할 수 있는 시민 참여 기회를 마련해주셨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대학생이나 시민들이 실제 기관과 생활시설을 방문하여 디지털 약자가 어떤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관찰하고, 이용자들의 의견을 듣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① 어떤 부분에서 불편이 발생하는지 발견하고, ② 그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③ 화면 구성이나 이용 절차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제안하고, ④ 실제 기관에서 해당 개선안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특히 이러한 활동이 단순한 일회성 교육이나 캠페인으로 끝나지 않고, 시민들이 제안한 UX 개선안이 실제 서비스 운영기관에 전달되고 검토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계속해서 기술에 맞춰 변화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저는 오히려 기술과 서비스가 다양한 사람들의 사용 경험을 고려하여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버튼 하나, 작은 글씨 하나, 복잡한 화면 하나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부산의 디지털 전환이 더 많은 시민을 위한 변화가 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기를 잘 사용하는 시민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기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시민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산시에서 시민들이 직접 발견한 디지털 환경의 불편을 제안하고, 이를 실제 UX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시민 참여형 디지털 환경 개선의 장을 마련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사용자가 불편함에 적응하는 부산이 아니라, 불편함을 발견하면 디지털 환경이 함께 바뀌는 부산이 되었으면 합니다.
참여기간 2026-08-27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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