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1호선 장림역이나 다대포항역을 지나 출근하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지하철 문이 열릴 때마다 마주하는 건 활기찬 상점이 아니라, 먼지가 뽀얗게 쌓인 채 굳게 닫힌 '임대 문의' 전단지들입니다. 다대포 연장 구간이 개통될 때만 해도 "이제 우리 동네도 살기 좋아지겠구나" 싶어 참 설렜는데, 몇 년이 지난 지금 지하철역 안은 여전히 썰렁하기만 합니다.
역사 내 상가가 비어 있다는 건 단순히 부산교통공사의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역 안이 휑하니 비어 있으면 지나가는 시민들 마음도 삭막해집니다. 밤늦게 퇴근할 때 불 꺼진 상가 앞을 지날 때면 괜히 발걸음이 빨라지기도 하죠. 상권이 죽었다고, 사람이 안 온다고 셔터만 내리고 있을 게 아니라, 이제는 이 아까운 공간을 우리 시민들을 위해 쓸 방법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사람이 모여야 동네가 삽니다, '문화'가 그 마중물입니다
솔직히 말해봅시다. 요즘 장림이나 다대포 지하철역에서 옷을 사고 가방을 살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유동 인구만 믿고 상업적인 임대료만 고집하니 공실이 길어지는 겁니다. 시장에서 외면받는 공간이라면, 차라리 과감하게 '공공 분양'이나 '장기 무상 임대'를 통해 우리 주민들이 직접 쓸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야 합니다.
장림역의 넓은 공실을 우리 아이들을 위한 '지하철 도서관'이나 어린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면 어떨까요? 집 근처에 마땅한 문화센터가 없어 멀리까지 나가야 했던 엄마들이 아이 손을 잡고 퇴근길 아빠를 기다리며 책도 보고 쉬어갈 수 있는 곳 말입니다. 중요한 건, 이렇게 역 안에 사람이 모이기 시작하면 그 온기가 자연스럽게 지상 상권으로 번져나간다는 점입니다.
문화센터 수업을 마친 엄마들이 역 앞 시장에서 장을 보고, 악기 연습을 끝낸 청년들이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 풍경을 상상해 보십시오. 지하철 공실을 문화 공간으로 바꾸는 것은 단순히 '빈방 채우기'가 아니라, 죽어가는 주변 상권에 산소를 공급하는 '심폐소생술'과 같습니다. 역 안이 밝아지고 북적거려야 역 주변 골목도 살아납니다.
다대포의 낭만, 지하철역 안까지 끌어들입시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다대포해수욕장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삭막한 벽만 볼 게 아니라, 다대포의 역사를 담은 작은 갤러리나 지역 작가들의 공방이 늘어서 있다면 어떨까요? 관광객들이 역 안에서 체험 행사에 참여하고 기념품을 사며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대포 전체의 관광 활력은 배가 될 것입니다.
서울이나 대구 같은 곳은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오래 비어있는 상가를 청년들의 창업 공간으로 내주기도 하고, 노인 일자리 지원 센터나 이동 노동자들의 쉼터로 개조해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부산은 안 된다"는 핑계는 이제 그만둬야 합니다. 행정이 조금만 유연하게 생각하면, 흉물스럽던 빈 상가가 지역의 명소로 바뀌고, 그 낙수 효과로 주변 상가들까지 덩달아 불이 켜질 수 있습니다.
2026년, 우리 손으로 이 셔터를 올립시다
우리는 곧 새로운 지역 일꾼들을 뽑습니다. 거창한 토목 공사로 길을 닦겠다는 약속보다, 내 집 앞 지하철역의 텅 빈 셔터를 올려주겠다는 후보가 더 반갑지 않겠습니까? 시민의 세금으로 지은 공간이 1년 365일 비어 있다는 건 명백한 낭비이며, 그 무관심 때문에 주변 상권까지 동반 침체되는 것은 뼈아픈 실책입니다.
2026년 6월 3일, 우리가 투표소에 가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내 일상이 조금 더 따뜻해지기를, 내 고향 부산이 낡은 공간을 새로 채울 줄 아는 활기찬 도시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장림역과 다대포역의 빈 상가들이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주민들의 활기로 꽉 차는 풍경, 그리고 그 활력이 지상 상가로 뻗어 나가 상인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미래. 그건 꿈이 아니라 우리의 '다정한 참견'으로 만들 수 있는 현실입니다.
지하철 공실은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우리가 채워 넣을 수 있는 '기회의 도화지'입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그 도화지에 멋진 부산의 그림을 그려봅시다. 우리 동네 지하철역이 세계에서 가장 다정한 공간이 되고, 그 기운이 동네 전체를 다시 뛰게 만드는 날을 기대합니다.
참여기간 2025-12-22 ~ 202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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