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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생각

부산의 교통 난제, 입체적 모빌리티"와 직관적 시스템으로 해소진행중
분류
교통
참여기간
2025-12-04 ~ 2026-01-03
공감해요
작성자
정**
작성일
2025-12-04
번호
100

부산에서 운전대를 잡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부산의 도로는 유난히 운전하기 힘들고 거칠다는 것을 타지에서 온 운전면허 취득 초년생인 필자가 겪은 부산의 도로 환경은 당혹감 그 자체였다. 시계처럼 복잡하게 얽힌 갈림길과 사방으로 뻗은 신호 체계 앞에서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고민하며 진땀을 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상습적인 정체와 빈번한 사고는 부산 도로 위에서 당연한 듯 느껴지는 일상이 되었다.
이러한 교통난은 부산의 독특한 지리적, 역사적 배경과 맞닿아 있다. 부산은 계획된 바둑판식 도시가 아니다. 해안과 산지를 따라 길게 뻗은 대상형 도시로 발전하며 다수의 중심지가 형성되었고 이에 따라 내부 구조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결정적으로 6.25 전쟁 당시 40만 명이던 인구가 100만 명으로 급증하면서 피난민들이 산비탈까지 집을 짓고 살았고, 전쟁 후 남는 공간에 도로를 내다보니 현재와 같은 구불구불한 산복도로와 복잡한 갈림길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교통 인프라 확충이 차량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는 극심한 혼잡과 대중교통 이용객 감소, 시민 불만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2010년 부산의 교통문화지수는 7대 광역시 도시 중 최하위였으며,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 또한 타 대도시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가 된다.
물론 개선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부산시는 시야 확보가 어려운 고가도로 하부에 유턴 전용 신호등을 설치하여 사고를 예방하는 등 지형적 특성에 맞춘 해결책을 도입해 왔다. 이는 신호등 개수가 늘어나더라도 직관적인 이해를 돕는 이 방식은 긍정적인 선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부산의 도로는 여전히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 주거지가 밀집한 부산에서 도로를 전면적으로 재정비하거나 확장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시민의 삶의 터전을 훼손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물리적인 도로 확충의 한계를 넘어서는 세 가지 현실적인 대안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부산형 공공 전기자전거'의 전면 도입이다. 도로 확장이 어렵다면 도로 위를 달리는 교통수단의 부피를 줄여야 한다. 현재 부산에는 사기업 공유 자전거만 존재하여 다른 지역 공공 자전거에 비해 이용 요금이 비싸다. 이에 부산시가 주도하여 공공 모빌리티 사업을 지원해야 한다. 부산의 지형적 한계인 산지와 경사로는 고출력 전기 자전거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만약 추가로 저렴한 공공 전기자전거가 대중교통과 환승이 가능하도록 연계된다면, 버스와 지하철이 닿지 않는 '라스트 마일(최종 구간)'을 완성하여 자가용 수요를 획기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 현재 기장군에서 시행 중인 '타반나'와 같은 모델을 예산 편성을 통해 부산 전역으로 확대한다면, 시민의 이동권 보장은 물론 부산이 지향하는 '탄소 중립 15분 도시' 실현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둘째, '수직형 대중교통(공공 모노레일)'의 확충이다. 부산에 자가용 이용 비율이 높은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산복도로 등 고지대에 주거지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집은 산 위에 있는데 지하철역은 평지에 있다 보니, 오르내리는 것이 힘들어 어쩔 수 없이 차를 타는 경우가 많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지대에 있는 집과 대로변을 잇는 공공 모노레일을 단순 관광용이 아닌 대중교통의 목적으로 적극 설치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지대의 보행 접근성을 높인다면, 시민들이 굳이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고도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촉진할 수 있다.
셋째, 직관적인 신호등 정보 제공 시스템 구축이다. 복잡한 교차로가 많은 부산의 특성상, 운전자가 즉각적으로 신호를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유턴이나 비보호 좌회전 등 헷갈리기 쉬운 구간에서, 현재 신호가 내 진행 방향에 대해 '진입 가능(초록)'인지 '정지(빨강)'인지를 구체적으로 표시해 주는 기능을 신호 체계에 추가하는 것이다. 직관적인 시각 정보는 초보 운전자나 초행길 운전자의 당황스러움을 줄이고 사고 위험을 크게 낮출 것이다.
넷째, 대중교통의 본질적인 경쟁력 강화, 즉 시민이 체감하는 ‘불편함’의 해소이다. 사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새로운 수단을 도입해도 기존 대중교통이 고통스럽다면 시민들은 운전대를 놓지 않을 것이다. 출퇴근 시간마다 도착하는 버스는 이미 만차라 타지 못한 채 보내야 하고, 자가용보다 두세 배 더 긴 시간을 길 위에서 버려야 한다면 누가 그 피곤한 몸을 이끌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는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출퇴근 피크 시간대에는 배차 간격을 획기적으로 좁히고 예비 차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등 탄력적이고 과감한 운영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부산의 도로는 과거의 아픈 역사와 치열한 삶의 흔적이다. 도로를 바꿀 수 없다면 시스템과 수단을 바꾸고 보완해야 한다. '공공 전기자전거'와 '수직형 모노레일', '직관적 신호 체계', 그리고 '쾌적한 대중교통 운영'은 만성적인 교통 체증을 해소하고 더 나은 부산의 미래로 나아가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부산시의 긍정적인 검토와 결단을 기대한다.

참여기간 2025-12-04 ~ 2026-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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