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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6-01-19 14: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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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6년 1월 18일(일) 오후 3시, 해운대문화회관 고운홀에서는 특별한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지브리를 품은 클래식 – 눈이 내리는 고요한 아침〉이라는 제목의 이번 공연은 끄라스네 앙상블이 연주를 맡은 실내악 음악회로, 플루트·바이올린·첼로·피아노 네 가지 악기를 통해 클래식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친숙한 영화나 게임 속 음악 등도 들려주는 무대였습니다.
출처 - 직접 촬영
🎵 끄라스네 앙상블, 음악을 설명해 주는 연주
끄라스네 앙상블은 실내악 편성으로, 클래식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영화 음악 등을 연주하며 대중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습니다.
앙상블은 "평범한 음악가들이지만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하고, 연주를 통해 서로를 공감하며, 음악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기를 꿈꾸고 있다"고 말합니다.
또 이번 공연은 ‘첼리스트의 서재’라는 이름의 기획 공연으로 진행되었는데요. 마치 책이 가득한 서재에서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듯, 연주와 해설이 번갈아 가며 이어져, 클래식 음악이 전혀 어렵지 않게 느껴졌고, 곡 하나 하나를 차분히 이해하며 들을 수 있었습니다.
출처 - 직접 촬영
🎵 영화와 게임 속 음악을 클래식 무대에서 만나다
공연에서는 지브리 애니메이션 음악뿐 아니라, 게임〈메이플스토리〉에 등장하는 곡도 연주되었는데요. 연주자 한 분께서 곡이 시작되기 전, 이 음악에 담긴 이야기를 먼저 들려주셨습니다. 연주되는 ‘여왕의 정원’과 ‘시그너스의 정원’라는 곡은 게임 캐릭터인 시그너스 여제를 중심으로 한 <메이플스토리>의 대표적인 BGM으로 손꼽힙니다. <메이플스토리> 속 세상인 메이플 월드를 수호하던 시그너스 여제와 기사단, 그리고 검은 마법사들의 군단장 루시드에 의해 타락하게 되는 여제의 이야기가 음악 속에 담겨 있습니다.
‘여왕의 정원’은 타락하기 전, 신수라고 하는 큰 동물과 함께 정원에 머무는 신비롭고 평화로운 여제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곡인 반면, ‘시그너스의 정원’은 6/8박자의 왈츠 리듬으로, 타락했지만 여전히 고귀함을 잃지 않은 여제의 모습을 표현합니다. 이 곡에는 두 가지 감정이 함께 담겨 있는데, 하나는 여제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슬픔, 또 하나는 여제를 섬기던 기사들이 여제와 맞서야 하는 비통함입니다.
연주자 분은 “음악의 묘미 중 하나는 내가 직접 겪어보지 못한 이야기를 음악을 통해 느껴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해설을 듣고 음악을 감상하자, 게임 속 배경음악이 아니라 하나의 서사가 담긴 음악으로 느껴졌습니다.
🎵 네 가지의 악기, 다섯 명의 연주자
이번 공연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각 악기를 단 한 명의 연주자가 맡았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지금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단원으로 연주하고 있습니다.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할 때는 연주 인원이 많다 보니, 내가 실수를 하거나 자신이 없을 때, 같은 악기 파트나 다른 악기파트에 묻혀 넘어갈 수 있습니다. 물론 그때도 무대에 서면 긴장되지만, 여러 명이 함께 연주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조금은 나뉩니다.
하지만 이날 무대에 선 연주자들은 각 악기를 단 한 명씩 맡아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소리를 절대 숨길 수 없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안정된 연주를 이어 가는 모습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그만큼 집중력과 책임감, 그리고 연습량이 얼마나 대단한지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 연주를 가능하게 만든 비결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습니다.
출처 - 직접 제작
🎵 악기를 아는 만큼 깊어지는 음악
저는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플루트를 맡고 있는데요. 플루트는 생각보다 매우 힘든 악기입니다. 하루 종일 연습하면 손가락 밑 마디가 아프고, 오래 불다 보면 머리가 아플 때도 많습니다. 플루트는 성악처럼 연주자가 직접 호흡으로 소리를 만들어 내는 악기라, 하루 종일 연습하는 것은 하루 종일 노래를 부르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또 플루트는 계속 들고 연주해야 하는 악기라서, 1~2kg 정도 되는 금속을 오랫동안 잡고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관리의 어려움까지 더해집니다. 조금만 부딪혀도 고장이 나기 쉽고, 한 번 떨어뜨리면 헤드 부분이 찌그러질 수 있습니다. 날씨에 따라 관리 방법도 달라서, 더운 날에는 습기를 잘 닦아 주어야 하고, 추운 날에는 악기가 차가워져 소리가 잘 나지 않아 연주 전 연주자가 따뜻한 입김을 불어넣어주어야만 합니다. 연습이 끝날 때마다 닦아 주어야 하는 것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이런 과정을 직접 겪고 있기에, 무대 위에서 자연스럽게 연주를 이어 가던 플루티스트 분의 모습은 더욱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수영을 배우기 전에는 올림픽 선수가 물살을 가르는 모습을 그냥 보게 되지만, 직접 수영을 배우고 나면 그 움직임 하나하나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악기를 아는 만큼, 음악은 더 깊게 들립니다.
오케스트라에서 연주 중인 기자의 모습 - 출처 : 직접 촬영
이번 공연을 통해 저는 음악이 단순히 ‘잘 연주되었는지’를 넘어서, 그 소리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시간과 노력까지 함께 떠올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음악은 이전보다 훨씬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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