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러운 갈맷길]
부산의 바다와 강, 산 그리고 도심을 구석구석 지나는 갈맷길은 어디에서나 부산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부산이라는 도시가 갖고 있는 특징이나 정취, 분위기를 잘 드러내는 곳에선 부산이라는 도시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으니 무조건 찾아가봐야 한다.
일명 ‘부산스러운’ 갈맷길 스폿 5곳을 소개한다.
‘부산스러운’ 갈맷길을 ‘부산스럽게’ 걸으며 부산에 풍덩 빠져보자.
#1. 레트로의 끝판왕, 좌천동 산복도로 (갈맷길 3코스 2구간)
부산진시장을 출발해 좌천동과 수정동, 초량동의 산복도로를 거쳐 구도심인 남포동과 중앙동, 영도대교까지 이어지는 갈맷길 3코스 2구간.
코스 초반에 걷게 되는 산복도로는 다른 도시와 구별되는 부산 특유의 주거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부산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엿볼 수 있는 살이 있는 역사 현장이기도 하다.
전쟁을 피해 부산으로 내려온 피란민들이 비탈면을 따라 산꼭대기까지 계단식으로 집을 지으면서 우리집 지붕이 뒷집의 마당이 되는 독특한 풍경을 만들었다.
세월이 흐르며 빛이 바랜 건물과 미로 같은 골목길까지 더해져 레트로 감성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부쩍 잦아졌다.
특히 부산포개항문화관 주변은 오래된 아파트와 낡은 상가들, 그 사이를 오르내리는 경사형 엘리베이터 등으로 인해 흡사 홍콩의 뒷골목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마을 뒤에 있는 증산공원에 오르면 산복도로 마을의 전체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2. 바다 위에서 즐기는 야경, 요트 투어 (갈맷길 2코스 1구간)
바다를 빼고 부산을 논할 순 없다. 부산의 바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요트 투어가 그래서 요즘 인기다.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여행 상품들이 등장하면서 부산을 여행한다면 꼭 해봐야 할 필수 투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럭셔리한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 부산의 일몰과 야경을 감상하는 ‘야간 투어’가 인기다.
화려하게 불을 밝힌 센텀시티와 마린시티의 초고층 건물과 바다를 가로지르며 빛을 내뿜는 거대한 광안대교는 부산이 왜 야경의 도시인지 온몸으로 느끼게 해 준다.
파도에 출렁이는 요트 위에서 즐기는 깜짝 불꽃놀이는 부산의 밤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동백섬 더베이101을 비롯해 수영요트경기장, APEC누리공원의 해운대리버크루즈 등 갈맷길 2코스 1구간 곳곳에 요트 투어를 할 수 있는 곳들이 있다.



#3. 바다가 마당인 카페, 피크스퀘어 (갈맷길 1코스 2구간)
기장 해안을 따라 송정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갈맷길 1코스 2구간.
기장군청을 벗어나면 봉대산을 넘어 월전항에 들렀다가 다시 산길을 걸어 대변항으로 향한다.
월전항에서 산길로 넘어가지 말고 해안로를 따라 걸어가면 대도시의 바다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날것의 해변 풍경과 함께 해안절벽 곳곳에 자리한 카페들을 줄줄이 만나게 된다.
발 아래로 펼쳐진 동해바다가 마당인 카페들은 저마다의 감성과 멋으로 관광객들을 불러 모은다.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건물에 통창을 달아 바다를 조망할 수 있게 한 ‘피크스퀘어’는 사진 명소로 인기다.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여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하는 것이 포인트다.
쉴새 없이 밀려드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은 부산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다.


#4. 항구도시 부산의 멋, 영도 깡깡이마을 (갈맷길 3코스 2구간)
갈맷길 3코스 2구간의 끝자락인 영도구 남항동 일대는 우리나라 근대 조선업이 태동한 곳이다.
지금의 남항동 일대에 1912년 대한민국 최초의 조선소가 세워졌고 70~80년대엔 배를 수리하는 조선 수리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지금도 여전히 수리조선소가 남아 있는 ‘깡깡이마을’로 들어서면 마을 코앞에 줄줄이 정박해 있는 각양각색의 배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영도대교 주변 항구에 마치 주차를 한 것처럼 작은 선박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모습은 항구도시 부산의 멋을 잘 보여준다.
뱃고동을 울리며 바쁘게 오가는 배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갈매기 모양으로 멋을 낸 자갈치시장과 용두산공원의 부산타워. 그 뒤로 보이는 산복도로까지.
깡깡이마을에서 바라보는 구도심도 매력적이다.



#5.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 낙동강 하구 (갈맷길 4코스 3구간)
강원도 태백에서 발원해 500km를 넘게 흘러온 낙동강은 부산에서 바다와 만난다.
강과 바다가 만나며 만들어낸 독특한 자연은 부산여행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풍경이다.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출발해 낙동강하굿둑까지 연결되는 갈맷길 4코스 3구간은 바로 여기, 바다와 강이 만나는 낙동강 하구의 기수지역을 끼고 걷는 길이다.
강의 흐름과 같이 낙동강하굿둑에서 다대포해수욕장 방면으로 걸어 내려오면서 만나는 낙동강 하구의 다양한 모습은 부산이 바다의 도시이기도 하지만 강의 도시임을 깨닫게 한다.
철새들의 낙원인 을숙도생태공원을 비롯해 이름 모를 모래톱들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강변을 따라 드넓게 펼쳐진 갈대밭과 그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철새들을 바라보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이 길의 하이라이트는 이윽고 강물이 바다로 흘러드는 다대포해수욕장이다. 바닷물과 강물.
모래톱과 섬이 뒤섞여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신비로운 풍경을 만든다.
아미산전망대에 오르면 그 모습을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