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걸으면 더 좋은 갈맷길 코스>
낮에 걸어도 좋지만 밤에 걸으면 더 좋은 갈맷길이 있다. 해변을 달리는 기찻길을 따라 해운대의 아름다운 야경을 보며 걷는 길. 수영강의 운치와 센텀시티의 황홀한 야경이 버무려 진 길. 광안리와 해운대 야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해안절벽을 따라 굽이굽이 걷는 길. 이제는 세계인이 주목하는 부산 야경과 시종일관 바다를 끼고 걷는 갈맷길의 만남은 그 자체로 특별하다. 부산이 아니면 경험하기 힘든 세 곳의 야간 갈맷길 코스를 소개한다.
반짝반짝 빛나는 해운대! 갈맷길 2코스 1구간
갈맷길 2코스 1구간의 시작점인 송정해수욕장을 벗어나면 곧장 바다를 끼고 열차가 달렸던 옛 동해남부선 기찻길로 들어선다. 지금은 해변열차가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는 기찻길을 따라 미포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는 부산 바다의 멋을 제대로 보여준다. 등대가 아름다운 청사포를 지나 미포 어귀로 들어서면 해운대해수욕장과 101층 높이의 초고층 건물을 배경으로 해변열차와 스카이캡슐이 오가는 이국적인 풍경에 발길이 절로 멈춘다. 핑크빛으로 물들었던 하늘에 어둠이 찾아들고 주변 건물들이 불을 밝히면 너도 나도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해운대해수욕장 끄트머리에 위치한 동백섬으로 들어서면 해운대 주변 마천루의 황홀한 야경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진다. 등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APEC 누리마루와 광안대교, 더베이 101의 눈부신 야경도 놓칠 수 없다. ‘해운대 영화의 거리’로 접어들면 마린시티의 마천루와 광안대교가 함께 빚은 황홀한 야경이 기다린다. 영화의 거리 끝에 위치한 요트경기장 야경은 부산 야경의 끝판왕이 아닐 수 없다.
센텀시티의 화려함 속으로, 갈맷길 8코스 2구간
동천교에서 출발해 수영강변을 따라 센텀시티까지 이어지는 갈맷길 8코스 2구간은 전 구간이 평지라 강바람을 맞으며 쉬엄쉬엄 걷기에 좋다. 아파트단지가 모여 있는 평범한 도심 풍경이 한동안 이어지다가 과정교를 지나면 마린시티의 마천루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풍경도 변한다. 고층빌딩이 하나 둘 등장하다가 어느새 빌딩숲이 나타난다. 수영강과 광안대교, 고층 건물이 하나의 프레임 속에서 어우러지며 미래 도시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든다. 백미는 화려한 조명이 더해지는 밤이다. 수영강을 가로지는 과정교와 민락교의 야간 조명은 시작에 불과하다. 천장 전체를 LED 패널로 만들어 매일 밤 화려한 빛 잔치를 펼친다. 고층빌딩들이 저마다의 조명으로 한껏 치장한 센텀시티의 밤은 홍콩의 백만 불짜리 야경이 울고 갈 만큼 매력이 넘친다.
도시와 자연의 공존, 갈맷길 2코스 2구간
민락교에서 광안리해수욕장을 지나 이기대해안산책로로 이어지는 갈맷길 2코스 2구간은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진 부산 야경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코스다. 민락교를 출발해 수영강을 따라 걸으면 이내 마린시티와 광안대교의 야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민락수변공원에 닿는다. 바로 옆 민락항은 도심 속 어촌이다. 고깃배가 정박해 있는 작은 포구 너머로 웅장한 광안대교가 화려한 빛을 뽐내며 어둠을 밝힌다. 방파제 끝, 초고층 빌딩을 배경으로 서 있는 흰 등대가 밤바다의 운치를 더한다. 청춘 남녀의 열기로 가득한 ‘밀락더마켓’이 민락의 밤을 더욱 뜨겁게 달군다. 어둠이 찾아온 바다는 어느새 관광객들을 가득 태운 요트로 북적인다. 광안대교 앞에 모여든 요트에서 하나 둘 불꽃이 피어나더니 어느덧 거센 불꽃으로 변해 밤하늘을 수놓는다. 광안리해수욕장을 지나 동생말로 접어들면 이기대해산책로다. 파도가 넘실대는 해안절벽을 따라 출렁다리를 건너고 숲길을 걸으며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부산의 자연을 오롯이 느끼는 길이다. 오륙도해맞이공원까지 바다를 끼고 걷는 내내 광안리와 해운대의 화려한 야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동생말에서 어울마당까지 1.2km 구간엔 야간 조명을 설치해서 산책로 주변 풍경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