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꽃 가득한 갈맷길 -
계절마다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갈맷길이지만 봄에 걷는 갈맷길은 어느 때보다 특별하다. 짧은 기간, 봄에만 만날 수 있는 형형색색의 봄꽃이 있기에 그렇다. 봄꽃과 함께 봄기운을 한가득 느낄 수 있는 갈맷길을 소개한다. 때론 바다와 함께, 때론 산과 함께, 때론 강과 함께, 부산의 자연을 오롯이 느끼며 봄의 한가운데로 달려가 보자.
백양산 애진봉 철쭉 (갈맷길 6코스 3구간)
갈맷길 6코스 3구간은 백양산 허리를 휘감아 도는 길이다. 백양산 정상인 애진봉은 매월 5월이면 철쭉으로 뒤덮여 장관이다. 5월에 이곳을 걷는다면 애진봉을 놓칠 수 없다. 선암사에서 주례정 방향으로 조금만 걸으면 애진봉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한 시간 남짓 완만한 포장도로를 걸으면 애진봉에 닿는다. 정상부 전망대 아래로 진분홍의 물결이 온 산을 뒤덮고 있다. 마치 꽃바다가 출렁이는 것 같다. 능선 전체가 온통 철쭉인데 그 사이로 미로 같은 길이 구불구불 이어져 재미를 더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부산의 전경은 가히 압권이다.
오륙도 해맞이공원 수선화 (갈맷길 3코스 1구간)
갈맷길 3코스 1구간의 출발점인 오륙도 해맞이공원.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오륙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는 천혜의 전망대다. 계절마다 다채로운 꽃이 피어나 색다른 정취를 즐길 수 있는데 3월이면 노란 수선화가 가득 피어 장관이다. 한쪽으로 눈을 돌리면 끝없이 푸른바다가, 다른 쪽은 노란별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수선화가 가득하다. 수선화 꽃밭 사이를 거닐다 벤치에 앉으면 파도 소리와 바닷바람에까지 봄향기가 묻어있다. 섬과 바다, 수선화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봄의 산책로로 더할 나위 없다.
유엔기념공원 겹벚꽃 (갈맷길 3코스 1구간)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인 유엔기념공원은 평화와 사색의 공간이다. 드넓은 공원은 갖가지 수목들로 가득한데, 4월이면 겹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눈길을 끈다. 4월의 부드러운 봄바람을 느끼며 레이스같은 겹벚꽃을 올려다보면 절로 마음이 차분해진다. 만개한 연분홍의 겹벚꽃은 발리레나의 의상처럼 보이기도 하고 얇은 종이를 뭉쳐놓은 것 같기도 하다. 꽃잎의 덩어리진 모습이 특유의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어 시선을 떼기가 어렵다. 보통의 봄 꽃 명소와는 다르게 주변이 조용해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하며 거닐기에 좋다.
화명생태공원 튤립 (갈맷길 6코스 4구간)
낙동강을 따라 걷다 금정산으로 이어지는 갈맷길 6코스 4구간. 중간 즈음에 위치한 화명생태공원의 끝자락에 비밀의 공간처럼 숨겨놓은 튤립밭이 있다. 4월초부터 중순까지 기찻길 옆 작은 공터에 형형색색의 튤립이 한가득 피어나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튤립의 볼륨 있는 꽃잎은 새빨갛거나 샛노랗고 진한 보라색이면서 하늘을 향해있다. 색깔별로 군집을 이룬 모습이 화려하면서도 힘차다. 튤립 사이로 난 작은 오솔길은 저마다의 추억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갈맷길을 걷다 불쑥 만나게 되는 튤립꽃밭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달콤하고 청량하다.
화명장미원 장미(갈맷길 6코스 4구간)
화명생태공원 튤립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화명장미원이 있다. 드문드문 연꽃이 피어 있는 작은 연못 주변으로 나무들이 줄지어 있고 그 사이로 작은 오솔길이 이어진다. 공원 가운데는 장미꽃밭이 차지하고 있는데 5월이면 각양각색의 장미들이 일제히 꽃을 피워 매혹적인 향기를 사방으로 퍼트린다. 연한 분홍장미의 청순함과 붉은 장미의 화려함, 노란 장미의 귀여움이 한 데 어우러지며 정신을 쏙 빼놓는다. 장미넝쿨로 만들어진 터널과 사랑스러운 빨간 하트 그네에선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도심 속에 자리한 화명생태원에서 로맨틱한 산책을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