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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부산미래유산

낡은 종이 틈새에서 건져 올린 부산의 내일, 보수동 책방골목을 걷다.

작성자
김**
작성일
2026-07-11
조회수
39
내용
모든 것이 0과 1로 디지털화되는 세상에서, 가끔은 손에 잡히는 아날로그의 묵직함이 그리워지곤 한다. 그런 갈증이 밀려올 때 찾아가는 나만의 아지트이자, 부산이 품은 가장 낭만적인 미래유산이 바로 ‘보수동 책방골목’이다.
계단을 따라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시간이 뚝 끊겨 멈춰 선 듯한 착각에 빠진다. 켜켜이 쌓인 책탑들은 단순한 중고 서적이 아니라, 부산의 피란 수도 시절부터 치열하게 삶을 지켜온 사람들의 기억이자 역사 그 자체다. 스마트폰 화면을 스크롤하는 대신, 먼지 쌓인 책장을 한 장씩 넘기며 마주하는 서적들의 감촉은 묘한 해방감을 준다. 누군가의 이름이 적힌 낡은 시집을 발견했을 때는, 시공간을 초월해 모르는 이와 비밀을 공유하는 듯한 설렘마저 느꼈다.
대형 서점의 보기 좋은 큐레이션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오직 이곳에서만 가능한 '우연한 발견의 기쁨'이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단순히 흘러간 과거의 유물이 아니다. 숨 가쁘게 흘러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에게 잠시 멈추어 사색할 공간을 선물하는, 지금 우리 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살아있는 미래유산'이다. 이 오래된 종이 향기가 멈추지 않고 다음 세대에게도 이어질 수 있도록, 더 많은 이들이 이 골목의 온기를 짚어보았으면 좋겠다.
낡은 종이 틈새에서 건져 올린 부산의 내일, 보수동 책방골목을 걷다. 사진1 낡은 종이 틈새에서 건져 올린 부산의 내일, 보수동 책방골목을 걷다. 사진2 낡은 종이 틈새에서 건져 올린 부산의 내일, 보수동 책방골목을 걷다. 사진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