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 승학 캠퍼스에 놀러 갈 일이 있어서 평소 부산에 깊은 애정과 문화유산에 관심이 있는 나는 6월 항쟁도를 보러 갔다.
6월 항쟁도는 6·10 민주항쟁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벽화로, 국내 대학 최초이자 현재까지도 유일한 민주항쟁 기념벽화라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특히 국내 대학 최초이자 유일한 민주항쟁 기념벽화라는 점은 다른 문화유산과 구별되는 상징성과 특별함을 더해 준다.
당시 학생들의 염원과 시대정신이 벽면에 그대로 담겨 있어, 현장을 직접 둘러보니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민주주의가 지금처럼 당연하게 여겨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희생이 있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공간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 벽화는 1988년에 제작되어 역사적으로 아주 오래된 문화재는 아니지만, 이미 스프레이 낙서와 같은 훼손이 곳곳에서 확인되었고 전체적인 보존 상태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려진 지 아직 40년도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복원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될 만큼 훼손 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안타깝게 느껴졌다.
이러한 모습을 직접 보니 역사적 가치에 비해 관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직접 벽화를 마주했을 때 먼저 느껴진 것은 안쓰러움과 슬픔이었다. 길게 내려온 덩굴, 잘 보이지 않지만 부분적으로 보기에도 많이 훼손되어 흐릿해진 그림의 모습이었다.
덩굴을 제거하거나 만지는 것이 제한되기에 부분적으로 보이는 그림 속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으니, 왠지 그림 속 인물이 나에게 어떤 말을 하려는 느낌을 받았다.
만약 그가 말을 할 수 있었다면 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었을까, 나 또한 그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들며 괜스레 목이 막혀왔다.
앞으로 벽화의 성공적인 복원 작업이 이루어지고, 비운동권 총학생회 등 다양한 구성원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체계적으로 보존된다면 이 벽화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비록 제작 시기는 비교적 최근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역사적 의미는 더욱 커질 것이며, 앞으로 50년 정도의 시간이 지난다면 부산을 대표하는 미래유산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부산의 미래유산인 6월 항쟁도는 과거를 기념하는 벽화를 넘어 민주주의의 역사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살아 있는 교육의 산물, 기록으로써 충분하게 중요한 가치가 있고, 당시 민주화를 향한 열기와 학생들의 의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역사적인 유산은 시간이 흘러 점점 더 흐려지고 지워진다고 해도 나 그리고 부산 시민들의 마음속에는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