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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011호 기획연재

외로움 어루만지는 `소통박스' 고독사와 치매도 예방한다

부산 청년&부산 브랜드⑪ 로하 김경문 대표

내용

`거리두기'란 단어가 생활화된 일상 속에서 `소통'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화두다.

부산을 대표하는 스타트업의 하나인 `로하(ROHA)'가 개발한 `소통박스'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loT)을 장착해 비대면 시대, 어르신들의 외로움과 건강까지 어루만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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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하'가 개발한 `소통박스'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loT)을 장착했다. 어르신들이 고립감을 느끼지 않고 외롭지 않게 원격 전문상담사가 관리해주는 시니어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권성훈



인공지능(AI) 스피커 내장 … 전문상담사와 원격 대화
어르신 움직임·체온·습도·조도 등 센서 데이터 전송
우울·치매·자살 예측 증후 파악 … 외로움·고독사 해결


"기술의 발전이 시니어의 삶을 윤택하도록, 덜 외롭도록, 더 나은 노후를 위해 그들을 100% 이해하고 담을 수 있도록 실천합니다."
2014년 창업한 김경문 `로하' 대표는 어르신들의 외로움, 소외감에 주목했다. 회사명 로하에도 시니어, 실버산업을 뜻하는 늙을 `로'에 `하하하' 웃는 웃음 소리를 담았다. 스마트폰 문자조차 어려워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목소리만으로 문자 작성이 가능한 시니어 음성 전문 메신저 `캣차'와 시니어 원격 돌봄 서비스 제품 `소통박스'를 출시하며 로하만의 차별화된 시니어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안부 묻는 소통박스 … 원격 돌봄 시니어 케어
로하(roha.co.kr)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소통박스다. 인공지능 스피커와 센서를 탑재해 비대면으로 어르신과 시니어 전문상담사를 연결해주는 원격장비이다. 전문상담사의 원격 상담과 기기 센서, 콘텐츠를 결합해 혼자 사는 어르신이나 요양병원 등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어르신들이 고립감을 느끼지 않고 외롭지 않게 원격 관리해 준다. 음성과 움직임·조도·체온과 습도를 체크하는 AI 센서를 통해 어르신의 안전을 확인하고 낙상과 화재 위험까지 감지한다.


어르신들은 소통박스 너머 들리는 원격상담사와 주기적으로 안부를 주고 받으며 "요즘 식사는 무엇을 주로 드세요? 어떤 친구들을 만나세요?" 등 간단한 일상 대화를 나눈다. 하루에 몇 번을 움직였는지, 방의 밝기는 어느 정도인지, 행동 패턴과 방 안의 상태를 원격 센서가 감지해 플랫폼에 데이터로 전송한다. 로하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르신들의 프로파일링과 안부 리포트, 상담 데이터를 관리한다. 어르신이 오늘 아침 잘 일어나셨는지 등 어르신 상태를 객관적으로 수치화해 우울과 인지장애, 치매 등에 관한 위험도를 예측한다.

김 대표는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독사와 자살, 치매를 사전에 대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통박스에는 무슨 일이 생기면 즉시 확인해볼 수 있는 응급 시스템도 갖췄다.


소통박스의 가장 큰 장점은 어르신들이 사용하는 데 복잡하지 않게 사용자 중심으로 기능을 최대한 단순화했다는 것이다. 전문상담사와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는 기능 외에도 △노래 △긴급 △치매예방 등의 콘텐츠를 탑재했다. 노래 메뉴를 터치하면 트롯트 등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사전에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유익한 정보도 담았다. 치매예방 메뉴를 터치하면 인지능력 검사와 율동·체조, 문장 따라읽기, 체중 측정도 가능하다. 지속적인 원격 대화를 통해 어르신들은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경험한다. 세상에 혼자 버려졌다는 느낌을 갖지 않도록 도와주는, 사람냄새 나는 따뜻하고 살가운 제품이 바로 소통박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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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통박스는 일상 속 어르신들이 필요한 소통 콘텐츠를 추가하며 업그레이드를 계속하고 있다. 사진제공·로하


위드 코로나 … 비대면 소통·비즈니스 확장
소통박스는 2017년 해운대구 홀몸 어르신 30가구에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전남 무안 800가구에도 설치했다. 지난해 리빙랩 사업으로 10가구에 설치했던 영도구는 현장반응이 좋아 올해 100가구에 추가로 설치했다. 올해 초 정보화진흥원 공모사업을 통해 제주도에도 소통박스 100대를 설치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 비대면으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은 소통박스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한다. 지역이나 개인 맞춤형 등 다양한 콘텐츠 기능을 더할 수 있다는 것도 소통박스만의 장점. 영도에 설치한 소통박스는 마을방송, 가족사진 콘텐츠를 추가로 구성했다. 소통박스는 일상 속 어르신들이 필요한 소통 콘텐츠를 추가하며 업그레이드를 계속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에는 소통박스 리브랜딩을 준비하고 있다. `소통박스'라는 딱딱한 브랜드 이름보다 좀 더 어르신들에게 친근하게 불릴 수 있는 네이밍과 디자인으로 또 한번의 소통을 준비하고 있다.


로하의 성장 기세는 코로나도 비켜갔다. 대기업과 협업을 통해 소통박스 연계 제품들을 개발하고 있다. LG 디스플레이와는 어르신의 고독감과 우울감 관리를 위해 침대에 장착된 `스마트 베드 소통박스'를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소통박스의 주요 사용처가 혼자 사는 어르신만을 대상으로 했다면 앞으로는 가족과 떨어져 있는 실버타운, 요양병원, 집에 누워계신 어르신까지 케어하며 사용처를 확장하고 있다. 교보생명과는 어르신 보험 가입자 집에 설치해 보험 상담사와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는 소통박스도 준비 중이다.


창업 당시 4명의 직원은 11명으로 늘었다. 로하의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엑셀러레이팅 기반 창업경진대회 대상을 비롯해 대한민국 창업리그 `슈퍼스타 V'에서 5천25개 참가팀 중 최종 15팀에 선정됐다. 부산시벤처기업육성 유공 표창도 받았다. `엘 캠프 부산 1기'와 부산대표 창업기업, 부산시 착한기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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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의 수상 이력은 화려하다. 부산대표 창업기업, 부산시 착한기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사진·권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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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문제를 젊은 사람이 함께 해결하면서 비즈니스를 모색하고 있는 로하 김경문 대표와 직원들.  사진·권성훈


시니어를 품은 로하 … 어르신 문제 함께 고민
로하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시니어'와 `세대간 함께'이다. 김 대표는 세대간 벽을 없애기 위한 노력으로 시니어 인턴 제도를 도입하고 시니어 전문기획팀을 운영하고 있다. 소통박스의 주사용층이 직접 서비스 개발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것. 그렇게 20대부터 60∼80대 시니어까지 세대를 아우르며 로하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10명으로 구성된 시니어 전문기획팀은 로하만의 자랑이다. 티타임을 곁들인 어르신들의 기획회의는 산으로 가기 일보 직전인 경우도 있지만 매번 유쾌하고 열정적이다. 어르신들이 꼭 필요로 하는 아이디어는 물론 로하 출시제품의 최초 사용자가 되어 들려주는 피드백은 서비스와 제품 개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어르신들의 문제를 젊은 사람이 함께 해결하면서 비즈니스를 모색하고 세대간 서로 섞여서 일하는 기회를 만드는 회사. 김 대표는 고령화 시대 고독사와 정보 비대칭 등의 사회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시니어 전문기업 로하'의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낙타가 오랜 시간 사막을 횡단하듯이 로하 역시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만의 서비스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통해 어르신들을 가장 잘 이해하는 회사이면서 우리나라 최고의 시니어 전문기업을 꿈꿉니다."
보통의 스타트업들이 `유니콘'을 선망한다면 김경문 대표는 `낙타'를 꿈꾼다. 사막을 건너는 낙타의 책임감과 끈기처럼 `시니어, 시니어 케어'라는 사막을 계속 걸어가서 `로하만의 실크로드'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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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로하(ROHA) 대표.   사진·권성훈 

작성자
김향희
작성일자
2020-11-0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011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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