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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망카 ~ 그라나다 ~ 세비야 또 다른 스페인의 매력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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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에서 본 풍경. 

▶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에서 본 풍경.


 

 

유럽 서남쪽 이베리아반도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페인. 유럽대륙에 속해 있지만, 유럽 다른 국가와는 구별되는 독특한 문화를 지니고 있는 나라다. 북쪽 피레네산맥‧남쪽 지브롤터해협 탓에 유럽 본토와 구분되고, 북아프리카와 맞닿아 있는 탓이다. 지리적 환경에 따른 다양한 음식들과 이슬람‧기독교‧가톨릭이 버무려진 복합 문화가 특징. 이런 배경 속에서 많은 미술 거장들이 탄생했다. 파블로 피카소‧프란시스코 고야‧살바도르 달리‧미로 건축의 거장 가우디의 나라가 바로 스페인이다. 가히 예술의 본고장이라 불릴만하다.

수도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가 유명하지만, 이외에도 스페인에는 볼거리 많은 소도시가 넘친다. 최근 많은 여행객들은 바르셀로나에 내려서 마드리드로 이동하거나 그 반대 코스를 선택한다. 주요 도시를 포함해 남부지방까지 구석구석 여행하기 위해서다.

스페인 여행에 팁을 주자면, 바르셀로나에 도착하면 가우디의 작품을 감상하는 데만 수일이 소요된다. 마드리드에 도착하면 톨레도와 세고비아는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하고, 일요일에는 꼭 벼룩시장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산 미구엘 시장에서 즐기는 스페인산 와인과 하몽은 일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랑스‧이탈리아‧칠레에 비해 스페인산 와인을 접할 기회가 적은데, 스페인을 찾는 사람이라면 꼭 와인을 마셔보길 권한다. 특히 리오하 지방에서 나오는 와인은 실패할 일이 없다.




18세기에 만들어진 살라망카 마요르 광장은 스페인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광장 중 한 곳이다. 직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으며 광장에 접해있는 237개의 발코니를 가진 3층 건물에 둘러싸여 있다.

▶ 18세기에 만들어진 살라망카 마요르 광장은 스페인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광장 중 한 곳이다. 직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으며 

    광장에 접해있는 237개의 발코니를 가진 3층 건물에 둘러싸여 있다.




학술‧문화 중심지 ‘살라망카’ 

스페인 최고의 대학도시 살라망카는 르네상스의 절정을 볼 수 있는 건축물 진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드리드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인 이곳에는 12세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대성당을 비롯해 16세기에 건립한 고딕 양식의 대성당과 로마 시대의 다리‧극장 등 수많은 명승고적이 남아있다.

살라망카는 13세기 이래 학술과 문화의 중심지로 번성했다. 인구 15만의 소도시이지만, 스페인 내 최고 대학인 살라망카대학이 있어 거리는 젊은이들로 붐빈다.

18세기에 만들어진 살라망카 마요르 광장은 스페인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광장 중 한 곳이다. 펠리페 5세가 왕위 계승 전쟁 때 자신을 도와준 이 도시에 감사의 뜻으로 건립했다. 시계탑이 있는 바로크 양식의 시청 건물은 아케이드가 있는 건물과 카페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으며, 화창한 날엔 광장 카페테리아에서 차를 마시기도 좋다. 특히 불빛이 내려앉은 밤의 광장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광장 사방으로 좁다란 길이 나 있고, 광장을 중심으로 주요 건물과 볼거리가 모여 있다.

광장 동쪽으로는 호텔과 펜션이, 남쪽으로는 아름다운 살라망카 대성당이 눈길을 잡아끈다. 광장 서쪽 지역엔 고풍스러운 건물과 대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가 있고, 북쪽으로는 고급 쇼핑상가가 들어서 있다. 마요르 광장을 출발점으로 삼아 주변 지역을 한 바퀴 돌면 관광지 대부분을 둘러볼 수 있다.




알함브라 궁전 헤네랄리페 정원은 입구에서부터 사이프러스나무에 둘러싸인 통로가 길게 뻗어있다. 이곳은 14세기 초 그라나다 성주의 여름별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 알함브라 궁전 헤네랄리페 정원은 입구에서부터 사이프러스나무에 둘러싸인 통로가 길게 뻗어있다. 이곳은 14세기 초 그라나다       성주의 여름별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가톨릭‧아랍 문화 녹아든 ‘그라나다’ 

스페인의 남부도시 그라나다는 가톨릭과 아랍 두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서기 711년부터 이베리아반도를 지배하던 무어인들이 스페인에 항복할 때까지 780여 년 동안 그라나다는 아랍문화의 중심이었다. 이를 대표하는 곳이 알함브라 궁전. 알함브라 궁전은 ‘붉은 성’이라는 뜻으로 한밤에 성벽과 망루‧성안에서 비치는 횃불로 마치 성이 붉게 타는 것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화려한 유럽의 왕궁에 비해 은근한 매력을 가진 곳으로 이슬람 건축물 가운데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알함브라 궁전은 크게 세 곳으로 나뉜다. 이슬람 유적을 전시한 박물관과 전망대로 쓰이는 성채 알카사바‧본궁 역할을 했던 카사레알‧그 주변을 감싸듯 단정하게 정돈된 헤네랄리페 정원이다.

왕궁의 세밀한 건축기법도 놀랍지만, 헤네랄리페 정원의 아름다움은 감탄을 금치 못한다. 입구에서부터 사이프러스나무에 둘러싸인 통로가 길게 뻗어있는 이곳은 그라나다 성주가 14세기 초 여름별장으로 만든 곳이다.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눈 녹은 물을 끌어와 분수를 만들고, 정원을 꾸몄다는 이야기가 있다. 볼 때마다 아름다움에 황홀해지는 광경이다. 무어인이 머무를 당시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화려했다고 하니 그 아름다움을 가히 상상하기 어렵다.

카를로스 5세 궁전의 영향으로 알함브라 궁전이 쓰러져 가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는 점은 아쉽다. 이 아름다운 인류 문화유산이 조만간 안전상의 이유로 폐쇄된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스페인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프란시스코 타레가의 연주곡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들으며 적적한 마음을 달래본다.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 곳이라 온라인 예약은 필수다. 알함브라 궁전 안의 나스리 궁 입장 예약 시간은 꼭 지켜야 한다. 이밖에도 주요 지점을 지날 때는 입장권을 확인하는데, 신분증도 무작위로 검사하니 꼭 챙기는 게 좋겠다.

그라나다에는 와인이나 맥주를 주문할 때마다 타파스라는 간단한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문화가 있다. 저렴한 금액으로 현지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 최근에는 이를 ‘타파스 투어’라 부르며 맛집 투어를 다니는 관광객도 늘고 있다. 3유로(한화 4천 원가량)를 내고 가성비 최고의 식사를 할 수 있는 곳. 관광지는 모두 비싸다는 선입견이 없어지는 곳이 바로 그라나다이다.




유럽의 발코니’라 불리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도시 네르하. 
스페인 말라가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 달리면 도착한다.

▶ ‘유럽의 발코니’라 불리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도시 네르하. 스페인 말라가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 달리면 도착한다.




세비야 대성당의 콜럼버스 묘는 스페인 땅을 할거하던 네 명의 가톨릭 왕국의 왕들이 상여처럼 메고 서 있다.

▶ 세비야 대성당의 콜럼버스 묘는 스페인 땅을 할거하던 네 명의 가톨릭 왕국의 왕들이 상여처럼 메고 서 있다.




스페인 정서 담긴 플라멩코 고향 ‘세비야’ 

그라나다 인근 지역 세비야도 스페인의 명소로 꼽힌다. 이곳은 카르멘과 돈주앙의 고향이자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의 무대가 되는 곳이다.

세비야의 중심은 대성당이다. 런던의 세인트폴 대성당‧로마의 산 피에트로 대성당과 함께 세계 3대 사원으로 손꼽힌다. 이곳은 가톨릭 성전으로 분류되지만, 본래는 이슬람 왕조 아래에 있던 12세기에 이슬람 사원으로 축조됐다가 가톨릭 성당이 된 곳이다. 모스크 탑으로 지어진 히랄다의 탑 위에 성모마리아상이 있게 된 것도 이런 역사 때문이다. 세비야 대성당 역시 온라인 예약을 하고 가면 긴 줄을 서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죽어서도 스페인 땅을 밟지 않겠다’는 유언을 남긴 콜럼버스의 관을 스페인 왕들이 메고 있는 조각상 앞에서는 눈을 떼기 어렵다.

세비야는 인도 북부에서 기원한 방랑민족 집시가 스페인 남부로 대거 이동해 조금씩 그 뿌리를 내렸던 곳이다. 그런 탓에 집시들의 한과 설움이 담긴 ‘플라멩코’가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안달루시아 지방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이민족의 침입을 받은 탓에 늘 뒤섞인 문화의 현장이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동시에 잡초처럼 질긴 저들만의 문화를 이룩해냈다.

플라멩코 음악과 춤은 권력과 구속을 싫어하고, 매우 완고하지만 쉽게 감동하는 집시들의 삶의 방식을 표현한다. 특히 기타 반주‧박수‧추임새 등은 우리의 판소리를 연상시킨다. 어쩌면 ‘한’이라는 코드가 예술로 승화될 때 인간은 비슷한 표현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플라멩코 박물관에서 진행하는 공연은 절대 놓쳐선 안 된다. 무용수들의 숨결과 손짓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훌쩍 지난 공연 시간이 너무나 아쉬워진다. 공연은 매일 열리며, 한 시간 남짓 진행된다. 진한 감동의 여운이 남아 있을 때 어둠이 내려앉은 세비야의 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다른 유럽 도시와 다르게 밤늦도록 성업 중인 카페와 식당을 즐길 수 있다.

스페인은 수많은 유적과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가장 주목할 것은 국민들이다. 스페인 곳곳의 광장에선 문화 예술의 향연이 펼쳐진다. 거리에는 수많은 예술가와 공연자들이 자신의 예술을 마음껏 표현한다. 관광객이나 주민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공연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스페인이다. 수많은 예술가를 만들어낸 스페인의 저력이 바로 이런 것이다.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같은 대도시를 벗어나면 물가도 예상외로 낮아 여행에 더 큰 재미를 선사한다. 절벽 도시 론다‧유럽의 발코니 네르하‧돈키호테의 땅 톨레도 등 우리가 가봐야 할 곳이 넘치는 나라가 스페인이다. 유럽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 있다면, 스페인의 살라망카‧그라나다‧세비야를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지.

도용복 기사 입력 2018-12-12 부산이야기 12월호 통권 146호
자료출처 : 다이내믹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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