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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청원

학원 강사들이 뭘 그렇게 잘못했나요?청원종결
분류
복지(건강)
청원기간
2021-09-07 ~ 2021-10-07
공감해요
작성자
정**
작성일
2021-09-07
청원번호
1540
박형준 시장님!
저는 현재 부산에서 8년째 학원업에 종사하는 강사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싸움 속에서도
제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부산 시민 중 한 명이기도 합니다.

저는 오늘 교육청으로부터 하나의 공문을 전해 받고
차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해 지금 이 게시판에 감히 글을 남깁니다.
부산의 거리두기 단계가 3단계로 완화된다는 소식에
이제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는구나 마음을 놓으려던 찰나
일부 업종 종사자들의 2주 간격 PCR 선제 검사 명령을 듣고 머리가 멍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학원의 일상은
어느 곳이나 그렇듯 방역 활동부터 시작됩니다.
손소독제가 떨어지지 않았나 늘 확인하고, 혹시 몰라 여분의 마스크를 챙겨놓고
수업 중에도 마스크 올려 쓰라, 책상 띄우라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고...
제게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기에 앞서 어느 가족의 소중한 아들과 딸들이기에
행여 감염이 발생하지나 않을까 늘 노심초사하며 지낸 것이
작년 2월부터 벌써 1년하고도 7개월째입니다.

6월, 얀센 백신이 풀렸다는 말에
저는 그 치열한 예약 전쟁을 뚫고 접종을 받았습니다.
학원을 여러 군데 옮겨가며 수업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백신 부작용으로 심각한 고열과 몸살에 시달렸지만 참았습니다.
7월의 선제검사 명령.. 당연히 받았습니다.
부산의 그 어느 곳도 안심할 수 없던 상황이기에 앞장서 보건소로 달려갔습니다.
음성이란 결과에 안도하면서도, 아이들을 좀 더 편안하게 대할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그런데.. 8월 또 한 번의 선제검사 명령이 떨어집니다.
학원에서의 대량 집단 감염 사례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받았습니다.
주변에서 어이없다는 한숨과 함께 의아한 반응들이 줄을 이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이 내용이 등장했지만, 저는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겼습니다.
그게 불과 지난주입니다.
하지만.. 오늘 또 다시 거리두기 개편과 함께 선제검사 명령이 또 떨어졌습니다.
이번에는 2주 간격으로 받으랍니다.

시장님과 방역 담당 책임자님께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코로나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한다는 대의명분은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의 선생님들도 선제 검사를 받게 하는 것이
행정상의 당연한 이치고 절차고 순리 아닙니까?
급식을 먹고, 체육 시간에 부딪혀가며 몸을 쓰고, 교실에서 장시간을 수업하고...
아침 일찍부터 늦은 오후까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지 않습니까?
학원 곳곳에서 터지는 감염 사태를 진정시키겠다고
부산시내 모든 학원 강사들에게 강제로 검사를 시킨다는 논리라면
지금 학교 곳곳에서 터지고 있는 감염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당연히 부산시내 모든 학교 선생님들도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맞는 것 아닙니까?
전면 등교를 그리도 강조하시니 더더욱 그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아이들이 학원에 머무는 시간은 길어봐야 2시간 남짓입니다.
그동안 학생이고 강사고 마스크를 벗는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일입니다.
너무 떠들어 목이 타는데도 마스크 살짝 내리고 물 한 잔 마음껏 못 마시는게 강사들입니다.
하루종일 입 주변이 습해 고질적인 뾰루지와 피부염에 시달리는 것도 강사들입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 생각하며 참고 참고 견뎌온 것들도 강사들입니다.
마스크에 얼굴이 가려진 탓에 작년 여름에 들어온 신규 학생의 얼굴조차도 저는 다 모릅니다.
그래도 언젠간 볼 수 있으리라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참아봅니다.
이런데도 마치 학원을 고위험 시설인양 몰아가며 선제검사를 2주에 한 번 받으라구요?
작년에도 학원을 무슨 슈퍼 전파자 취급하시며 강제로 휴원하게 하시더니
올해는 강사들더러 2주에 한 번 검사 받고 결과 보고하라구요?
도대체 학원 강사들이 뭘 그렇게 잘못했습니까?
강사들이 세금을 떼먹기라도 했습니까? 범죄를 저지르기라도 했습니까?

학원에서의 집단 감염이요?
마치 강사들이 코로나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자 원흉이란 말처럼 들립니다.
확진자가 100명이 넘어가도 아이들은 코인노래방이니 PC방이니 잘 다녔구요
그 와중에도 외식은물론 제주도니 한옥마을이니 휴가 즐겼던 가족들 많습니다.
학원이 시작점이 아니라 오히려 학원이 중간 고리인 경우가 더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건 생각 안 해보셨나요?
누구는 바보라서 코로나 터진 작년 2월부터 부산 경계 너머 낙동강조차 건넌 적이 없고
쌓인 스트레스 푼다며 그 좋아하는 노래방도 안 가는 줄 아십니까?
방역 수칙 안 지키는 사람들은 국가에서 공짜로 치료해준다는데
정말 멍청할 정도로 방역 수칙 지켜가며 살아온 사람들에게
검사 강요도 모자라 과태료니 행정 처분이니 온갖 압박을 주시는 겁니까?

무조건 검사부터 하고 보자는 식의 전체주의적 행정은
어느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고 소모적인 논란만 부추길 것이며
오히려 의료진의 업무 부담만 높일 뿐입니다.
의료 인력의 피로도를 고려하여 집에만 있어달라던 분들이
불필요한 선제검사 남발로 의료 인력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가 감히 되묻습니다.
백신 접종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말도 뒤집어가며
이렇게 밀어붙이기 식의 정책 밖에 답이 없는지..
아무 것도 모르는 일개 시민은 이 상황이 너무나 궁금하고 답답합니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주 간격 의무적 선제검사 행정 명령, 꼭 한 번 재고해 주십시오.
저와 같은 학원강사 뿐만 아니라
이번 선제검사 명령에 포함된 모든 직종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사람을 대하는 사람으로서 방역에 더 철저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그 정도가 너무 과도한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길
아이들을 사랑하는 학원 강사이자 부산에 자긍심을 갖고 살아가는 일개 시민이 호소합니다.

두서 없는 긴 글 읽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댓글달기 (총 3건)

백**
2021-09-28 13:40:26
내용

동의합니다

손**
2021-09-07 19:12:44
내용

방역수칙 지키며 생활하는 입장에선 감염자가 있을지도 모르는 검사소에 2주에 한번 pcr 검사하러 가는것 자체가 위험해 보입니다.

박**
2021-09-07 13:18:12
내용

공감합니다